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선발투수 임찬규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기나긴 줄다리기 중이다.
LG 트윈스 선발투수 임찬규는 야구에 진심인 선수다. 늘 공부하고 연구한다. 그런 그에게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임찬규는 "올해는 슬라이더가 조금이라도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내비쳤다.
그간 임찬규는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를 주로 활용했다. 약 5~6년 동안 슬라이더를 틈틈이 시험해 봤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지난해 염경엽 LG 감독은 임찬규에게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여 보라고 주문했다. 임찬규는 팀 동료 디트릭 엔스가 알려준 그립에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스위퍼를 던지는 방식을 접목해 자신만의 슬라이더를 만들고자 했다. 잘 통한 날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완벽하지 않았다.
포기할 순 없다. 올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임찬규는 "구종 연마를 위해 정규시즌 때와는 다른 볼 배합을 가져가 봤다. 슬라이더를 더 낮게 던지려 했는데 스트라이크존에 형성되더라. 그래도 공이 방망이 끝에 걸려 범타가 나왔다"며 "공의 움직임 자체는 좋았던 것 같다. 포수 (박)동원이 형도 괜찮다고 했다. 원하는 코스에 넣을 줄 알면 더 나을 듯하다"고 밝혔다.

LG 트윈스 선발투수 임찬규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LG 트윈스 선발투수 임찬규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임찬규는 "슬라이더는 옆으로, 횡으로 떨어지는데 평균 구속이 어느 정도 나오는지는 잘 모른다. 던지면서 알아가야 한다"며 "어느 타이밍에 써야 할지도 고민 중이다. 좌타자의 몸쪽으로 많이 구사하려 했는데, 커브와 같이 섞으면 우타자에게 높은 슬라이더를 던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전했다.
슬라이더를 장착하려는 목적은 무엇일까. 임찬규는 "땅볼을 유도하는 것도 좋고, 공이 방망이 끝에 맞게 하려는 이유도 있다. 타자의 방망이가 패스트볼 타이밍에 나왔을 때 걸리지 않게끔 해야 한다"며 "슬라이더가 높은 코스에서 형성되면 거기서 커브를 떨어트리는 것도 가능하다. 여러 피치 터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설명했다.
위험 부담도 있다. 높은 슬라이더가 실투가 되면 피홈런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임찬규는 "사실 모든 공이 그렇지 않나"라며 덤덤히 말한 뒤 "그동안 슬라이더의 구종 가치가 크지 않아 잘 쓰지 못했다. 슬라이더 타이밍에 커브나 체인지업을 활용하곤 했다. (시범경기에서) 슬라이더의 빈도를 조금씩 늘리는 등 더 연습해 보려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LG 트윈스 선발투수 임찬규가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호투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LG 트윈스 선발투수 임찬규가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호투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올해 목표도 연장선에 있다. 임찬규는 "슬라이더에 굉장히 오랫동안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그래도 어렵다"며 "결국 타자를 더 잘 잡아내기 위해 구종을 추가하려는 것이니 슬라이더가 조금이라도 더 좋아졌으면 한다.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1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임찬규는 2023~2024년 처음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2023년엔 30경기 144⅔이닝서 14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지난해엔 25경기 134이닝에 등판해 10승6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3을 빚었다.
특히 포스트시즌 더욱더 빛났다.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MVP를 거머쥐었다. 2경기 11⅓이닝서 2승 평균자책점 1.59로 맹활약했다. 플레이오프서도 시리즈 전적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상태서 3차전 선발로 출격해 승리를 가져왔다. 5⅓이닝 무실점을 선보였다.
올 시즌엔 슬라이더와 함께 더 발전하려 한다.

LG 트윈스 선발투수 임찬규가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호투한 뒤 포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