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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박정민 "'변산'과 함께 한 시간들, 끝나면 쓸쓸하겠죠?"

기사입력 2018.07.08 08:00 / 기사수정 2021.07.21 22:44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전 이렇게 대화하는 게 정말 좋아요, 수다쟁이가 되는 기분?"

박정민이 밝게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4일 개봉한 영화 '변산'(감독 이준익)으로 스크린에 돌아온 박정민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변산'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 또 동분서주 중이었다.

영화 개봉 전부터 개봉 후까지, 무려 11일이라는 시간을 쏟아 자신을 찾아온 취재진에게 영화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박정민은 "너무 가식적인 말 같지만, 정말 힘들지 않아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잖아요. 또 '변산'이 제가 아끼는 영화이다 보니까 더 재밌고요"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변산'에서 박정민은 고향 친구 선미(김고은 분)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청춘이자 래퍼 심뻑, 학수를 연기했다. 랩은 물론 엔딩 영상에 등장하는 댄스, 다양한 마음을 오가는 학수의 감정연기까지 전방위 활약으로 '변산'을 이끌어간다.

2011년 영화 '파수꾼'으로 데뷔 이후 올해 '변산'까지, 7년 동안 차곡 차곡 쌓아온 필모그래피. 현재진행형인 발걸음 속 박정민에게 또 다른 도전이기도 했던 '변산'은 처음 시작부터, 앞으로도 큰 의미로 남을 작품이다.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값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진짜 청춘', 박정민과 나눴던 유쾌한 이야기들을 정리했다.


-박정민이라는 사람의 인기를 느끼고 있어요. 박정민 씨를 만나러 간다고 하니 부러워하는 시선도 많았거든요. '제 눈에 박정민 씨를 잘 담아가겠다'고 했죠.(웃음)

"제 인기가요? 도대체 어디서….(웃음) 감사하죠, 그렇게 봐주시면. 많이 담아가십시오.(웃음)"

-"왜 이렇게 멋있어지냐'는 말, 많이 들을 것 같아요.

"가끔? 아주 가끔이요.(웃음) 감사하게도 그런 말을 해 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아니거든요.(웃음)"

-기습 질문입니다. 내가 멋있어 보일 때는?

"샤워하고 난 다음?"

-바로 대답이 나오네요.(웃음)

"남자들은 늘 그렇죠. 샤워하고 나오면 왠지 내가 멋있어 보이고…(웃음)"

-양 팔에 모두 타투가 있어요. 왼팔에 있는 타투는 처음 보네요.

"삼나무 숲에 아이가 한 명 걸어가는데, 삼나무의 꽃말이 '곧은 마음'이라고 하더라고요. '초심을 잃지 말자' 이거죠. (오른팔을 보여주며) 처음 타투를 한 건 여기예요. '참을 인(忍)자를 새겼었거든요. 타투를 하고 싶어서 마음먹고 있다가, '변산' 캐스팅되고 '이때다!' 싶어서 바로 했었어요.(웃음)"

-방송 인터뷰에서도 '부모님이 주신 몸에 낙서를 해서 죄송합니다'라고 했었잖아요.(웃음)

"'변산' 촬영이 아니면 핑계 댈 구실이 없었어요.(웃음)"

-아무래도 랩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1년 가까이 직접 랩 가사를 쓰고 연습했었죠. 영화에 나오는 랩 가사를 모아보니 A4 용지로 8장 가까이 나오더라고요. (박정민은 '변산' 개봉과 함께 총 9곡의 랩 음원이 담긴'변산 모놀로그(Byunsan Monologue)'를 발매했다.)

"음원 녹음이 영화 믹싱 얼마 전에 끝났어요. 믹싱이 영화 작업의 거의 최종단계라고 생각하면, 진짜 계속 달고 살았던 것이죠.(웃음) 촬영 전까지는 어머니를 얘기하는 랩까지 만들어 놓았어야 했고, 나머지 세 곡은 촬영이 끝나고 한두 달 있다 새로 쓰기 시작한 것이에요. 마지막 곡은 촬영 중에 쓴 것이고요."

-엄청난 지적 노동을 했네요.(웃음)

"이게 진짜…. 고돼요.(웃음) 그런데 어쨌든, 전 힙합을 진짜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이번 기회 아니면 이걸 언제 또 해 보겠어' 하면서 재미있는 마음으로 한 것이죠."

-많은 랩을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머니를 얘기하는 가사였어요. 가사는 촬영 전에 완성한건가요? 그 과정도 궁금하네요.

"그렇죠. 시나리오 안에는 어머니에 대한 정보가 '고등학교 때 암으로 돌아가셨다. 고생을 많이 하셨다' 정도만 있었어요. 예를 들면 가사 중에 '엄마의 사진 속 그 슬픈 눈은 대체 뭘 보고 있는 건데/ 사실 나 당신의 죽음이 슬프지 않아/ 지옥을 떠나 천국으로 간 것뿐이잖아' 이런 부분은 제가 모두 상상으로 썼어야 하는 것이었어요. 학수의 전사를 상상으로 만들어서 쓴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론 제게 도움이 많이 됐죠.

이게 촬영 들어가기 전에 맨 마지막으로 쓴 곡인데, 원래는 제가 가사로 쓰려는 게 아니고 제가 문장을 만들면 얀키 형이 가사로 만드는 공정을 거치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쓰다 보니 '가사로 만들어볼까?' 생각이 들어서 써서 보여드렸죠. 괜찮다는 반응이 나와서, 다음 곡도 쓰게 된 것이에요."

-직접 가사를 쓴 부분이 연기할 때도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어머니와 있던 일을 제가 만들어 낸 것이니까, 감정적으로 도움이 된 부분이 있죠. 예를 들면 '엄마의 사진 속 그 슬픈 눈은 대체 뭘 보고 있는 건데'라는 가사가 있는데, 미술팀에서 그 가사를 따서 엄마와 학수가 같이 찍은 사진을 만들어서 집에 걸어놓기도 해주셨고요. 촬영 초반에 특히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매드클라운 앞에서 랩을 했던, 영화 초반 '쇼미더머니' 1차 오디션 장면도 떠오르네요.

"그 때가 실제로도 촬영 초기였어요. 사실, 정말 엉망이었죠. 지금보다도 랩을 못 할 때니까요. 뭔가 막 리듬도 안 맞고 해서, 아마 편집하시느라 애먹으셨을 거예요. 가이드로 녹음해놓은 노래와 제가 한 랩이 박자가 좀 달라서 편집하기가 어려웠죠.

그 장면도, 영화엔 안 나오지만 원래 처음에는 '심장이 뻑뻑했지 니들을 보기 전까지' 이 가사가 나오기 전에 제가 '심뻑!' 이러면서 주목을 끄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정준하 씨가 '쇼미더머니' 오디션에 도전할 때 "웃지마!"라고 하고 시작하셨던 그 부분이 생각난다는 의견들이 있어서 빠지게 됐어요. 그 촬영 때를 생각하면, 정말 너무 창피하죠.(웃음)"

-후반부로 갈수록 박정민의 랩도 진화한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 부분도 어느 정도의 계산이 들어간 것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웃음이 나오는 장면도 많았어요. 또 귀에 착 들어오는, 보는 입장에서 느껴지는 대사의 디테일한 맛도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요.

"시나리오에 써 있는 대사의 맛을 어떻게 연기해야 잘 살릴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는 것이죠. 어떤 대사가 있는데, 잘 살펴보면 이건 제 말투도 아니고 학수의 말투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해야 최대한 제가 학수로서 이 대사를 가장 편하게 할 수 있을까 그 방법을 찾는 것이죠. 작가님에게는 죄송한 일일수도 있는데, 크게 의미의 차이가 없는 것이라면 그렇게 바꿔서 해보는 것이에요. 이준익 감독님의 현장에서는 더더욱 그런 것들이 자유로웠고요.(웃음)"

-비교적 짧게 지나가지만, 용대(고준)가 학수에게 낙지를 이용해 똑같이 괴롭히는 장면이 나오죠. 낙지가 너무 얼굴에 붙던데요?(웃음)

"낙지가 계속 제 눈을 빨아먹더라고요.(웃음) 걔들도 뭘 먹을 거 아니에요? '아, 낙지가 뭘 빨아먹는 애들이구나'라는 걸 32년 동안 살면서 처음 알았죠.(웃음) 빨판을 제 얼굴에 대고, 머리 밑에 있는 입으로 제 눈을 빨아먹는데, 깜짝 놀랐어요. 촬영은 잘 마무리 됐었고요."

-갯벌 싸움 장면도 많이 얘기되고 있죠.

"촬영을 지난 해 9월부터 11월까지 했는데, 영화 속에서 반팔을 입고 나올 때도 있긴 하지만 그렇게 춥진 않았어요. 그런데 갯벌 신을 찍을 때는 10월 말에서 11월으로 갈 때라, 좀 춥더라고요. 감기에 걸리거나 그러진 않았는데, 찍을 당시엔 위액이 올라올 정도로 힘들었어요."

-후반부 학수가 산 밑에서 자신에게 험한 소리를 하는 선미에게 '누구여'라고 말하는 것도 웃음이 많이 나왔고요.

"그건 애드리브였어요.(웃음) 선미 부분을 찍을 때, 저 쪽에서 선미가 욕을 하고 있다면 학수 입장에선 그 사람이 워낙 조그맣게 보이니까 '쟤가 누굴까' 너무 궁금할 것 같은 거예요. 제가 '누구여' 하니까 현장이 빵 터져서, 감독님께서도 '정민아, 그거 해봐라' 하셔서 하게 됐죠."

-학수뿐만 아니라 선미, 용대, 미경(신현빈)과 학수 아버지(장항선) 등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모두 돋보였죠.

"네, 맞아요. 여러 가지 관계성에서 나오는 학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변산'은 첫 원톱 주연 영화로도 주목받고 있어요. 주연배우의 무게가 엄청날 것 같아요.

"더 열심히 알려야죠. 영화를 같이 만든 사람들에게 폐 끼치고 싶지 않거든요. 정말 열심히 해서, 한 분이라도 더 보실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감독님은 물론이고, '변산' 출연진들과의 화기애애한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정말 이번 '변산'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진짜 좋아서, 재밌게 하고 있어요. 홍보 일정이 조금 바쁘다고 하더라도, 이제 이 시간이 끝나고 나면 '변산'이라는 영화로 감독님, 또 이 친구들을 못 보는 순간들이 올 것이잖아요. 그 때는 좀 쓸쓸하겠다는 생각이 있죠."

-얼마 전에는 '타짜3' 출연확정 소식이 전해졌었죠. '사바하'와 '사냥의 시간'까지 개봉을 기다리는 작품도 많아요.

"네, '타짜3' 준비하면서 포커를 배우고 있고요.(웃음) 류승범 선배님과 함께 하는데, 정말 좋아하는 선배님이어서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열심히 해야죠." (인터뷰②에서 계속)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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