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서 미국이 벨기에에 패할 경우 "조작된 경기"라고 주장하겠다고 말해 거센 파문이 예상된다.
미국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7일(한국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폴라린 발로건의 출전 정지 징계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벨기에의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을 언급했다.
그는 "벨기에가 우리를 이긴다면 정말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반대로 벨기에가 우리를 이긴다면, 2020년 대선처럼 조작된 경기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담처럼 던진 말이었지만 국가 정상의 발언으로는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월드컵이라는 국제 스포츠 무대를 자신의 선거 패배 주장과 연결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에게 패한 뒤 지금까지 선거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광범위한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믿을 만한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발로건의 징계 유예 논란과 맞물려 더 큰 반발을 낳고 있다.
발로건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상대 선수 타리크 무하레모비치에게 거친 태클을 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통상 레드카드 퇴장 선수에게는 다음 경기 자동 출전 정지 징계가 적용된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발로건의 1경기 출전 정지 징계 시행을 유예했다. 레드카드는 유지하되 벨기에와의 16강전 출전은 가능하도록 결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자신이 직접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연락해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로건의 출전이 공정성을 위한 것이라는 논리도 폈다.
그는 "우리는 최고의 선수들을 기용해야 한다. 벨기에도 최고의 선수를 내세우고, 우리도 최고의 선수들을 내세워야 한다. 이기든 지든 결과는 공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로건은 이번 월드컵에서 3경기 연속 3골을 넣은 미국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두고 "미국 팀 최고의 선수"라고 표현한 이유다.
다만 발로건이 없는 상태에서 미국이 패하면 '조작된 경기'라고 하겠다는 발언은 전혀 다른 문제다.
상대 팀과 심판, 대회 전체의 공정성을 경기 시작 전부터 의심하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특히 FIFA가 발로건 출전 정지 징계를 유예한 과정 자체가 특혜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대표팀에도 불필요한 부담만 안길 수 있다.
현재 미국과 벨기에의 16강전이 진행 중인 가운데, 발로건이 출전한 상황에서도 미국은 벨기에에 1-3으로 끌려가고 있다.
사진=SNS /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