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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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탈락'에 환호한 이란 20대, 군경 총격에 사망

기사입력 2022.12.01 16:40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이란 축구대표팀의 16강 탈락에 환호하던 이란 남성이 군경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알려졌다. 

‘BBC'와 ’가디언‘을 비롯한 영국 매체들은 인권 활동가들의 말을 인용, 메흐란 사막(27)이 이란-미국전 직후 카스피해에 접한 이란 북부 도시 반다르 안잘리에서 자신의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이란 대표팀의 패전을 축하하다가 총에 맞았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는 "보안군(군경)이 그를 직접 겨냥해 머리를 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인권단체 이란인권센터(CHRI)도 사막이 이란의 패배를 축하하다 보안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이란 남성은 왜 자국의 패배에 환호했고, 이란은 왜 그에게 총격을 가했을까. 

현재 이란은 반정부 시위가 한창이다. 지난 9월 16일 마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뒤 숨진 채 발견되자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9월 27일엔 시위대에 참가했던 하디스 나자피가 시위 중 히잡을 벗자 그 자리에서 보안군에게 총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반정부 시위가 더 격화됐다. 



이란 축구대표팀도 조별리그 1차전 잉글랜드전에서 국가를 부르지 않는 행위로 반정부시위에 동참 의사를 전한 바 있다. 이에 이란 당국이 가족과 선수들을 협박하고 있다는 외신의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상당수 이란인은 이란 대표팀이 이란 정권을 대변한다고 보고 이번 월드컵에서 이란 대표팀에 대한 응원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란 대표팀이 정치적 앙숙인 미국에 패하며 탈락한 모습을 지켜본 이란인들은 이를 자축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반정부 시위대가 반다르 안잘리를 비롯해 수도 테헤란과 '히잡 시위' 확산의 시발점인 북부 쿠르디스탄주 사케즈 등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환호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된 바 있다.



한편, 사망한 남성은 미국전에서 뛴 미드필더 사이드 에자톨리히의 지인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사막처럼 반다르 안잘리 출신인 에자톨리히는 자신의 SNS에 사막과 어린 시절 유소년축구팀에서 함께 뛰었다고 소개하며 비통함을 드러냈다.

그는 "너를 잃었다는 지난 밤의 비통한 소식에 가슴이 찢어진다"고 심경을 밝힌 뒤, "언젠가는 가면이 벗겨지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 우리 조국이 이런 일을 당할 이유가 없다"고 분개했다.

사진=로이터,AFP/연합뉴스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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