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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석민우 감독 "박찬욱 감독, 내게 있어 은인인 분"

기사입력 2016.04.18 14:52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진실 기자] 석민우 감독이 영화 '대배우'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견고하게 알렸다.
 
석민우 감독은 지난 3월 30일 개봉한 '대배우'를 통해 첫 장편 데뷔를 하게 됐다. '대배우'는 무명의 연극배우였던 장성필(오달수 분)이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꿈과 열정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대배우'는 오달수, 윤제문, 이경영의 열연과 더불어 이 시대에 청춘에게 꿈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석민우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대배우'의 촬영 과정을 회상했다. 아무래도 신인 감독의 첫 데뷔작, 오달수의 첫 주연작이란 타이틀은 가볍지 않은 무게였지만 오히려 이들은 편안하고 즐겁게 작업했다고. 주변에서 오히려 많이 신경쓰이겠다고 걱정했지만 정작 촬영장에 오면 "편해보인다"고 말할 정도로 행복한 현장이라 말했다.
 
"흥행 보다는 우리에게 있어서는 열심히 만들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아무래도 저나 오달수 선배님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인 만큼 우리가 만드는 것이 가장 자신 있었기에 부담감은 없었습니다. 10년 전 '박쥐'를 촬영하며 오달수 선배님께 꼭 작품을 함께 하자고 이야기 했었어요. 시나리오를 쓰며 아무래도 장성필 역할에는 오달수 선배님 밖에 없더라고요. 친한 사이에서 약속했지만 진짜 해주실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오달수 선배님이 거절하면 아무래도 영화화가 힘들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말 해주셨습니다."
 
10년의 약속이었던 오달수를 비롯해 석민우 감독은 평소 팬이었던 윤제문과 이경영을 각각 국민배우 설강식, 감독 깐느박 역으로 캐스팅했다. 특히 이경영이 연기한 깐느박은 박찬욱 감독을 모티프로 한 캐릭터였다. 아무래도 실제 박찬욱 감독을 아는 이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해줄 수 있다 생각했고 시나리오를 접한 이경영은 바로 한 번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심지어 한 조명 감독은 깐느박으로 분한 이경영을 보고 '박찬욱 감독님이 오셨나'라고 할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을 보였다. 석민우 감독과 인연이 깊은 박찬욱 감독 역시 시나리오와 편집본을 접했다. 그는 실제로 촬영장에 방문해 야식을 선물하며 애제자 석민우 감독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박찬욱 감독님이 자주 언급되는 것이 죄송하더라고요. 그래도 영화를 관대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찬욱 감독님은 제게 은인입니다.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올드보이' 연출부 막내부터 시작했는데 감독님이 이후에도 연출부 조감독으로 부르셨어요. 만약에 그렇지 않았더라면 저는 영화를 포기했을 지도 몰라요. 박찬욱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며 정말 즐겁고 자부심도 느끼게 됐습니다. 감독님께 배우며 감독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을 하고 깨달았습니다. 볼 때마다 은인인 분입니다"
 
이처럼 석민우 감독은 박찬욱 감독과 '올드보이', '쓰리몬스터', '박쥐',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고진감래' 등 많은 작품을 함께 했다. 이와 함께 '악마를 보았다'에서는 김지운 감독과 함께 하기도 했다. '대배우'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깐느 박과 함께 극 초반 김지운 감독을 연상케 하는 배우가 나오며 설강식이 연기하는 영화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다. '박쥐'를 모티프로 한 '악마의 피'라는 영화 속 영화도 깨알 재미다.

영화 마지막 등장하는 쿠키 영상은 절대 놓쳐서 안될 장면이다. 지금은 명실상부 모두가 알아주는 배우가 된 오달수와 윤제문의 과거 연극 장면, 출연 배우들의 오디션 장면이 담겨 왠지 모를 뭉클함을 선사한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쿠키 영상에 오디션 장면을 넣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디션을 볼 때 연출부에 잘 촬영하라고 전했어요. 오달수 선배님과 윤제문 선배님은 예전 영화 오디션 자료를 찾으려 했지만 너무 오래 전 자료라 없더라고요. 고민하던 중 두 분이 같이 연극했던 적이 있다 해서 극단에 문의를 했고 영상을 구했습니다. 과거 풋풋했던 두 분의 영상을 보고 희망적인 느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출연 배우들의 오디션 영상도 '이 배우들이 실력만으로 캐스팅됐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도 '어, 이게 뭐라고 뭉클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
 
이제 장편 감독으로 첫 걸음마를 뗀 석민우 감독은 차기작에 대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나 명확한 장르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명확한 장르의 이야기를 다뤄보는 것에 대한 도전 의식이 생긴다고 말했다.
 
"'대배우'는 큰 웃음이나 슬픈 감정을 끌어내는 영화는 아닙니다. 장성필과 같은 위치에 처한 사람들이나 현실과 꿈 사이에서 고민하는 친구들이 영화를 보고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최근작이 최고작인 감독이 되고 싶습니다. 그만큼 현재의 작품에서 최선을 다하고 노력해 관객들이 봤을 때 '최근작이 최고작이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감독이 되고 싶습니다."
 
true@xportnews.com / 사진=권태완 기자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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