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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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배우' 故 이순재, 91송이 국화와 마지막 꽃길…하지원·김영철→정준하 오열 (엑's 현장)[종합]

기사입력 2025.11.27 07:25 / 기사수정 2025.11.27 07:25

영원한 잠에 든 故 이순재, 엑스포츠뉴스DB
영원한 잠에 든 故 이순재,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이창규 기자) 한국 연기계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국민 배우' 故 이순재가 영원한 잠에 들었다.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배우 故 이순재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이날 현장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배우 유동근, 이원종, 최수종, 정준호, 방송인 정준하 등 수많은 후배들이 참석했다.

또한 고인이 생전 석좌교수로 재직했던 가천대학교 연기예술학과 제자들도 자리에 함께했다.

영결식 사회는 배우 정보석이 맡았다. 정보석은 무거운 목소리로 고인의 약력을 읊으며 "선생님은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하신 이래 수많은 작품에서 연극, 영화, 방송을 아우르며 우리들의 모범이자 연기의 역사를 써 내려가셨다"고 회고했다. 그는 "선생님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우리 후배들이 따라갈 수 있는 큰 역사였고, 항상 제일 앞에서 큰 우산이 되어 후배들이 마음 놓고 연기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셨다"면서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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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정보석은 "앞으로도 없을 대한민국 방송 영상 예술의 개척자이자 유일무이한 국민 배우"라고 고인을 칭송하면서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음을 알리기도 했다.

추도사는 생전 고인의 팬클럽 회장을 맡았던 배우 하지원과 TBC(구 동양방송) 시절부터 고인과 함께 연기를 해온 배우 김영철이 맡았다.

하지원은 "오늘 이 자리에서 선생님을 보내게 되었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선생님의 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어디선가 다시 들려올 것만 같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과거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을 때 고인과 나눴던 이야기를 공개하면서 "'선생님, 연기는 왜 할 수록 어렵나요?'라고 여쭸는데, 선생님께서는 잠시 저를 바라보시고는 특유의 담담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인마, 나도 어렵다'고 하셨다. 수십 년을 연기해오신 선생님의 그 한 마디는 제게 큰 용기이자 마음 속 불을 지피게 되었다. 그 솔직함과 겸손함이 저에게는 그 어떤 말보다 평생의 가르침이 되었다"며 "선생님께서는 연기 앞에서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았던 진정한 예술가셨다. 그리고 저에게는 배우로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를 행동과 태도로 보여주신 가장 큰 스승이기도 하셨다"고 눈물을 보였다.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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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선생님께 배운 마음과 자세를 앞으로 작품과 삶 속에서 꾸준히 실천해나가겠다. 작품 앞에서는 정직하게, 사람 앞에서는 따뜻하게, 연기 앞에서는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는,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서 단상에 오른 김영철은 "어떤 하루를 없던 날로 지울 수 있다면, 그 날 새벽을 잘라내고 싶다. 오늘 아침도 지우고 싶다. 거짓말이었으면, 드라마 속 한 장면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오케이, 컷' 소리에 툭툭 털고 일어나셔서 '다들 수고했다, 오늘 정말 좋았어'라고 말씀하셨으면 얼마나 좋았겠나"라고 이야기해 모두를 눈물짓게 했다.

이어 "선생님은 우리에게 연기의 길을 보여주셨지만, 그보다 먼저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알려주신 분이다. 크게 말하지 않아도 선생님의 눈빛 하나, 짧은 끄덕임 하나가 후배들에게는 늘 '괜찮다, 잘 하고 있다'는 응원이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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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생전 자신에게 전했다는 '하루하루를 살아낸다는 게 결코 만만치가 않다. 항상 겸손하고 늘 진심으로 살아야 한다'는 조언을 언급하며 김영철은 "그 따뜻한 말씀이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이제야 그 울림의 깊이를 알 것만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끝으로 김영철은 "오랜 시간 우리를 잘 이끌어주셨고, 이제 모든 걸 놓으시고 편안히 쉬시기를"이라며 "저와 같은 많은 후배들은 선생님을 오랫동안 기억하겠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선생님. 감사했고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많이 그리울 거예요. 선생님, 잊지 않겠습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고인의 나이에 맞게 준비된 91송이의 국화와 함께 영원한 잠에 든 이순재는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수많은 작품을 통해 보여준 연기에 대한 열정, 후배들에게 보여준 삶에 대한 태도 등으로 영원히 빛나는 등불로 남게 됐다.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엑스포츠뉴스DB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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