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용산, 김유진 기자) '공동경비구역 JSA'의 주역들이 개봉 25년 만에 한 자리에 모여 영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CJ ENM 30주년 기념 비저너리(Visionary) 선정작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감독 박찬욱) Homecoming GV(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병헌, 이영애, 김태우가 참석했다.
2000년 9월 개봉한 '공동경비구역 JSA'는 비무장지대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분단 현실과 남북한 군인들의 관계를 인간적으로 그려내며 약 5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송강호가 북한 군인 오경필 중사 역을, 이병헌이 남한 군인 이수혁 병장 역으로 출연했으며 이영애는 중립국 감독위원회(NNSC)의 스위스 출신 소피 장 소령 역을, 김태우는 남한 군인 남성식 일병 역을 연기했다.
개봉 후 25년 만에 박찬욱 감독과 출연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뜻 깊은 시간이 열리며 의미를 더했다.
CJ ENM은 2020년부터 방송, 영화, 음악, 예능 등 한국 대중문화 전 분야에서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토대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대체 불가의 인물들을 '비저너리'로 선정해 왔다.
올해 30주년을 맞아 영화 부문 비저너리 선정작으로는 '공동경비구역 JSA'를 택했다.
자리에 함께 한 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장은 이 자리에서 '공동경비구역 JSA'를 비저너리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이 작품은 감독님의 예술적인 비전을 간직하면서 상업적인 확장성을 갖는 첫번째 영화가 아닐까 싶다. 이후에 이런 비슷한 영화가 만들어지게 된 동력을 영화 산업에 불어넣고, 또 그런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들이 여러 장르에서 활약하면서 지금의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5년 전 영화여서 기억이 가물가물한 부분도 많고, 왜곡된 기억도 있을 수 있지만 최선을 다해 떠올려보겠다"고 인사한 박 감독은 영화를 제작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만들 때는 비장한 각오로 만들었다. 앞에 두 편의 영화가 흥행이 안돼서, 세번째 기회마저 놓치면 이 작품이 유작이 될 것이라는 절박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당시가 국가보안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던 시기였기에 제작사(명필름)와 단단히 마음을 먹고 시작했던 영화였는데, 개봉할 때가 되니 故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서 정상회담을 하고, 그래서 그 걱정은 정말 쓸데없는 것이 돼버렸다"며 웃었다.
배우들도 영화 개봉 25주년에 감격하며 각자의 추억을 돌아봤다.
송강호는 "조금 전 영화가 상영되는 2시간 동안 저희는 오붓하게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25년 만에 이렇게 만나서 밥을 먹는데 약간 기분이 이상하더라. '저 분이 예전에 그렇게 말이 많으셨나' 할 정도로 정말 지나온 세월이 가지고 있는 그리움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들이 짧은 시간이지만 서로 소통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정말 좋은 시간이다"라고 기뻐했다.
이병헌은 "이 영화를 시사회에서 처음 보고,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정말 너무나 감동을 했었던 25년 전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게 난다"며 "오늘 25년 전의 이 영화를 보는 관객 분들을 보니까 다들 굉장히 젊은 세대들의 관객들이신 것 같더라. 그 중에는 처음 이 영화를 접하신 분들도 많은 것 같았다. 그 분들에게 어떤 감상이었을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공동경비구역 JSA'는 저에게 '흥행 배우'라는 수식어를 처음으로 안겨준 의미 있는 영화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영애는 "사실 오기 전에 좀 망설이기도 했고, 떨렸었다. '공동경비구역 JSA'를 할 때도 여자 배우는 저 한 명이었다. 그래서 외로운 감이 있었다. 오랜만에 CJ 덕분에 25년 만에 이렇게 모이게 됐다"고 기뻐했다.
또 개인 일정으로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신하균을 언급하며 "신하균 씨가 안 계셔서 너무 아쉽지만, 완전체가 된 것이 처음이라 떨리고 부끄럽기도 하다. 너무 따뜻하고 고마운 시간이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박 감독도 "(신)하균이가 오늘 자리에 빠지게 됐는데, 놀러갔다고 하더라 . 얼마나 재밌는데 놀러갔는지는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며 "오늘 자리에 배우 뿐만 아니라 참여했던 스태프들도 와있다. 이렇게 모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태우는 "영화에 참여한 배우로서는 정말 감동적인 자리다. 남성식 일병이 나이가 들어서 50대 중반이 됐다"고 웃으며 "51살 막내 신하균 씨가 안 와서 귀한 막내를 담당하게 됐다. 저도 웬만한 현장에 가면 거의 큰형이다"고 넉살을 부렸다.
이어 "'공동경비구역 JSA'는 시나리오 때문에 한 것이다. 우연치 않게 시나리오를 읽게 됐는데, 너무 하고 싶더라. 제게는 너무 천운 같은 작품이다"라고 밝혔다.
송강호와 이병헌, 이영애, 김태우는 "'공동경비구역 JSA'는 기적 같은 작품"이라고 입을 모으며 "이 작품으로 나라는 배우를 소개할 때 가장 먼저 얘기하게 되고, 잘 설명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되짚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영화 스틸컷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