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조세 무리뉴 감독의 한국인 선수 사랑은 계속된다.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갈수록 줄어드는 출전 시간 속에 이강인의 다음 시즌 거취가 다시 한 번 유럽 축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튀르키예 명문 페네르바체가 이강인 영입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는 복수 현지 보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튀르키예 현지 매체 '파나티'는 2일(한국시간) "페네르바체는 이강인을 영입 후보로 설정했고, 이 제안은 무리뉴 감독의 승인 하에 추진되고 있다. 이강인은 현재 PSG에서 선발 경쟁에서 밀려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프랑스 매체 '풋01' 역시 해당 매체의 보도를 인용, 이미 몇몇 구단들이 이강인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무리뉴 감독은 이 기회를 활용해 이강인 영입이라는 승부수를 던지려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꾸준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PSG에서의 입지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계약 기간이 3년이나 남아 있지만, 이강인은 올여름 이적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한다면서 이강인의 현재 팀 내 입지를 설명하며 해당 이적설을 보도했다.
'풋01'은 "무리뉴는 이강인을 신의 선물과 같은 존재로 여긴다. 그는 이강인을 공격진 보강의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으며, 이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몇몇 구단들이 접촉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관심을 꺾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PSG에서 점차 주전 자리를 확보해 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겨울 이적시장을 기점으로 공격진 재편이 이뤄지면서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나폴리에서 합류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좌측 윙어로 주전 자리를 꿰차자, 기존에 좌측에서 함께 기용됐던 바르콜라가 이강인의 주 포지션인 우측으로 이동했고, 이강인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중앙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좌우 윙어, 심지어 수비평 미드필더 포지션까지 두루 활용했지만, 이는 오히려 명확한 역할 부재로 이어졌고 출전 기회도 점차 줄어들었다.
통계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리그1에서 28경기에 출전했지만, 선발은 17회에 불과했고 출전 시간은 고작 1530분이었다. 특히 2월 이후부터는 철저하게 벤치 멤버로 밀려났고, 3월에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단 99분만을 소화했다.
더욱 뼈아픈 것은 중요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는 사실상 명단에서 제외되는 모습이라는 점이다. 지난 3월 리버풀과의 16강 2차전에서 교체로 19분간 출전한 것이 마지막이며, 8강과 준결승에서는 전혀 출전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뉴 감독이 직접 영입에 나선 것은 이강인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 특히 무리뉴 감독은 과거 토트넘 시절 손흥민을 적극 기용하며 한국 선수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 바 있고, 한때 김민재 영입도 시도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풋01'은 "무리뉴는 이강인을 새로운 스타로 만들겠다는 결심을 했다. 김민재가 이강인의 튀르키예 이적을 설득할 수도 있다"면서 김민재와 페네르바체 사이의 연결성도 해당 이적설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강인과 연결된 구단으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애스턴 빌라, 에버턴, 크리스털 팰리스 등 EPL 다수 구단이 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까지 가세해 이강인을 둘러싼 이적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공신력은 떨어지지만,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는 최근 이강인이 사우디 리그 이적을 옵션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PSG는 아직 이강인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놓지 않았다는 관측도 있다. 다수의 프랑스 매체에 따르면, PSG 수뇌부는 이강인과 재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을 아직 닫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기조가 변하지 않는 이상, 이강인이 남은 시즌에도 출전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매체 'RMC 스포츠'는 최근 보도에서 "엔리케 감독은 남은 리그 경기를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과 쿠프 드 프랑스를 대비한 리허설로 삼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대로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기존 주전 조합을 유지할 뜻을 명확히 했다.
PSG는 이미 리그1 우승을 확정 지은 상태다. 그렇기에 엔리케 감독은 스트라스부르, 몽펠리에, 오세르와의 리그 경기들을 남은 시즌 중요한 경기의 '준비 무대'로 활용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현재 공격진 주전 조합은 흐비차, 우스만 뎀벨레, 데지레 두에가 담당하고 있으며, 중원에는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주앙 네베스가 고정이다. 교체 1~3순위는 바르콜라, 곤살루 하무스, 워렌 자이르-에메리로 구성되어 있어 이강인은 교체자원에서도 사실상 후순위 옵션에 머물러 있다.
앞으로 PSG는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인 아스널전, 그리고 리그 2경기와 쿠프 드 프랑스 결승전,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최대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이강인이 이 경기에서 출전 기회를 얻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애스턴 빌라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 2경기에서도 이강인은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했다.
현재 상황을 종합해볼 때, 이강인의 이적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특히 무리뉴 감독이라는 강력한 후원자가 등장하면서, 튀르키예 무대 진출이라는 예상 밖의 시나리오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강인의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향하게 될지, 그리고 무리뉴 감독과의 만남이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지에 전 유럽 축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