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양정웅 기자) "야구 인생에서 제일 부끄러웠어요."
어려운 상황에서 살고자 하는 바람이 다소 우스꽝스러운 폼으로 나왔다. 손성빈(롯데 자이언츠)은 자신의 어깨로 그렇게 잡아댔던 주자의 마음을 알게 됐다.
손성빈은 5일 오후 6시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전날 9회 주루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4일 경기에서 손성빈은 9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사건(?)은 9회초 공격에서 나왔다. 1사 1루에서 등장한 그는 3루수 땅볼을 쳤는데, 상대 실책이 나오며 1루에 살아나갔다. 이어 황성빈의 1타점 적시타 때 손성빈은 2루로 진루했다.
고승민의 우익수 뜬공으로 2아웃이 된 상황에서, 김동혁 타석에서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가 됐다. 그런데 이때 포수 한승택이 리드 폭이 길었던 2루 주자 손성빈을 견제하기 위해 2루 송구를 했다.
2루로 들어가려던 손성빈은 슬라이딩을 시도했으나 미끄러지지 않았고, 이에 한 바퀴를 돌아 뒤집어지면서 베이스를 터치했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으나 손성빈은 격하게 세이프를 주장했고, 결국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다음날 취재진과 만난 손성빈은 "영상을 보면, 옆에서 보이는 각도가 없어서 그렇지 진짜 안 닿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팬분들이 찍은 카메라를 보면 진짜 태그가 안 됐다"며 다시 한 번 항변했다.
손성빈의 이 슬라이딩은 그의 별명인 '감자'를 따서 '회오리감자'라고 붙여졌다. 왜 이런 슬라이딩이 나왔을까. 그는 "1차적으로 스킵하고 귀루하려고 발을 디뎠는데 거기서 한 번 밀렸다"며 "쫙 미끄러져야 하는데 땅이 푹신해서 박히더라. 팔을 뻗는데 베이스에 안 닿을 것 같아서, 일단 닿아야 하니까 발악했더니 그렇게 됐다"며 전했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포즈에 본인도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는 "광주에서 포일할 때(6월 4일 KIA 타이거즈전)보다 더 부끄러웠다. 내 야구인생에 제일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손성빈이 부끄러웠던 이유는 또 있었다. 그는 "전광판에다가 선수를 그렇게 보여줘서, 더그아웃에 있는데 진짜 너무 부끄러웠다"고 밝혔다.
그동안 손성빈은 수비에서 강한 어깨로 수 차례 2루 주자들을 견제사로 잡아냈다. 그런데 이번에는 본인이 그 주자가 된 것이다. 그래도 그는 "할 말이 없다. 내가 잘못했다"며 얘기했다.
팬들 사이에서 손성빈은 '쇼츠 생산기'로 자리잡고 있다. 이전에는 포수로서 강한 어깨를 자랑하는 장면이 나왔다면, 이번에는 웃긴 모습이었다. 그 역시 "한 게임 하면 짤이 엄청 생긴다"며 "잘하는 영상으로 떠야 한다"고 웃었다.
손성빈의 쇼츠 영상 중에는 최준용이나 김진욱 등 투수들에게 강하게 말하는 영상들이 많다. 그는 "진욱이나 준용이 형은 세게 말해서 정신을 잡아야 하고, (박)정민이나 (나)균안이 형, (박)세웅이 형은 천천히, 부드럽게 말한다"며 투수마다 다른 접근법을 소개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