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이학주 "심은우 눈빛에 쏟아진 눈물, 신기한 경험이었다" [엑's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마지막 고산역 신에서 감정이 안 잡혀 큰일이었다. 그런데 (심)은우 배우가 눈빛을 주는데 눈물이 쏟아지는 거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 불륜이라는 파격적인 소재와 매 회 몰아치듯 전개되는 반전, 배우들의 열연 등이 많은 사랑을 받으며 신드롬적인 인기를 누렸다. 지난 16일 자체 최고시청률이자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시청률 28.4%를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기준).

이학주는 연인 민현서(심은우 분)에게 데이트 폭력을 행사하는 박인규를 연기했다. 집착과 의존을 사랑이라 착각하는 인물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이학주의 발견'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박인규라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한 이학주는 "민현서에 대한 박인규의 마음은 집착과 의존이었다. 선을 넘어버린 마음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었다"며 "보통의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일들을 머릿속으로 바꾸고 연기하는 게 힘들었다. 이 사람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이유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털어놨다.

극중 박인규는 지선우(김희애)와 이태오(박해준)의 불륜과 이혼을 이용해 큰돈을 얻었지만 민현서가 자신을 외면하자 스스로 목숨을 버리며 충격을 안겼다. 마지막 눈물을 흘리며 민현서를 붙잡는 장면은 처절함 그 자체였다. 

이학주는 "(박인규가 죽는다는 걸 알게 되고) '그렇구나' 했다. 죽어서 아쉽지는 않았다. '이렇게 갈 수밖에 없구나'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고산역 신은 리허설을 하는데 감정을 잘 못 잡아서 힘들었던 장면이었다. 정말 큰일 났다 싶었는데 (심)은우 배우가 눈빛을 주는데 눈물이 쏟아졌다. 신기한 경험을 했다. (연기는) 늘 상대방 배우에게 받는 거지만 이번 장면에서 세게 받은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실제로 파트너 심은우와 친분이 두텁다는 이학주는 "그제는 만났고, 어제도 문자를 했다. 요즘 예능 몇 개에 나왔더라. 어제도 ('복면가왕'에 나와서) '노래 잘한다'고 말했다"며 "(드라마에서는 심각한 분위기였지만) 촬영장에서는 늘 재밌었다. 첫 촬영부터 호흡이 잘 맞는 상대 배우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박인규는 주인공 지선우를 궁지에 몰아넣으며 치열하게 대립하는 캐릭터였다. 앞뒤 재지 않고 돌진하는 박인규는 지선우를 자극했고, 그의 위선적인 민낯을 드러내는 기폭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학주는 "마음속으로 계속 '지선우, 너 우습다'라는 생각을 되뇌면서 연기했다. 사실 지선우가 자신을 지키려는 캐릭터이지 않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잘못된 방법을 쓰기도 한다. 그런 지선우가 박인규랑 뭐가 다를까 싶었다"며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그동안 보지 못한 저의 다른 표정들을 많이 보게 됐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폭력신에는 "저 역시 그 캐릭터와 대본을 받고 두려움이 컸다"며 "제가 나오면 무서워야 되는 게 어려웠다. 현장에서 무술감독님의 지도를 받으면서 촬영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부부의 세계'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는 이학주는 "막연히 불륜은 나쁘다는 개념에서 불륜이라는 게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그걸로 끝나지 않는구나 싶더라. 또 모든 캐릭터가 조금씩 업보를 만드는 과정을 보며 웃으면서 끝나는 결말은 아닐 거라고 짐작했다. 개인적으로는 준영이(전진서) 이야기가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학주는 "제 주변에서 보기 힘든 인물이라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이 컸다. 박인규 역으로 욕도 많이 먹었지만 모두 다 관심이라고 생각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차기작인 JTBC '야식남녀'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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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