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조기 탈락하며 충격을 안긴 중국 축구대표팀이 성찰보다는 예산 집행에 초점을 맞춘 국제 초청 경기를 추진하고 있어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축구협회의 10월과 11월 예정된 4개국 초청 친선대회가 사실상 연간 예산을 소진하기 위한 형식적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현지 언론을 통해 연일 제기되고 있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31일자 기사에서 "국가대표팀 성적은 엉망인데 반성이나 개혁은 하지 않고, 오히려 초청경기를 조직하려 한다. 이런 방식이 과연 옳은가?"라며 작심 비판을 가했다.
매체는 "최근 연이어 일본과 한국에 무득점 완패를 당한 중국 대표팀은 이제 아시아 축구에서조차 경쟁력을 잃고 있다"며, "그런 팀이 이제 와서 홍콩 같은 팀과의 승리에 자부심을 느끼고 국제 초청전을 열려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허탈함을 안긴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한국(0-3), 일본(0-2)에게 완패를 당하며, 유일한 1승은 홍콩을 상대로 거뒀다. 이 경기마저도 상대의 배려성 수비 하에서 겨우 거둔 승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해당 대회 이후 올해 예정된 국가대표 일정이 없는 중국축구협회는 올 10월과 11월, 자국 내에서 최대 4개국이 참가하는 국가대표 초청전을 열 계획이다.
남자 국가대표팀은 물론 U-22, U-18 대표팀까지 포함한 세 연령대의 국제 초청 경기를 통해, 국내 개최 도시를 공모하고 협회 예산을 활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에 대해 현지 여론은 차가운 반응이다. '소후닷컴'은 "지금 상황에서 중국 대표팀이 초청할 만한 팀이 과연 있는가?"라며, "강팀은 아예 관심도 없고, 약팀은 경기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축구협회가 초청전을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연초에 배정된 예산을 소진하기 위한 명분용 대회"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소후닷컴'은 "연말까지 사용하지 않은 예산이 남아 있기에, 형식적인 초청전이라도 열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에는 이름뿐인 친선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협회는 연초에 배정된 운영비 대부분을 아직 집행하지 못한 상황에서, 하반기 내 이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다음 해 예산 삭감이나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경기를 강행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겉으로는 국제 친선교류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남은 예산을 효과적으로 정당하게 소모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초청 대상이 될 국가들도 마땅치 않다는 점 역시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중국과 가까운 한국과 일본은 10월 A매치 기간 동안 이미 파라과이나 유럽팀 등과 친선 일정을 잡았고, 남미나 유럽 국가들은 초청 비용 자체가 막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 결과 중국은 FIFA 랭킹 70~100위권의 아시아 중하위권 팀들에 초청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경기 수준은 낮고 흥행도 담보할 수 없는 '의미 없는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공통된 시각이다.
중국 내 축구 팬들 사이에서도 냉소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소후닷컴'의 기사의 댓글란에 "이럴 바엔 차라리 메시를 초청해 한 경기를 제대로 치르고 돈이라도 벌자"며 조롱 섞인 목소리를 남겼고, 또 다른 누리꾼은 "경기장을 꽉 채우려면 공짜 티켓도 안 될 것이다. 이것만한 자해쇼가 어딨냐"라는 비관적인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중국 축구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중국은 2026 월드컵 예선 탈락 이후 여전히 정식 감독을 선임하지 못한 상태다. 동아시안컵에서는 데얀 주르예비치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으며, 가을 중 새 감독을 선임한다는 계획만 있을 뿐 확정된 바는 없다.
전력과 체계, 리더십이 모두 부실한 상황에서 경기를 열어도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엑스포츠뉴스DB/소후닷컴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