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고우석이 마침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에 오른다. 포기할 법도 했던 2년 반의 기다림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고우석 소속사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고우석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미네소타 트윈스로 트레이드됐다고 6일 밝혔다.
앞서 미국 디트로이트 지역 매체 'M라이브'의 에반 우드베리 기자와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댄 헤이스 기자에 따르면 이번 트레이드에는 메이저리그 승격 조항이 포함돼 있어 미네소타는 반드시 고우석을 빅리그 26인 로스터에 등록해야 한다.
이로써 고우석은 한국인 선수로는 30번째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고우석은 에이전시를 통해 직접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그는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에 많은 응원과 기대를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올 시즌 초반 LG 트윈스의 복귀 제안을 거절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고우석은 "지난 5월 LG 트윈스의 제안을 거절하고 매일 마음이 좋지 않았다. 팀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팀을 외면한 것만 같아 마음 한편에 죄책감이 있었다. 다시 한 번 LG 트윈스 팀과 팬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결과가 있을 수 있도록 비시즌에 많은 도움을 주신 LG 트윈스 코치님들과 개인 코치, 캐치볼 파트너에게도 감사드린다. 항상 할 수 있다며 응원해준 LG 트윈스 선수들과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도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가장 마음 깊은 감사는 아내를 향했다. 그는 "아내에게 가장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둘째를 임신한 채로 혼자서 아이를 돌보면서도 늘 괜찮다고 이야기해 줬는데 이 행운이 찾아온 건 모두 아내 덕분인 것 같다. 이제 다시 출발점에 서게 됐으니 응원해주신 만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입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꽃길을 마다하고 스스로 가시밭길을 선택해 만들어 낸 결과라는 점이다.
충암고를 졸업하고 2017년 LG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고우석은 2022년 42세이브로 세이브왕에 오르고 2023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등 KBO 최고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다. KBO 통산 354경기 139세이브를 기록한 그는 2023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1년 최대 940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2024 MLB 서울 시리즈 개막 직전 마이너리그로 강등됐고 첫 시즌 트레이드와 함께 더블A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겪었다. 그해 44경기 등판 평균자책 6.54의 부진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5년에도 소폭 나아졌지만 2승 1패 3세이브 평균자책 4.46에 그쳤고, 2시즌 연속 메이저리그 진입에 실패했다.
반전의 계기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였다. 한국 야구대표팀 발탁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 태극마크를 단 고우석은 대회 3경기에서 3⅔이닝 무피안타 호투를 펼쳤다. 특히 일본전에서 요시다 마사타카, 오카모토 카즈마, 무라카미 무네타카 등 메이저리거 3인방을 모두 범타 처리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후 올 시즌 더블A와 트리플A를 통틀어 27경기 3승 1패 4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 1.96, 피안타율 0.145, WHIP 0.82의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그 사이 친정팀 LG가 손을 내밀었다. 마무리 유영찬의 시즌 아웃 부상이 나오자 LG 차명석 단장이 시즌 초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고우석을 만났다. 세간의 예상과 달리 고우석은 미국 잔류 의사를 밝혔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구단과 계약을 맺은 선수 중 계약 첫 해에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지 못한 건 고우석이 유일했다. 그 외로운 기다림 속에서도 고우석은 꿈을 포기하지 않고 LG 복귀 제안을 고사했다. 그리고 마침내 디트로이트와 맺은 방출 조건 계약을 발동해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게 됐다.
2년 반의 고된 여정. 임신한 아내 홀로 아이를 돌보는 와중에도 묵묵히 버텨온 고우석이 마침내 꿈꿔온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선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