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7-08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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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된 김민하, 담담하고 단단하게…'하나 코리아', 탈북보다 더 낯선 정착기 [오승현의 팝콘로그]

기사입력 2026.07.08 09:30

오승현 기자
영화 '하나 코리아' 배우 김민하.
영화 '하나 코리아' 배우 김민하.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앳된 모습의 김민하가 담담해야만 가능한 한국 정착기를 그렸다.  

8일, 영화 '하나 코리아'(감독 프레드릭 쇨베르)가 개봉했다.

'하나 코리아'는 낯선 삶 속에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려는 탈북 여성 혜선(김민하 분)의 여정을 담은 실화 모티브 아트버스터로, 한국&덴마크 공동제작 글로벌 프로젝트 작품이다.

덴마크 감독 프레드릭 쇨베르와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로 주목을 받았던 최성재(샤론 최) 작가가 한국으로 온 탈북민들의 정착기를 그렸다.

탈북 이야기는 익숙했는데…

'하나 코리아'는 탈북을 결심하고, 탈북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을 담은 영화가 아니다. 상상도 못할 극한의 일들을 겪고, 버티고, 해낸 이들이 한국에서 정착하기 위해 들여야하는 노력을 그린다.



바다를 헤엄치고, 어린 나이에 상상도 못한 일들을 겪고, 어머니의 약값을 위해 힘든 일도 버텨낸 혜선의 과거는 정말 대사로만 그려진다.


극을 풍성하고 자극적으로 채울 수 있는 방법을 과감히 포기한 '하나 코리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한 호흡을 유지해 더욱 깊은 울림을 남긴다.

탈북민의 적응을 돕는 하나원이라는 기관의 존재부터, 탈북민은 어떤 점을 어색해하는지, 어떤 교육을 받으며 한국의 국민이 될 준비를 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그간 미디어가 다뤄온 탈북의 이야기와는 완전히 다른 결이다. 혜선이 과거 어떤 일을 겪었는지에 관심을 두지 않아 더욱 매력적이다.

오랜 취재 끝에 탈북민의 삶을 세밀하게 스크린에 옮긴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의 시선이 빛난다.

뽀얗고 아기 같은 얼굴 속의 강인함

2년 전 촬영한 '하나 코리아' 속 김민하는 하얗고 동글동글한 앳된 모습으로 등장한다. 최근 17kg을 감량을 고백해 화제가 된 김민하의 과거 모습을 볼 수 있다.

김민하가 연기한 조혜선은 20대 북한 출신의 여성으로, 엄마와 친오빠를 북에 두고 중국에 갔다가 한국으로 온 인물이다.

어머니의 약값만을 위해 중국으로 떠났던 혜선은 비밀스러운 과거를 가지고 있다.

뽀얀 얼굴, 안광 없는 눈빛이지만 알 수 없는 열정으로 가득한 혜선의 복잡한 마음을 김민하는 표정의 도움도, 대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숨 쉬며 버티는 모습만으로도 그려냈다.

자신을 위해 돈을 사용해본 적도 없고 세탁기를 써 본 적도 없다. 혜선의 목표는 어머니에게 약값을 보내는 것뿐이다.



많은 탈북민은 네일, 미용 등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기술을 배우고 한국에 정착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하지만 혜선은 공부를 하고, 대학교에 입학하고 간호사가 되는 길을 택하는 '튀는' 인물이다.

자신만 버티면 마음먹은대로 다 이뤄낼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을 가진 단단한 혜선이지만 중간중간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으며 무너질 위기에도 처한다.

하지만 결국 혜선은 무너지지 않는다. 힘들다고 매일 눈물짓지도 않고, 기대고 싶은 이들에게 짜증을 내지도 않는다. 속이 곪을지언정 겉으로 티내지 않고 묵묵히 버텨낸다.

이 모습은 지칠 때마다 마음을 다잡는 현대인에게도 큰 위로와 울림을 남긴다.

김민하는 결국 담담해야지만 견딜 수 있는 탈북민의 정착기를 객관적으로 그려냈다.

익숙한 일상을 당연하게 여겼던 관객이라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순간이 찾아온다.



외국 감독이 표현한 지극히 '한국적'인 모습들

외국 감독의 시선으로 그려진 서울과 탈북민의 삶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하나 코리아'는 너무나도 한국적이다.

화장품 스토어의 친절한 안내 멘트, 바쁜 시간대에 일하는 알바생들. 모두가 알고 있는 한국의 모습, 모두가 공감할 한국의 일상이다.

생각보다 낭만적인 서울, 생각보다 차가운 사람들도 등장한다. 덴마크 출신인 프레드릭 쇨베르가 본, 외국인이 본 한국은 이런 느낌일까. 언어만 같은 탈북민이 본 한국도 이런 느낌일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모든 게 무너지는 것 같은 순간에도 살아가는 탈북민의 강인함을 전혀 다른 문화권의 사람이 이질감 없이 담았다는 것이 신기하다.

프레드릭 쇨베르는 자유가 없던 탈북민에게 주어진 자유를 그린다. 자유를 꿈꾸며 탈북했으나, 정작 자유 속에서 살고 있던 한국인들은 한국이 자유가 없어 답답하다고 표현하는 모습까지 실감나게 그렸다.

'하나 코리아'는 탈북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자유를 이야기한다. 자유를 얻는 것만큼 자유를 감당하며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조용하고도 강하게 표현한다. 큰 사건이나 극적인 눈물 없이도 오래 마음에 남는 이유다.

가벼운 웃음 포인트 하나 없지만 '하나 코리아'는 지루하지 않다. 7월 8일 개봉. 러닝타임 105분. 12세이상관람가.

사진 = ㈜트리플픽쳐스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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