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7-13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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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7월13일)이 홍명보 선임 딱 2주년, 이런 대형사고 축구계 상상이나 했을까…통렬히 반성해야 신뢰 되찾는다 [김현기의 풋GPT]

기사입력 2026.07.13 03:34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6년 7월13일은 홍명보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생애 두 번째로 오른지 2주년 되는 날이다.

이임생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의 홍 감독 선임 발표 회견 뒤 며칠의 시간이 흘렀고 2024년 7월13일에 축구협회 이사 23명 중 21명 찬성으로 홍 감독 부임이 확정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씁쓸하기 짝이 없다. 최근 '축구인 카르텔'로도 불리는 주류 축구인 중 2년 뒤 일이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한 이가 몇이나 있었을까.

홍 감독 선임 알리는 대한축구협회 문자 공지 직후(이사회 전)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의 내부 고발이 있었다. 경기도 한 빵집에서 면접이라고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이 전 총괄이사와 홍 전 감독,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의 3자 회동 뒤 홍 전 감독 선임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점도 금세 알려졌다. 홍 감독도 자신의 발언을 뒤집고 사실상 하루 사이에 말을 바꿔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

축구팬을 넘어 국민들 상당수가 공분했다.

많은 이들이 '빵집 계약'을 두고 시대에 맞지 않는 불공정 선발 및 계약이라고, 과정에 분명한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2014년 처참하게 무너졌던 홍 전 감독이 4년에 한 번 오는 월드컵 한국 대표팀 감독을 사상 최초로 두 번이나 맡을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속출했다. 박주호 위원에 대한 축구협회 징계 방침은 그야말로 '분위기 파악도 못한' 악수였다.

이후엔 국회 질의응답 및 청문회, 문체부 특정감사 및 고발, 문체부 징계 요구안에 대한 취소 소송에서 축구협회가 1심 패소하는 일이 있었다. 국회에선 보기 드물게 여야가 똘똘 뭉쳤다. 법원은 축구협회의 9개 항목 업무 처리가 모두 부당하다며 '9전 전패'를 선언했다.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가 모두 질타한 셈이다.

여기에 팬심과 민심은 2년 사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지난해 10월부터는 손흥민·이강인·김민재 등 유럽파가 다수 포함된 역대 최고 축구대표팀의 A매치가 절반 이상 텅텅 비는 충격적인 일까지 벌어졌다.

그럼에도 축구협회나 축구인들은 꿈쩍하지 않았다. '축구인의 전문성'을 내세워 홍 전 감독 선임이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홍 전 감독 선임을 두고는 "전문가들이 내린 고도의 판단"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일부 언론도 이 논리를 비호 혹은 엄호했다.

"축구 잘 아는 우리들이 알아서 할 테니 너희(팬·국민)들은 닥치고 응원이나 하라"는 소리와 다름 없었다. "끝까지 가보자"는 선전포고 아니면 무엇이었을까. 

최소 20억원을 연봉으로 받는 홍 전 감독이 "국민께 마지막 봉사"라는 실언을 해도, 정 전 회장이 '체육관 선거' 4선 연임 뒤 공감 능력 떨어지는 "85.7% 득표율" 발언을 해도, 본선 11회 연속 진출국인 한국에서 단 한 명의 월드컵 심판이 나오질 않아도 축구계에서 쓴소리 하나 없었다.



최고의 대진운까지 따라준 2026 월드컵은 '뒤집기'를 위한 마지막 카드였다. 정 전 회장은 직을 내던졌고 32강부터 8강까지 10억원씩 오르는 특별포상금까지 내거는 '승부수'를 띄웠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다. 2026 월드컵은 홍 전 감독과 그를 세운 이들이 무참하게 '말아먹은' 대회였다. 한국 축구의 황금세대가 끔찍하게 무너졌다.

홍명보호의 참패가 단순한 축구대표팀의 참패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 '축구인의 전문성'이라는 논리가 크게 깨지고 참패한 대회가 됐다. 축구인, 축구 행정에 신뢰가 몇몇 사람들의 행동으로 인해 바닥을 치게 됐다.

그럼에도 지금 이 시점까지 "선수들도 같이 잘못했다", "손흥민이 문제였다", "비전문가가 한국 축구를 짓밟으려 하고 있다"는 등의 목소리가 축구계 이곳저곳에서 나오니 안타깝다.

지금은 그 이야기가 나올 때가 아니다. 물론 홍 전 감독에 대한 신변 위협은 안타깝고 반드시 보호받아야 하지만 그걸 제외하면 축구계가 당분간은 자숙하고 크게 반성해야 할 때다.



홍 전 감독 선임에 관여한 이들과 그의 선임을 지지한 이들이 소신 있는 축구인 반대 등 바깥의 목소리에 조금만 귀를 기울이고 받아들였어도 오늘날의 이런 망신을 당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박지성 등 "부당함에 맞서 용기 있게 싸워 준" 훌륭한 축구인들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한국 축구 희망의 불씨를 이들에게서 본다. 이재명 대통령부터 문제 의식을 갖고 '체육관 선거'로 표현되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제도 개혁을 추진하는 것 역시 다행이다.

하지만 개혁과는 별개로 당분간은 한국 축구가 낮은 자세에서 통렬히 반성하고 팬들과 국민 신뢰부터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땀 흘리는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그게 먼저 필요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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