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고승민이 공수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울리고 팀의 주말 3연전 스윕과 3연승을 이끌었다.
고승민은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 간 6차전에 2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전, 4타수 3안타 2타점 1도루 1득점을 기록했다. 롯데의 5-3 승리와 3연승 질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
고승민은 이날 첫 타석부터 삼성을 괴롭혔다.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루 쪽 기습 번트 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후속타자 빅터 레이예스의 타석 때는 2루 도루까지 성공, 좋은 몸놀림을 뽐냈다.
기세가 오른 고승민은 두 번째 타석에서 더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롯데가 0-0으로 맞선 3회말 1사 2·3루에서 삼성 선발투수 좌완 이승현을 상대로 깨끗한 중전 안타를 생산,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고승민은 5회말 세 번째 타석도 쉬어가지 않았다. 롯데가 2-0으로 앞선 무사 1루에서 바뀐 투수 양창섭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쳐내 1·3루 찬스를 중심 타선에 연결했다. 롯데는 2사 후 터진 전민재의 3점 홈런으로 5-0까지 달아나면서 승기를 굳힐 수 있었다.
고승민은 수비에서도 번뜩였다. 4회초 무사 1루에서 구자욱의 우익수 방면 빗맞은 안타성 타구를 슈퍼 캐치로 잡아냈다. 자신의 머리 뒤로 넘어가는 까다로운 타구를 끝까지 쫓아간 집념, 집중력, 센스가 빛났다.
고승민은 앞서 지난 17일 삼성과의 더블헤더에서도 수차례 호수비를 선보이며 팀의 싹쓸이 승리에 기여했던 가운데 최근 좋은 흐름을 그대로 이어갔다. 시즌 타율도 0.306(147타수 45안타)까지 끌어올렸다.
고승민은 지난해 120경기 타율 0.308(481타수 148안타) 14홈런 87타점 OPS 0.834로 규정타석 첫 3할, 세 자릿수 안타, 두 자릿수 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유망주 껍질을 깨뜨리고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고승민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타격은 물론 수비까지 일취월장, 리그 전체에서 손꼽히는 2루수로 올라섰다. 롯데도 고승민-전민재 키스톤 콤비를 앞세워 단독 2위로 도약했다.
고승민은 경기 종료 후 "우선 최근 경기에서 선수들 많이 다치고 있는데, 이렇게 예민한 분위기 속에서 선수단이 이겨내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롯데는 이날 5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장두성이 헤드샷 사구를 맞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전민재의 3점 홈런 이후에는 후속타자 윤동희가 삼성 투수 양창섭이 던진 초구 148km/h짜리 직구가 얼굴 쪽으로 날아오면서 깜짝 놀라 그라운드에 쓰러지기도 했다. 천만다행으로 윤동희가 이를 피하면서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양창섭이 윤동희에 던진 공이 의도적이라고 판단, 그라운드로 뛰쳐 나와 삼성 벤치를 향해 격하게 항의했다. 양 팀 선수들이 김태형 감독을 말리고, 삼성 선수들이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더 큰 충돌 없이 벤치 클리어링이 종료됐다.
롯데는 지난달 2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전민재가 헤드샷 사구에 맞은 후유증으로 2주 넘게 이탈하는 아픔을 겪었다. 최근에도 유독 몸에 맞는 공이 속출하면서 선수단 전체가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일단 롯데와 삼성은 오해를 푼 것으로 보인다. 5회말 종료 후 클리닝 타임 때 삼성 최고참 강민호와 롯데 주장 전준우가 짧게 대화를 나누면서 더는 분위기가 과열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삼성 주장 구자욱 등이 롯데 쪽에 재차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고승민은 이 때문에 "삼성에서 구자욱 선배를 포함해 베테랑 선배들이 직접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주셨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지금 팀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것 같다. 공수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더 높은 곳에 갈 수 있도록 나부터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