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한 외야 유망주가 올해는 자신의 존재감을 뽐낼까.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박주홍이 그 주인공이다.
2001년생 박주홍은 자양초(하남시리틀)-건대부중-장충고를 졸업했으며, 2020년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데뷔 첫 해부터 지난해까지 1군보다 퓨처스리그(2군)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1군 성적은 25경기 49타수 5안타 타율 0.102 1타점이 전부였다.
반면 같은 해에 1차지명으로 프로에 입성한 정해영(KIA 타이거즈), 황동재(삼성 라이온즈), 최준용(롯데 자이언츠), 소형준(KT 위즈) 등은 빠르게 팀 내에서 자리잡았다. 키움으로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키움은 박주홍의 성장세를 계속 눈여겨봤고,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박주홍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했다. 외국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 야시엘 푸이그 모두 외야수라 외야진 경쟁이 더 치열했지만, 올 시즌에도 박주홍은 홍원기 감독의 전력 구상에 포함됐다.
지난달 말 박주홍에 관한 질문을 받은 홍원기 감독은 "이 선수에게 지금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얘기하기엔 많은 시간이 흐르긴 했는데, 어떤 선수보다도 10월부터 3월까지 좋은 선수다.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겠더라. 분명 가능성은 있고,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는 선수"라고 밝혔다.
또 홍 감독은 "능력적인 부분보다는 공격과 수비에서 한 걸음식 나아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공격적인 부분에서 크게 돋보이진 않았지만, 타선에서 많은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선적으로 기회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령탑은 2군에 있는 선수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금 2군에 있는 선수들, 혹은 기존 외야수들도 다들 열심히 하고 있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도 그런 부분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고, 좀 더 집중하고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키움이 기다렸던 박주홍의 한 방이 터진 건 지난 5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이었다. 7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박주홍은 2회말 1사 1·2루에서 NC 선발 라일리 톰슨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2020년 1군 데뷔 후 121경기 만에 처음으로 손맛을 봤다.
자신감을 끌어올린 박주홍은 이튿날에도 장타를 만들었다. 6일 NC전에 6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의 성적을 올렸다. 2회말 2사에서 삼진으로 돌아섰으나 5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터트렸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남은 경기 수가 많지만, 일단 출발이 순조롭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박주홍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