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도대체 손흥민은 어디까지 내다 본 것일까.
토트넘 홋스퍼가 결국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6월 지휘봉을 잡은 지 불과 약 8개월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토트넘 구단은 11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남자 1군 헤드코치 포지션에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으며, 토마스 프랭크는 오늘부로 팀을 떠난다"고 발표하며 경질 사실을 공식화했다.
구단은 성명을 통해 프랭크 감독 선임 당시 기대와 지원 의지를 분명히 했음을 강조했다. 토트넘은 "토마스는 2025년 6월 부임했고, 우리는 함께 미래를 구축할 수 있도록 그에게 필요한 시간과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성적과 경기력 부진이 이어지면서 결단을 피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구단은 "결과와 퍼포먼스가 이 시점에서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경질 배경에는 심각한 리그 성적 부진이 자리한다.
토트넘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16위에 머물러 있으며 강등권과 승점 차는 단 5점에 불과하다.
최근 흐름은 더욱 좋지 않았다. 리그 8경기 연속 무승으로, 이는 2008년 10월 이후 최장 무승 기록이다. 최근 17경기 성적도 2승에 그쳤고, 이 기간 승점은 12점에 불과했다.
특히 가장 최근 경기였던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 1-2 패배가 결정타가 됐다.
프랭크 감독은 뉴캐슬전 패배 이후까지만 해도 인터뷰에서 "나는 아스널전에서도 감독으로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지만 구단 수뇌부 판단은 달랐다.
내부적으로 이미 상당한 압박이 가해지고 있었고, 최소 한 명 이상의 경영진이 경질 가능성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해당 인터뷰 이후 1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경질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프랭크 감독 체제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파리 생제르맹과의 UEFA 슈퍼컵 경기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고, 번리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리그 개막 연승을 거두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11월 이후 리그 17경기에서 단 12점 수확에 그치며 급격한 하락세에 빠졌다.
심지어는 2026년 들어서 리그 승리가 단 한 번도 없었다. 브렌트퍼드, 선덜랜드와 무승부를 기록한 뒤 본머스에 패했고, FA컵에서는 애스턴 빌라에 탈락했다. 웨스트햄전 패배까지 이어지며 홈팬들의 야유가 거세졌다.
일부 경기에서는 반등 조짐도 있었지만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번리, 맨체스터 시티와 각각 2-2 무승부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 0-2 패배, 뉴캐슬전 패배로 무승 행진은 계속됐다. 특히 홈경기에서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프랭크 감독 체제에서 토트넘은 리그 홈경기 승점 10점에 그쳤다.
그럼에도 유럽대항전 성과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리그 페이즈를 4위로 마치며 16강에 직행하며 체면을 세웠다.
이는 바르셀로나, 첼시, 레알 마드리드, 디펜딩 챔피언 PSG보다 높은 순위였다. 조별리그 8경기에서 5승 2무 1패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보였다. 리그와 극명히 대비되는 성적이었다.
부진 원인으로는 대규모 부상 악재가 반복적으로 지목됐다.
시즌 개막 직전 제임스 매디슨이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장기 이탈했고, 데얀 쿨루셉스키 역시 무릎 문제로 시즌 내내 출전하지 못했다. 여기에 루카스 베리발, 벤 데이비스, 히샬리송, 로드리고 벤탄쿠르, 모하메드 쿠두스 등 다수 핵심 자원이 줄줄이 전력에서 빠졌다.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징계 결장까지 겹쳤다.
선수단 구성 문제도 변수였다. 토트넘은 2025-2026시즌을 앞두고 사비 시몬스, 모하메드 쿠두스를 합계 1억 1410만 파운드(약 2270억원)에 영입했고, 주앙 팔리냐와 랑달 콜로 무아니를 임대로 데려왔다.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코너 갤러거와 수자도 추가 영입했다. 그러나 공격형 미드필더진의 연쇄 부상으로 투자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이에 대해 로메로는 "1군 가용 인원이 11명뿐이었던 상황은 '부끄러운 일'이다"라며 구단 보드진을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프랭크 감독은 토트넘을 이끌기 전 브렌트퍼드에서 7년간 팀을 이끌며 구단 역사상 첫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달성하고 4시즌 연속 잔류를 이끈 지도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토트넘은 그를 데려오기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불했다. 브렌트퍼드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토트넘은 프랭크 감독과 그의 코치진 영입 보상금으로 670만 파운드(약 133억원)를 지급했다.
여기에 이번 경질로 추가 보상금까지 발생해 재정적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토트넘은 후임 선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 종료까지 임시 감독 체제를 택할지, 곧바로 정식 감독을 선임할지는 미정이다. 다만 차기 사령탑은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라는 무대에서 곧바로 팀을 지휘하게 된다.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2008년 이후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토트넘은 이후 안지 포스테코글루 경질, 프랭크 선임, 그리고 8개월 만의 재경질까지 격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즌 중반 감독 교체라는 승부수가 강등 위기 탈출과 유럽대항전 경쟁력 유지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