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말 2사 2루 KIA 정해영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정해영이 올 시즌에도 2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정해영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7차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세이브 1개를 추가했다.
이로써 정해영은 KBO리그 역대 3번째 5시즌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했다. 정해영 이전에 KBO리그에서 5시즌 20세이브를 만든 투수는 구대성, 손승락 단 두 명뿐이었다. 최연소 5시즌 연속 20세이브라 의미가 더 남다르다.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9회말 KIA 정해영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정해영은 팀이 9-8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문보경에게 안타를 내준 뒤 이주헌의 우익수 뜬공, 박해민의 삼진으로 승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하지만 2사 1루에서 신민재에게 2루타를 내줬다. 좌익수 이창진이 몸을 날렸으나 포구에 실패했고, 타구는 페어 지역에 떨어졌다. KIA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원심이 그대로 유지됐다. 상황은 2사 2, 3루가 됐다.
정해영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송찬의에게 좌익수 뜬공을 끌어내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KIA도, 정해영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KIA가 두산에 8:4 역전승을 거두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KIA 정해영이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정해영은 "(신민재의 2루타 때) 잘 던졌다고 생각하는데, (신)민재 형이 더 잘 친 것 같다"며 "일단 이겼으니까 다행이다. 운도 좀 좋진 않았지만, 야수들이 잘 도와줘서 끝까지 리드를 지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계속 이런 기록을 세우고 싶다. 그렇게 하려면 몸 관리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안 다치는 것에 더 중점을 둬야 할 것 같다"며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기회를 주셨으니까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부모님도 현장을 찾아 아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정해영은 "어머니, 아버지 다 오셨다. (지난해) 통산 100세이브를 기록할 때 어머니가 오실 수 있었는데, 일 때문에 못 오셔서 많이 후회한다고 하셨다. (부모님이) 오셨을 때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워서 너무 좋다"며 미소 지었다.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말 2사 만루 KIA 정해영이 키움 최주환에게 3타점 2루타를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정해영은 4월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이다가 5월 초 주춤했다. 다시 안정감을 찾았지만, 6월 들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1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는 ⅓이닝 2실점으로 부진하면서 올 시즌 개인 세 번째 블론세이브를 떠안았다.
정해영은 "못하면 못한 대로 아쉽지만, 매일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빨리 잊고 좋은 경기력을 내야 하지 않나. 야구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다"며 "그때 스스로에게 화가 났던 것 같다. 맞고 싶지 않았지만, 상대 타자들이 잘 친 것이다. 결과는 이미 지나간 것이니까 빨리 잊으려고 했다. 그 상황에서 (성)영탁이에게 미안했지만, 잘 막아줘서 고마웠다"고 돌아봤다.
문학 원정 성적(15경기 14⅓이닝 3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8.16)에 대해서는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인데, 문학에 가면 뭔가 안 풀리고 약간 불편한 것 같다. 언젠가 풀리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KIA가 두산에 8:4 역전승을 거두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KIA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는 6월 한 달간 좋은 흐름을 이어가면서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렸다. 28일 승리로 3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승차를 1.5경기 차로 좁히면서 상위권 도약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정해영은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다. 지난해는 잊고 다시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다같이 이기고 싶어서 최근 좋은 결과가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KIA 불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성영탁, 이호민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정해영은 "나도 후배들처럼 시작했고, 두 선수도 계속 등판하다 보면 경험이 쌓일 것이다. 도와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최대한 많이 도와주고 싶다"며 "좋은 얘기를 해주는 나이라고 하기엔 아직 어리지만, 경험한 것에 대해서 그대로 얘기해 주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서현(한화 이글스)과 함께 세이브 부문 공동 3위에 오른 정해영은 이 부문 선두 박영현(KT 위즈·22세이브)를 바짝 추격 중이다. 2위 김원중(롯데 자이언츠·21세이브)과의 거리는 1개 차에 불과하다.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없다는 게 정해영의 이야기다. 정해영은 "시즌이 길기 때문에 의식하지 않고 있다. 나보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다들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다치지 않고 같이 오랫동안 야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정해영이 훈련을 마치고 락커룸으로 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