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민석이 지난 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종료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김민석이 이적 후 처음으로 찾은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의 부산 팬들로부터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김민석은 지난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0차전에서 팀이 3-4로 뒤진 7회초 2사 2루 찬스 때 대타로 투입됐다.
김민석이 3루쪽 원정 더그아웃에서 타석으로 걸어나오는 순간 1루쪽 롯데 응원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롯데의 실점 위기 상황임에도 김민석을 향한 격려의 함성이 쏟아졌다. 김민석도 타석에 들어가기 직전 1루쪽 롯데 더그아웃과 관중석을 향해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예의를 갖춰 인사했다.
김민석은 지난 2023년 휘문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의 선택을 받아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데뷔 첫해부터 1군 129경기에 출전, 타율 0.255(400타수 102안타) 3홈런 39타점 16도루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민석은 훈훈한 외모와 훌륭한 팬서비스까지 더해지면서 롯데팬들에게 큰 사람을 받았다. '사직 아이돌'이라는 영광스러운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김민석의 롯데 생활은 2024시즌 종료 후 마침표가 찍혔다. 불펜 보강이 시급했던 롯데가 팀 내 핵심 유망주인 김민석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김민석은 선배 추재현과 함께 두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롯데는 2022시즌 신인왕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를 얻었다.
공교롭게도 김민석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사직 롯데 원정 경기에서 맞붙은 상대는 정철원이었다. 두 사람은 롯데와 두산이 단행한 '초대형 트레이드'의 핵심 카드들이었다. 이날 게임 최고 승부처 중 하나에서 트레이드 당사자들끼리 대결하는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졌다.
김민석은 올해 잠실에서 이미 정철원과 한 차례 대결을 펼쳐 범타로 물러났다. 사직에서 열린 두 번째 대결에서는 설욕을 노렸지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장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아슬아슬하게 파울 라인 바깥쪽으로 벗어나면서 정철원과 희비가 엇갈렸다. 대신 팀이 8-5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웃으며 하루를 마감할 수 있었다.
김민석은 경기 종료 후 "다른 구장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갔는데 찬스를 살리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며 "롯데팬들께는 항상 감사하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사직에서 경기를 하는 건 상상은 했었지만 실제로 하니까 기분이 묘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정철원 선배와 대결에 의미를 두는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투수여서 빨리 승부를 내려고 했다"며 "파울이 된 타구가 아쉽다. 1루로 뛰면서 제발 (파울 라인) 안 쪽에 떨어지길 바랐는데 파울이 돼서 아쉬웠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민석은 원정팀 선수로 사직야구장에 도착, 버스에서 내려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여전히 자신을 응원해 주는 롯데팬들의 존재에 감동했다. 김민석 스스로 얼굴을 기억하는 팬들도 보였다.
김민석은 "버스에서 내렸을 때 내 이름이 마킹된 롯데 유니폼을 들고 계신 분들도 많았다"며 "내가 기억하는 팬분들도 계셨다. 반갑고 감사했다"며 "출근길이 평소보다 더 바빴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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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