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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교복 입는 역할, '상속자들'이 마지막이예요" (인터뷰)

기사입력 2013.12.30 07:45 / 기사수정 2013.12.30 07:03

김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27세. 소년을 버릴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했어요."

배우 이민호는 큰 키와 뚜렷한 이목구비, 이제는 남자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여유도 갖고 있다. 28일 기자들과 만난 이민호는 상상했던 것보다 밝고 명랑했으며, 그럼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 배우였다.

최근 김은숙 작가와 강신효 PD가 의기투합해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막을 내린 SBS 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에서 '김탄' 역으로 분한 이민호는 "아련한 추억처럼 (작품이) 남겨져 있는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작에서 연기하는 동안에는 어떤 설정과 상황을 생각하고 '이 인물은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 '상속자들'은 그런 고민과 생각을 모두 내려놓고 대본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에 충실했어요. 모든 걸 내려놓고 연기를 했죠. 그래서 '김탄'이라는 역할에서 빠져나올 것도 없었어요."

극중 이민호가 맡은 '김탄'은 18세, 사랑을 생각하면 어떠한 조건이나 이유를 따지지 않는, 철이 없으면서도 자유로운 나이의 고등학생이었다. 제국그룹의 상속자인 김탄은 예쁜 외모 말고는 어느 것도 가지지 못한 차은상(박신혜 분)에게 반해 마음껏 사랑을 준다. 어쩌면 18세이기 때문에 가능한 사랑이라고, 이민호는 말했다.

"극중 김탄은 사람의 기본적인 감정인 '사랑'만 생각해요. 사실 나이가 들수록 오롯이 '사랑'만 생각하기는 힘들잖아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도 그 관계를 생각하고, 얽혀있는 상황과 고민들도 있고. 사실 그런 것들을 신경쓰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직진할 수 있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김탄을 통해서 '앞으로 추구할 사랑은 이런 사랑'이라는 것을 정의내릴 수 있었어요."

사실 18세의 남자고등학생, 김탄 역을 맡기엔 이민호는 어린 나이가 아니다. 올해 만으로 26세. 또한 큰 사랑을 받았던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의 '구준표'의 캐릭터와 비슷한 면도 없지 않다. 재벌가의 아들, 까칠한 성격, 사랑에 충실한 자신감, 고등학생까지. 그래서인지 이제 이민호는 '교복'을 입는 역할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상속자들' 속 학교를 다니는 학생 역할 중 제가 가장 나이가 많았어요. (그 연기자들과) 다 함께 있는 자리에서 왠지 애틋함이 느껴지더라고요. 내가 언제 또 교복을 입고 동생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웃음). 이번 '상속자들'의 김탄을 연기할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18세의 솔직하고 감정에 충실한 사랑을 연기하고, 눈빛을 낼 수 있는 20대 배우라고 생각을 해서 캐스팅이 된 것 같아요."

특히 스타작가인 김은숙의 작품들은 일명 '오글'거리기로 파다하다. 이번 '상속자들'에서도 몇몇의 대사가 '오글거림'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김탄의 '나 너 좋아하냐?', '혹시 나 너 보고싶었냐?', '꿈에서 반가웠다. 어젯밤에', '조금 힘들지도 몰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진' 등이 그 예다.

"사실 '나 너 좋아하냐' 이런 건 오글거리지 않았는데 '상속자들' 8회의 '그럼 지금부터 나 좋아해. 가능하면 진심으로'라는 대사는 현실에서 하기 힘든 대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나 많은 자신감을 갖고 있는 남자이기에 이런 말을 하겠어요?(웃음) '오글'거리는 대사는 이미 '꽃보다남자'에서도 한 차례 경험했어서 그런지 '상속자들'은 마음이 편했어요. '김탄은 참 잘생겼다' 이런 건 아무렇지 않게 나오더라고요.(웃음)"



'김탄'은 사랑 앞에선 물불 가리지 않는 열혈의 18세 고등학생이었고 실제 이민호는 어떤지 물었다. 기본적으로 '따뜻한 남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저는 기본적으로 따뜻한 남자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면 그 부분에서는 정말 차가워져요. 기본적으로 남자로서의 책임감도 강해요. 무언가를 계획하고 사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결혼을 빨리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그런 마음이 들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첫 눈에 반하는 것보다는 '저 사람은 나랑 좀 통할 것 같다. 오래 예쁘게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게 커요. 그 느낌이 확신이 될 때까지 조용히 지켜보고 확신이 들면 직진하는 스타일이에요."

주로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이민호는 '상속자들' 이후 영화 '강남블루스'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유하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강남블루스'는은 1970년대 서울 영동개발지구(현재 강남)를 배경으로 한 액션 느와르 장르다. 강남 부동산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에 정치권력과 사회 어두운 세력이 결탁해가는 이야기를 박진감 넘치게 담았다. 그간 로맨스에 강세를 보이던 이민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유하 감독님이 작품을 쓸 때부터 저를 생각하셨더라고요. '상속자들' 촬영 전부터 이야기를 나눴고, 드라마 중간에 촬영장에 오신 적도 있어요. 드라마 '시티헌터'를 하면서 액션의 한계가 조금 아쉽게 느껴졌었거든요. 다음에 액션을 한다면 영화에서 하고 싶었고, 남자 이야기를 잘 다루는 유하 감독님의 작품에는 더욱 망설임이 없었어요."

또한 현재 27세인 이민호는 이 시기가 소년과 남성을 모두 갖고 있는 나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상속자들'의 고등학생 역할 역시 소화할 수 있었다고.

"'강남블루스'를 선택한 이유에는 제가 스물여덟 살이 되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어요. 개인적으로 26, 27세의 남자가 소년과 남성을 모두 갖고 있는 나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시기가 지나가지 않았으면 하는 욕심, 바람도 있었고요. 28세. 한 작품을 책임질 수 있는 배우의 나이가 됐다고 생각했어요. 전에는 영화를 소화할 자신이 없었고, 또 당시의 제 나이에 표현할 수 있다고 확신이 든 작품도 없었어요. 이번에는 확신이 생겼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당당히 말하는 이민호에 실제 설격은 어떻냐고 물었다.

"어떠한 것도 선을 그어놓지 않아요. 실제 성격이 그래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지' 하는 게 아니라 작품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모든 걸 열어두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확신을 하는 편이에요. 만약 작품에 노출신이 있는데 그것이 타당성 있는 노출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깊은 멜로를 한다면 배드신도 가능하겠죠?"

그래서인지 이제 이민호는 어떠한 것에도 선을 그어놓지 않을 생각이 컸다. 그간 국내 작품에만 주력해오더너 그는 최근 중국을 다녀와 많은 것을 생각했다고 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저를 자주 볼 수 없는 건 스스로 웃길 수 있을까 하는 자신감이 부족해서였어요. 잘 하는 분야가 아니면 자신감을 많이 상실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팬미팅 같은 행사에서도 노래를 안 했었는데 작년에 처음으로 앨범을 내고 투어식으로 무대에 섰어요. 중국에서 '상속자들'이 잘 돼서 그러한 부분을 이제 제가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타국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기자가 만난 이민호는 어떤 일이든 확신이 들면 '상속자들'의 김탄이 했던 명대사처럼 '직진할 수 있는'  배우 같았다. 그렇기에 이민호가 말하는 미래는 굳이 계획된 것이 아니어도 충분히 당당했다.

"많은 것들을 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내년에는 여러 방면으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말씀 드렸듯이 그건 공연이나 작품, 혹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될 수도 있겠죠. 이제는 정말 그래야 할 시기가 온 것 같아요."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이민호 ⓒ 스타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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