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2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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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도, 후배도 무한 신뢰…'프로 20년차' 강민호가 보여주는 '베테랑의 가치'

기사입력 2023.06.13 06:15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포수 강민호는 어느덧 프로 20년차가 됐다. 2004년 프로 무대에 입성한 뒤 이듬해부터 줄곧 1군 무대에서 활약했고, 1군 출전 경기 수만 2159경기에 달한다.

'1985년생' 강민호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혹의 나이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 51경기에 출전한 강민호의 성적은 190타수 58안타 타율 0.305 8홈런 OPS 0.830. 타 팀 주전 포수들과 비교해봐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성적이다.

특히 지난 주말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3연전에서 강민호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우선 본인이 잘했다.

강민호는 두 팀이 위닝시리즈를 놓고 다투던 11일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롯데 김도규를 상대로 14년 만의 끝내기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에 6-4 승리를 안겼다. 프로 데뷔 후 개인 통산 두 번째 끝내기 홈런이었다.



여기에 강민호의 도움을 받은 선수들도 덩달아 활약했다. 10~11일 연이틀 멀티히트를 달성한 김현준은 "(10일 경기에서) 홈런 치기 전에 (강)민호형이 조언을 해 주셔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멘탈적인 코칭을 되게 잘해주셨다"고 말했고, 또 다른 '베테랑' 오재일도 "(10일 경기 전) 팀 훈련 전에 따로 나와서 공을 치는데, 민호형이 한 3분 정도 (토스 배팅 할 수 있게) 공을 올려줬다"고 얘기했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도 강민호는 '베테랑'다웠다.

사실 3연전이 진행되는 동안 강민호에게 기분 좋은 장면만 있었던 건 아니다. 시리즈 첫 경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6회말 1사 만루에서 김태군의 희생플라이 때 3루주자 호세 피렐라가 홈을 밟는 사이 좌익수의 홈 송구를 확인한 강민호가 스타트를 끊어 3루로 달렸다. 결과는 태그 아웃. 상대의 빈틈을 노리려고 했던 플레이였지만, 포수 정보근의 송구가 강민호보다 더 빨리 3루에 도착했다.

결국 삼성은 1사 만루의 기회에서 한 점을 얻는 데 그치면서 더 이상 기회를 이어갈 수 없었고, 1-5로 패배했다. 이날 롯데 선발이었던 나균안도 "어떻게 보면 그때가 가장 큰 위기였고, 세이프가 됐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몰랐다"고 할 정도로 주루 플레이 하나 때문에 두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그러나 벤치에서 당시 상황을 지켜본 박진만 삼성 감독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상대를 흔들어 보려고 했던 강민호의 마음가짐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박 감독은 10일 경기 전 강민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주력이 빠르지 않은 강민호가 그렇게 해서 아웃이 됐지만 선수의 의욕도 있고, 선수 입장에서는 팀이 안 풀리다 보니까 베테랑으로서 또 팀의 중요한 선수로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민호의 아웃으로) 흐름은 끊겼지만,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노력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고 강민호의 플레이를 격려했다.

여전히 강민호는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 고참으로서의 책임감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강민호는 11일 경기 후 "팬들의 응원을 보며 조금 뭉클했다. '야구를 좀 더 잘해야겠구나, 이렇게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이 정말 많구나, 우리가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다짐했다. 시간이 흘러도 강민호를 향한 팀 구성원들의 신뢰에 변함이 없는 이유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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