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 7회말 1사 1,2루 삼성 김영웅이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대구,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김)영웅이가 우리 팀 선수라는 게 너무 자랑스러워요."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영웅은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5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2홈런) 6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김영웅은 이번 시리즈 내내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타수 4안타 타율 0.571 3타점으로 활약하며 삼성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영웅의 상승세는 3차전까지 이어졌다. 김영웅은 한화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때리는 등 3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3차전에서 4-5로 패배한 삼성으로선 김영웅의 활약에 위안을 삼았다.

22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 7회말 1사 1,2루 삼성 김영웅이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대구, 김한준 기자
김영웅은 4차전에서도 자신 있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한화 선발 정우주의 2구 123km/h 커브를 잡아당겨 2루타로 출루했다. 다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김영웅은 두 번째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다음 타석에서 아쉬움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삼성이 1-4로 지고 있던 6회말 1사 1, 3루에서 김서현의 1구 직구, 2구 직구에 헛스윙한 뒤 3구 직구를 잡아당겨 3점 홈런을 만들었다.
김영웅은 홈런 1개에 만족하지 않았다. 두 팀이 4-4로 맞선 7회말 1사 1, 2루에서 한승혁의 초구 145km 직구를 공략해 역전 3점포를 쏘아 올렸다. 김영웅의 연타석 홈런으로 분위기를 가져온 삼성은 마지막까지 3점 차 리드를 지켰다. 두 팀의 시리즈 전적은 2승2패가 됐다.

22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 6회말 1사 1,3루 삼성 김영웅이 스리런 홈런을 날린 후 기뻐하고 있다. 대구, 김한준 기자
팬들은 물론이고 동료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주장 구자욱은 "김영웅 선수는 워낙 중요한 상황에서 강한 선수인 만큼 모든 선수가 (김영웅을) 믿고 있었다. (김영웅의 두 번째 홈런 때) 주자로 나갔는데, 그냥 맞자마자 넘어갔다는 걸 직감했다. 그냥 미친 것 같다"며 "영웅이가 우리 팀 선수라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 기특하고 대견하다"고 밝혔다.
이어 "영웅이가 시즌 초반에 부진하다가 중간에 훈련량을 좀 늘렸다. 운동장에 일찍 나와서 운동을 많이 하더라. 그런 모습을 보며 영웅이는 더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마무리투수 김재윤은 "아무래도 극적인 홈런이 자주 나오는 야구장이다 보니 사실 라이온즈파크에서만 할 수 있는 경기가 아닐까 싶다. 영웅이가 잘 쳐줬다"며 "오늘 영웅이가 치는 걸 보고 놀랐다. (내가 투수였다면) 그냥 영웅이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지 않았을까(웃음). 오늘 기억에는 영웅이밖에 없는 것 같다. 너무 잘해줬다"고 전했다.
김영웅의 동점 3점포가 터졌을 때부터 조금씩 몸을 풀고 있었다는 게 김재윤의 이야기다. 김재윤은 "팀이 지고 있던 상황에서 야수들이 승부를 뒤집었기 때문에 불펜투수들도 중반부터 많이 긴장했다. 우리 팀 불펜이 좀 약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접전 상황이 되면서 투수들의 눈빛이 변했다. 좀 다르게 준비했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22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 7회말 1사 1,2루 삼성 김영웅이 스리런 홈런을 날린 후 원태인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구, 김한준 기자
선발 원태인은 김영웅의 활약 덕분에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 이날 원태인은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4실점으로 기대 이하의 투구를 보여줬다. 하지만 김영웅의 동점포가 터지면서 패전을 면했다.
원태인은 "(교체 이후) 치료를 다 받고 나왔는데, 또 스리런 홈런을 치더라. 정말 고마웠고, 또 기특했다. 한편으로는 영웅이가 멋있기도 했고 부럽기도 했다. 여러 감정이 든 상태에서 영웅이를 안아줬다"며 "'이 팀이 더 강해질 일만 남았구나'라고 생각했다. 대단했다"고 얘기했다.
또 원태인은 "(상대가) 거를 수 없는 타이밍에 영웅이를 만났다. '내가 투수였다면 어떻게 승부했을까'라고 생각했다"며 "(김서현이) 공이 빠른 투수이기도 하고 투수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였으니까 나 같아도 직구를 택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큰 무대에서 자신의 스윙을 하지 않았나. 홈런을 치는 걸 보면서 '정말 난놈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