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3-12 16:46
게임

엔씨소프트, ‘2030 매출 5조’ 청사진 발표... “리니지 너머 글로벌·캐주얼로 체질 개선” [엑's 현장]

기사입력 2026.03.12 14:40 / 기사수정 2026.03.12 14:40



(엑스포츠뉴스 유희은 기자)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창사 이래 가장 파격적인 체질 개선안을 내놓았다. 그간 엔씨를 지탱해온 MMORPG 중심의 성공 방정식을 과감히 탈피하고, 데이터 기반의 모바일 캐주얼 게임과 글로벌 시장 다변화를 통해 2030년 매출 5조 원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엔씨는 12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R&D센터에서 ‘2026 엔씨 경영전략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병무 공동대표와 홍원준 CFO, 아넬 체만(Anel Ceman) 모바일 캐주얼 센터장이 참석해 중장기 로드맵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공개했다.

엔씨 박병무 공동대표
엔씨 박병무 공동대표


MMORPG 편중 탈피... ‘삼각 편대’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박병무 공동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엔씨의 현 상황을 냉철하게 진단했다. 그는 “그간 엔씨는 MMORPG 편중으로 인해 특정 게임의 성패에 실적이 좌우되고, 개발 기간 장기화로 시장 트렌드를 놓치는 등 변동성이 컸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Legacy IP 고도화 ▲신규 IP 확보 ▲모바일 캐주얼 사업이라는 세 가지 축을 제시했다.

- 레거시 IP(Legacy IP) : 리니지, 아이온, 길드워2 등 기존 IP의 운영을 고도화하고 서비스 지역을 확장해 연간 1.5조 원 내외의 안정적인 캐시플로우를 유지한다.

- 신규 IP 확보 : 2029년까지 슈팅, 서브컬처, 액션 RPG 등 자체 개발작 10종과 퍼블리싱 6종 등 총 16종 이상의 라인업을 확보했다. 특히 전문성을 갖춘 별도 퍼블리싱 팀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다.

- 모바일 캐주얼 : 글로벌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캐주얼 장르를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2030년까지 전체 매출 비중의 35%를 이 분야에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 “데이터가 핵심”... 아넬 체만 센터장이 이끄는 ‘캐주얼 에코시스템’

신규 사업인 모바일 캐주얼 부문은 아넬 체만(Anel Ceman) 센터장이 진두지휘한다. 엔씨는 단순히 히트작 하나에 기대는 전통적 방식 대신,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엔씨는 유럽의 저스트플레이(Just Play)를 비롯해 무빙아이, 리후후, 스프링컴즈 등 글로벌 개발 스튜디오를 인수하며 거점을 마련했다. 아넬 센터장은 “수십 종의 콘셉트 테스트와 데이터 분석을 거치는 5단계 프로세스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엔씨의 28년 라이브 서비스 역량과 AI 기술을 접목해 유저 리텐션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저스트플레이가 보유한 애드텍(Ad-tech) 기술과 엔씨의 데이터 플랫폼을 결합해, 마케팅 효율(UA/ROAS)을 최적화하고 서드파티 게임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 유저 신뢰 회복과 주주 가치 제고... “ROE 15% 달성”

경영 효율화와 소통 강화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박 대표는 “월급을 주는 사람은 사장이 아니라 고객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불통 이미지를 벗고 유저와의 소통을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향후 출시될 게임들은 기존의 ‘페이 투 윈(P2W)’ 모델이 아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다.

재무적으로는 2026년 매출 2조 5천억 원 달성을 시작으로, 2030년 매출 5조 원, ROE(자기자본이익률) 15%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홍원준 CFO는 “자사주 소각 등 상법 개정안을 충실히 이행해 주주 환원을 강화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덧붙였다.


 ■ [Q&A] 실패마저 내재화하는 시스템... "근거 없는 도전은 없다"

박병무 공동대표, 아넬 체만 모바일 캐주얼 센터장, 홍원준 CFO
박병무 공동대표, 아넬 체만 모바일 캐주얼 센터장, 홍원준 CFO


이날 간담회에서는 향후 전략의 실효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다. 다음은 주요 질의응답 전문 요약이다.


Q. 글로벌 경제 위기와 전쟁 등 외부 환경 리스크에 대한 대응책은?

박병무 CEO : 위기는 기회다. M&A 시장이 얼어붙은 지금이 오히려 우량 스튜디오를 확보할 적기다. 동유럽 등 국지적 전쟁 상황에도 게임 지표는 오히려 견조하다. 1분기 실적 지표 역시 시장에 확신을 줄 만큼 긍정적이며, 외부 환경에 의한 실적 타격은 제한적이다. 주가 측면에서도 현재 23~24만 원대의 '통곡의 벽'을 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MMORPG와 캐주얼은 결이 다르다. 엔씨의 경험이 통할까?

아넬 체만 : 결은 다르지만 유저를 대하는 본질은 같다. 라이브 옵스의 핵심인 '새로운 경험과 퀘스트 제공'은 엔씨가 28년간 리니지를 통해 다져온 강점이다. 이 도구들을 캐주얼에 접목하자 슬로베니아 스튜디오 등에서 이미 지표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박병무 CEO : 과거 캐주얼사는 1~2개 타이틀의 운에 기댔지만, 우리는 모든 스튜디오를 아우르는 '데이터 플랫폼' 시너지로 승부한다. 이것이 엔씨만의 차별화된 에코시스템이다.


Q. 저스트플레이(리워드 앱) 인수가 단순히 마케팅용은 아닌지?

박병무 CEO : 저스트플레이는 단순한 광고 채널이 아니다. 유저 리텐션을 높이는 독자적 모델을 보유한 애드텍 기업이다. 대형 게임사들이 갖지 못한 이 기술을 우리 스튜디오와 통합해 시너지를 낼 것이다. 이미 대형 IP 기반의 퍼블리싱 준비도 마쳤으며, 곧 구체적인 성과를 보게 될 것이다.


Q. 슈팅이나 서브컬처 등 생소한 장르에서의 실패 가능성은?

박병무 CEO :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1회성 실패'로 끝나지 않게 '클러스터' 전략을 쓴다. 왜 실패했는지 지표를 내재화하고, 여러 스튜디오가 동시다발적으로 도전하며 베스트 사례를 공유한다. 어떤 천재 개발자 한 명의 감에 의존하는 무모한 도전은 지양할 것이다. 이미 2년 전부터 전문 퍼블리싱 팀을 세팅해 외부 전문가를 수혈하는 등 전문성을 갖췄다.


Q. 2030년 매출 5조 달성 시, 캐주얼의 비중과 수익성은?

박병무 CEO : 매출의 약 35%를 캐주얼이 담당할 것이다. 기존 IP와 신규 IP가 제 역할을 해준다면 5조 원은 충분히 가능한 수치다. 3.5조 원도 못 하면 "나가 죽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리소스를 쏟고 있다.

홍원준 CFO: 마진율도 보수적으로 15% 이상을 예상한다. UA 마케팅 비용을 전략적으로 통제하고 유통 수수료 효율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겠다. 영업이익률은 안정권 진입 시 20%까지도 보고 있다.


Q. 유저 소통과 주주 환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박병무 CEO : 유저는 우리의 월급을 주는 주체다. 불통 이미지를 씻기 위해 작년부터 소통을 대폭 늘리고 있다. 억지로 돈을 쓰게 하는 'P2W' 방식이 아닌, 즐겁게 지출할 수 있는 모델을 고민 중이다.

홍원준 CFO : ROE 15% 달성은 주주 리턴을 위한 명확한 약속이다. 보유 자사주 10% 중 임직원 보상용 1%를 제외한 나머지는 이사회 논의를 거쳐 적절한 시기에 소각을 검토하겠다. 상법 개정 취지에 따라 주주 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업계가 위축된 시기에 오히려 '역발상'의 투자로 승부수를 던진 엔씨다. 2030년 매출 5조라는 목표는 엔씨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으로서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과정에서 마주할 가장 확실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사진 = 엔씨소프트

유희은 기자 yooheeking@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