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공개된 밀라노 올림픽 선수촌 내부는 과거 대회와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쌍둥이 변기' 논란과 열악한 숙소 환경을 떠올리면, 이번 선수촌에 대해선 180도 달라졌다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다.
당시 소치에서는 변기 두 개가 칸막이 없이 나란히 설치된 화장실 사진이 영국 BBC 기자의 SNS를 통해 확산되며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됐다.
미완성 시설과 부족한 기본 인프라는 대회 운영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선수의 신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선수촌 화장실 거울 배치 역시 당시 상당한 웃음거리가 됐다.
반면 AP 통신이 2일(한국시간) 전한 밀라노 선수촌 투어 기사에 따르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 선수촌은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와 생활 편의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설계됐다.
각 객실은 USB 포트가 포함된 다수의 콘센트, 넉넉한 수납 공간, 현대적 가구 배치가 돋보인다. 침대 아래에는 짐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고, 일부 팀은 이케아 매트리스 토퍼를 추가로 들여와 안락함을 더했다. 일본 대표팀은 전통식 매트리스인 후톤을 설치하는 등 국가별 맞춤형 환경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욕실 공간 역시 과거 소치에서 문제가 되었던 단순 배치가 아닌 개별 샤워기, 세면대, 변기, 비데가 두루 갖춰져 있다. 특히 비데 설치는 이탈리아 현지 생활문화가 반영된 설비로, 해외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경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12년 전 소치에서 상징처럼 남았던 '기본 위생 설비 논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구성이다.
식사 공간도 다채롭다. 선수촌 대형 식당에서는 닭고기, 돼지고기, 칠면조 등 다양한 단백질과 함께 연어, 생선 요리까지 선수 영양을 고려한 메뉴가 제공된다. 파스타와 피자의 이탈리아식 메뉴, 콩류·견과류가 포함된 샐러드 바도 마련돼 다양한 식단 선택이 가능하다.
공용 공간 역시 단순한 숙소 개념을 넘어 선수들의 회복과 교류까지 고려한 구조로 설계됐다.
최신식 헬스장, 휴식과 상담 서비스가 가능한 '파워에이드 스페이스', 코카콜라 후원 레크리에이션 구역 등 여가·회복 공간이 마련돼 있다. 포스볼, 에어하키, 포토부스 등이 설치돼 선수들의 비경기 시간 활동도 고려됐다.
AI 기반 '핀 트레이딩 시스템'은 선수가 서로 각자의 핀 뱃지 교환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특수 시설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키코 화장품 부스에서 제공되는 '무료 10분 메이크업 서비스'다. 이는 각국 선수들의 경기 외 공식 일정이나 미디어 대응을 고려한 세심한 배려로 해석된다.
또한 입촌 선수들 전원에게는 '삼성 갤럭시 Z플립 7 올림픽 특별 에디션' 스마트폰이 무료로 지급된다. 이는 단순 기념품을 넘어 대회 기간 소통과 정보 접근을 돕는 실질적인 지원 장비가 될 수 있다.
이번 밀라노 올림픽 선수촌은 올림픽 기간 동안 약 1500명 규모의 선수단과 스태프를 수용한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선수촌은 이미 각국 국기와 상징물로 채워지며 본격적인 올림픽 분위기를 띄고 있으며, 개촌을 알리는 공식 행사에는 커스티 코번트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장이 직접 참석해 정식 개막 축사를 전할 예정이다. 선수촌이 단순한 숙소를 넘어 대회의 상징적 공간으로 기능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회 이후 선수촌은 대학생 기숙사로 전환될 예정이다. 일회성 시설에 그쳤던 과거 올림픽과 달리, 지속 가능한 도시 자산으로의 활용까지 고려한 점도 눈에 띈다.
사진=연합뉴스 / 워싱턴 포스트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