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3-12 09:53
스포츠

트럼프 대통령 "이란 월드컵 참가 환영" 밝혔는데…이란 스포츠 장관 "어떤 경우에도 참가할 수 없다" 보이콧 확정

기사입력 2026.03.12 07:22 / 기사수정 2026.03.12 07:22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참가하는 이란 축구 대표팀을 언제든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란이 결국 불참을 선언했다.

이란 정부는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피살에 따른 보복 조치로 대회 '보이콧'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영국 가디언 등 복수의 현지 언론들은 11일(한국시간) "이란 스포츠부 장관은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여러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스포츠부 장관은 이날 국영 TV에 출연해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며 우리 지도자를 암살하고 수천 명의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상황에서, 어떤 경우에도 월드컵에 참가할 수 없다"고 못 박으며 사실상 불참을 확정 지었다.

도냐말리 장관은 "우리 아이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며, 근본적으로 월드컵 참가를 위한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다"면서 "미국이 이란에 자행한 악의적인 행동들을 고려할 때 8~9개월 만에 우리에게 두 차례 전쟁을 강요했고 수천 명의 국민을 죽이고 순교하게 했다. 따라서 우리는 절대로 그들의 주둔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이란의 안전한 참가를 보장받았다고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온 발언이다. 축구를 통해 평화를 실현하려던 FIFA의 구상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0일 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이란 정부는 자국 영토에 자행된 악의적인 행동과 수많은 인명 피해를 이유로 미국 주도의 대회를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앞서 메흐디 타즈 이란축구협회 회장 역시 "월드컵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없다"며 정부의 결정을 예고한 바 있으며, 실제 도냐말리 장관의 발언으로 보이콧은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이란은 이미 지난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월드컵 준비 회의에 참가국 중 유일하게 불참하며 강경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인판티노 FIFA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를 활용해 이번 위기를 타개하려 애썼다.

인판티노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 대통령은 이란 팀의 참가를 언제든 환영한다고 강조했다"며 축구가 세상을 하나로 묶는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의 반응은 인판티노 회장의 예상과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인터뷰에서 "이란의 참가 여부는 상관없다"고 언급하며 이란을 '패배한 나라'로 규정하는 등 이란의 감정을 자극해왔던 것을 고려했을 때 이번 '환영' 메시지는 이란 측에 진정성 없는 정치적 수사로 받아들여진 모양새다.



조 추첨까지 완료된 상황에서의 일방적 기권은 현대 축구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든 대사건이다.

지난 1950 브라질 월드컵 당시 프랑스와 인도가 경비 문제로 불참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본선 진출 확정 후 정치적 이유로 보이콧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당초 이란은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함께 G조에 편성돼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에서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란의 이탈로 인해 대회 운영 전반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미국 내 보안 문제와 선수단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이란 측의 주장은 개최국인 미국의 대회 운영 능력에 대한 공격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이란이 끝까지 보이콧 입장을 고수할 경우 FIFA로부터 막대한 페널티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FIFA 규정에 따르면 대회 시작 전 기권 시점에 따라 최대 55만5000유로(한화 약 9억4879억원)의 벌금이 부과되며, FIFA 징계위원회를 통해 향후 월드컵 출전 금지 등 강력한 스포츠 제재가 뒤따를 수 있다.

인판티노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합의를 통해 안전을 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한 만큼, FIFA가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본보기식 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