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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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보내 달라" 요구 거절…허문회 감독 뜻있다

기사입력 2020.07.20 05:30 / 기사수정 2020.07.20 05:01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김현세 기자] "우리는 결과를 보고 판단합니다. 중요하지만, 과정을 봐야 할 필요성도 분명 있습니다."

17일 대구 삼성전이 끝나고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에게 주장 민병헌이 찾아 갔다. "2군 가고 싶습니다." 최근 타격이 개운하지는 않지만 허 감독으로서 의외였다. 해당 경기는 2타수 1안타를 쳤고 감독 관점에서 '좋은 타구'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민병헌은 최근 기복이 있는 데 타격 메커니즘이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봤고 되찾을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2군 보내 달라고 하더라. '안 된다'고 했다." 허 감독은 이유가 있었다. 기록상으로 재정비가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지만 과정에서 주장 민병헌이 해 주는 역할이 분명 크다고 봤다. 리더십이다. 허 감독은 "민병헌이 주장으로서 하는 일이 많다"며 "팀 분위기를 만드는 리더십이 좋다. 야구는 멘탈게임이지 않나. 2군 내리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다"라며 민병헌 부재 시 팀 전체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허 감독은 선발 명단 9명을 짤 때 '그때그때 컨디션 좋은 선수만 기용하는 것'이 야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주전은 믿어 줘야 하지만 사이클이 있다. 그는 "9명 가운데 누군가 컨디션이 떨어져 있을 때 서로 상쇄해 주는 것"이 야구라고 말해 왔다. 민병헌을 2군 보내고 당장 컨디션 좋은 선수를 기용할 시 확률상 공격력이 오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는 "멘탈 게임"에서 리더를 빼면 선수단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민병헌은 18일 대구 삼성전이 끝나고 다시 허 감독을 찾아 갔다. '2군에 보내 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그는 "대신 이틀만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허 감독은 민병헌을 19일 대구 삼성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고 월요일 휴식일까지 타격 메커니즘을 정상화해 오겠다는 요구를 들어 줬다. 민병헌은 선발 출장하지 않는데도 19일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내내 방망이를 들고 있었다. 타격 훈련도 해 가면서 감각을 되찾으려 애썼다.

허 감독은 민병헌과 두 차례 면담을 상기했다. 그는 19일 브리핑에서 "선수 개인을 생각했을 때 (2군행 요청 거절이) '내 욕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을 달라고 했을 때 흔쾌히 허락했다"며 "우리 주장이고 주전이다. 내가 믿어 줘야 하는 것이고 민병헌이 없으면 팀이 힘들다. 그동안 주장이라는 것만으로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과감히 뛰어 왔다. 몸이 자산인데도. 우리는 결과만 보고 판단하지 않나. 중요하지만, 과정을 볼 필요성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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