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남자 월드컵 참가국을 현행 48개국에서 64개국으로 다시 확대하는 방안을 공식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의 성공을 근거로 추가 확대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월드컵의 미래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2일(한국시간) "FIFA가 2026 월드컵 종료 이후 남자 월드컵을 64개국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스위스 방송 '블루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64개국 월드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모든 문제는 월드컵이 끝난 뒤 검토하게 될 사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월드컵이 특정 대륙만을 위한 대회가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축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사실상 64개국 개최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을 개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럽과 남미만을 위한 대회가 아니라 진정으로 전 세계를 위한 대회로 만드는 것"이라며 "모든 국가가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다는 꿈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세계 각국 대표팀의 수준은 매우 높고 지금도 계속 향상되고 있다"며 "작은 나라들에게 월드컵 출전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계속 발전할 동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32개국에서 48개국 체제로 확대돼 개최됐다.
FIFA는 지난 2017년 FIFA 평의회를 통해 참가국 확대를 승인했고, 이번 대회부터 새로운 체제가 적용됐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첫 48개국 체제를 "엄청난 성공이었다"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의 성과를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 대회에서는 아프리카 팀이 단 5개국뿐이었지만 이번에는 10개국이 참가했고 그 가운데 9개국이 토너먼트에 진출했다"며 "이것이 모든 팀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BBC'에 따르면 FIFA는 대회의 흥행과 경쟁력 측면에서 성공적이었다는 내부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4개국 확대 논의는 이미 지난해부터 FIFA 내부에서 공식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2025년 4월 2030 월드컵을 64개국 체제로 확대하자는 공식 제안을 제출했다.
다만 반대 목소리 역시 상당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알렉산데르 체페린 회장은 64개국 확대안을 "좋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일축했다. 체페린 회장은 대회 자체는 물론 유럽 예선 시스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회장도 추가 확대는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의 빅터 몬탈리아니 회장 역시 "올바른 방향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며 월드컵 확대가 세계 축구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나 대표팀을 이끌었던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 역시 조별리그 종료 후 대회 확대가 월드컵 예선의 가치를 떨어뜨렸으며 "대회를 평범하고 진부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현실적인 과제도 적지 않다.
참가국이 늘어날수록 개최국의 부담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 카타르 월드컵부터 48개국 체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카타르 단독 개최 여건상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결국 2026년으로 연기됐다.
2026년 대회는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모로코·포르투갈·스페인에 더해 우루과이·아르헨티나·파라과이까지 총 6개국에서 경기가 열린다.
이어 2034년 개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만약 64개국, 총 128경기 규모의 월드컵을 치르게 될 경우 이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인판티노 회장 입장에서는 확대 정책이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 중 중국의 월드컵 참가가 주요 화두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24년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FIFA의 추가 확대 가능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중국 언론들은 월드컵이 64개국 체제로 확대될 경우 중국 축구에도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인판티노 회장의 발언을 주요 뉴스로 비중 있게 다뤘다.
중국 '넷이즈'는 "희망적인 소식"이라며 안판티노의 발언을 보도한 뒤, "중국은 현재 FIFA 세계랭킹 91위, 아시아 15위에 올라 있다"며 월드컵 참가국이 더 늘어날 경우 중국 대표팀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나타냈다.
'시나스포츠'도 "참가국 확대의 가장 큰 이유 역시 흥행과 수익 확대에 있다"면서 중국 축구가 더 많은 본선 티켓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도 함께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