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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죽여줘' 장현성→이일화, 스크린에 재탄생한 '킬 미 나우'의 여운 [종합]

기사입력 2022.10.04 17:30 / 기사수정 2022.10.04 18:02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유명 연극 '킬 미 나우'를 원작으로 한 영화 '나를 죽여줘'가 장현성부터 양희준까지, 배우들의 호연 속 스크린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를 죽여줘'(감독 최익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최익환 감독과 배우 장현성, 이일화, 김국희, 양희준이 참석했다.

'나를 죽여줘'는 선천적 지체장애를 가진 아들 현재와 유명 작가였지만 아들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 민석이 서로에게 특별한 보호자가 되어주는 휴먼 힐링 드라마다.

전 세계에 깊은 울림과 질문을 던진 캐나다 극작가 브레드 프레이저의 웰메이드 연극 '킬 미 나우'를 영화화한 '나를 죽여줘'는 성과 장애, 존엄사까지 쉽지 않은 주제를 솔직하고 대범하게 풀어내며 웃음과 감동, 여운과 질문을 관객들에게 전한다.



장현성이 연극에 이어 영화에서도 아버지 역을 연기했고, 안승균이 선천적 지체장애를 가진 아들 현재 역을 연기했다. 또 민석의 친구 수원 역의 이일화, 민석의 동생이자 현재의 고모 하영 역의 김국희, 알코올성 태아증후군을 앓고 있는 현재의 친구 기철 역의 양희준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함께 모였다.

'여고괴담4-목소리' 등의 연출을 맡아왔던 최익환 감독은 '킬 미 나우'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언급하며 "원작을 넘을 수 없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숙제였다. 제가 '킬 미 나우'의 팬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을 영화적으로 잘 옮기기 위해서 번역자가 돼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연극을 볼 때처럼, 영화로 보실 때도 관객들에게도 그만큼의 반응을 줄 수 있다면 훌륭하게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연극보다는 좀 더 사실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었다"고 밝혔다.

'킬 미 나우'와 '나를 죽여줘'에서 모두 아버지 역을 연기하게 된 장현성은 "무대에서 표현하는 것과 스크린에서 표현하는 것은 문법 자체가 다르지 않나. 처음에 '킬 미 나우'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연락을 해오셔서, 저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고 또 우려를 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제가 생각했을 때 이것은 완벽하게 무대의 언어로 만들어진 대본인데, 이걸 어떻게 영화로 만들겠나 싶어 감독님과 제작진 분들을 만났었다. 만나고 나서 이 사람들의 진심에 설득이 됐다. 이렇게 해서 잘 만들어진다면,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 "저희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사실 사회에서 어른들이 '이렇게 살아라'고 하는 인물들은 아니지 않나. 어딘가에 결핍이 있고, 일반적인 성공이라는 것을 향해 달려가는 욕망이 차 있는 사람들이 아님에도 너무나 선량하게 옆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한다. 그래서 그렇게 기대 서 있는 모습으로 한발짝 더 나가려고 노력하는 그런 모습이 제게는 중요했고, 또 잘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이일화도 "제가 연기한 수원 캐릭터는 저를 성장시켜 준 그런 인물이었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낙오된 시점에서 민석의 시를 만나고, 또 사랑하게 된다. 그러면서 신의를 지키는 인물인데 참 용기 있고 진실된 사랑을 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킬 미 나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꼭 연기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참여할 수 있어 기뻤다. 저희 배우들 모두 각각의 인물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얘기했다.

김국희도 화기애애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언급하며 "장현성 씨가 말했던 것처럼 서로 다같이 기대는 힘으로 촬영을 했었다. 제 역할에 있어서는 아빠 민석이 아닌 오빠 민석을 바라보는 사랑과 가족에 대한 마음이 하영의 입장에서는 조금 다른 시선이지 않을까 해서 그 부분을 좀 더 고민했었다"고 얘기했다.

양희준은 "기철이 영화 안에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재기발랄하면서도 말썽꾸러기 같은, 또 톡톡 튀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다. 사고를 많이 치고 다니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보이게 연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기철이를 보면 다른 인물들과는 다르게 상처를 마주하는 본인의 아픔이나 자세에서 '나는 끝까지 싸운다'는 마음을 보여주는데, 그 말들이 어떻게 보면 보는 분들에게 많은 용기와 힘을 주는 메시지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나의 아저씨', '지금 우리 학교는' 등에서 활약했던 안승균은 현재 사회복무요원 대체복무 중으로 이날 현장에 함께 하지 못했다. 

최익환 감독은 장애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하며 몰입감을 더한 안승균을 칭찬하며 "장애를 하나의 소재로 폄훼하지 않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고, 현재라는 인물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지 장애를 묘사하는 태도로 가면 안되겠다 생각했다. 안승균 씨가 몸을 정말 잘 활용해서 훌륭하게 연기해줬다"고 칭찬했다. 장현성 역시 "이렇게 맑은 심성을 유지하며 연기하는 친구를 처음 봤다. 전역 후에 더 놀라운 연기를 보여줄 친구다"라고 칭찬했다.

'나를 죽여줘'의 제작은 배우 김진수가 맡았다. 1995년 MBC 공채 6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이후 드라마, 영화, 공연 무대를 오가며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김진수는 '나를 죽여줘'의 제작자로 나서 작품 완성에 힘을 보탰다. 김진수와 오랜 인연을 자랑하는 최익환 감독과 장현성은 "각별한 사이다"라고 김진수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며 "묘한 동지애가 있다"고 함께 언급했다.

'나를 죽여줘'는 시드니월드필름페스티벌 최우수 서사 장편영화상 수상을 비롯해 뮌헨필름어워즈 최우수 장편영화상 등 전 세계 영화제에서 7관왕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익환 감독은 "제가 장애인이 아니고서는 그들을 대변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프거나 관계가 아픈 사람들의 얘기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원작을 들여다보면서 느꼈었는데, 그렇다면 이 작품을 통해 얘기할만한 자격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고통과 삶의 즐거움이 항상 병행하고, 어느 날은 고통이 즐거움보다도 앞서 달리면서 그럴 때 죽음을 생각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차원에서 공감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분들이 많이 봐주시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나를 죽여줘'는 19일 개봉한다.

사진 = ㈜트리플픽쳐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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