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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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이 악물었던' KIA의 엔딩은 아름다웠다

기사입력 2016.10.12 03:34 / 기사수정 2016.10.12 07:37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마지막 공, 잡아도 잡지 않아도 결말은 정해져있었지만 KIA 타이거즈는 포기하는 대신 최선을 다해 그 결말을 맞이했다.

KIA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1차전에서 4-2로 LG를 꺾으면서 역대 최초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을 성사시킨 KIA였지만, 2차전을 정말 아쉽게 내주면서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은 결국 LG에게 돌아갔다. 

이날 숨막히는 호투를 보여준 양 팀 선발 KIA 양현종과 LG 류제국을 비롯해 투수진의 활약, 그리고 야수들의 호수비 열전 속에 타자들은 좀처럼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9회초까지 점수는 0-0. KIA는 9회초 이범호 중견수 뜬공과 안치홍, 노수광 삼진으로 다소 맥없이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을 마쳤다. 남은 것은 LG의 9회말 공격, 1점이 나는 순간 KIA는 그와 동시에 시즌 종료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9회말, 8회부터 등판했던 임창용이 올라와 선두 정상호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한 뒤 대주자 황목치승이 도루에 성공하며 무사 2루가 됐다. 그리고 손주인을 고의사구로 출루시킨 임창용-한승택 배터리는 문선재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한숨을 돌렸다. 이후 벤치는 투수 교체를 택했다. 1이닝을 책임진 임창용이 내려가고, 마운드에는 지크 스프루일이 올랐다.

지크는 대타 안익훈에게 초구 우전안타를 맞으면서 올라오자마자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이했다. LG에게 남은 아웃카운트는 두 개, 타자가 아웃되더라도 병살이 되지 않고 어떻게든 3루 주자만 홈을 밟으면 LG의 끝내기 승리가 가능했다. 그리고 타석에는 김용의, 지크의 1구를 지켜본 김용의는 2구째를 타격해 공을 외야로 띄웠다.

타구가 뜨자 중견수 김호령은 본인이 있던 위치에서 한참을 달리며 타구를 쫓았고, 결국 팔을 뻗어 공을 잡는데 성공했다. 좌익수 김주찬도 끝까지 공을 따라가며 김호령을 지켜봤다. 사실 김용의의 타구가 외야까지 뻗는 순간 이미 LG의 승리는 결정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벤치에 있던 LG 선수들은 승리를 예감하고 그라운드로 나온 상태, 그래도 김호령은 끝까지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 공을 잡은 그는 있는 힘껏 내야를 향해 공을 뿌렸다. 이 집념이 이날 경기를 끝내기 안타가 아닌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기억되게 만들었다. 

모두가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예상을 뒤엎고 승리를 쟁취해 처음으로 2차전 개최를 만들어낸 KIA는 2차전에서도 모든 선수들이 달리고, 몸을 날리고, 공을 던졌다. 비록 패했어도 자신들의 시즌 마지막을 함부로 매듭짓지는 않았다. 끝내 이번 가을에도 챔피언스필드의 불은 켜질 수 없었지만, KIA 선수들의 투혼은 빛나 희망을 밝혔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조은혜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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