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5:04
스포츠

[PEOPLE] SK의 승리를 기다린 또 한 사람, 치어리더 김보라

기사입력 2010.01.22 14:41 / 기사수정 2010.01.22 14:41

이동현 기자

치어리더를 말하다(2) - SK의 승리를 기다린 또 한 사람, 치어리더 김보라

[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타고난 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프로 스포츠 응원단의 세계는 무척 매력적일 것이다. 많은 사람의 환호성 속에서 화려한 공연을 만들어 나가며 자신의 가치를 찾아나가는 것만큼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

서울 SK 나이츠의 치어리더 김보라(24)씨. 치어리더로 활동을 시작한 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은 새내기지만 그녀는 자신의 일에 '천직'이라는 표현을 썼다. 바깥에서 보는 것에 비해 엄청나게 고된 일이지만 그저 즐겁다고 한다.

"체육관에 관중이 많으면 때로는 긴장도 되지만 그것까지 즐기려고 해요. 환호성과 열기, 그런 것들 덕분에 더 힘이 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주목받기를 원하니까…."

기대했던 대답 그대로였다. 그녀는 자신을 '원래 긍정적인 성격'이라고 소개하며 힘들어도 즐겁다고 했다. 최근 SK의 홈 경기가 연전 스케줄로 잡혀 있는데다 여자 프로농구 금호생명의 치어리더까지 겸하고 있어 무척 바쁘지만 오히려 그게 좋다고 했다.

"일할 때는 바빠야 좋아요. 많은 경험을 쌓는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코트에 많이 서봐야 좋은 거니까요." 만만찮은 일정을 소화하는 그녀의 에너지원이 느껴졌다.

지난 10일은 SK에게 무척 의미 있는 날이었다.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누르고 지옥 같았던 13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난 것이다. SK 선수단이 모처럼 코트에서 승리 세리머니를 펼치는 가운데 그들 뒤에서 경기장을 빛나게 하는 응원단의 모습도 유난히 밝아 보였다.

"팀 성적이 나쁘면 분위기가 좀 안 좋아지는 건 사실이에요. (경기에서) 지고 나면 다들 기운이 없죠. 11연패, 12연패 할 때는 정말 힘도 안 났어요. 그래도 응원은 해야 하니까 열심히 하자고 팀원들과 이야기하며 마음을 다잡아 보기도 하고 그랬죠."

성적이 나쁜 팀치고 분위기가 좋은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승리를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프로스포츠의 속성상 당연한 일이다. SK도 예외는 아니어서 13연패 기간 중 구단 안팎의 기류가 심상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연패를 끊자마자) 3연승을 했고 회식도 했어요. 분위기가 아주 좋았어요. 마치 축제에 온 것 같은…. 앞으로 잘하면 6강 플레이오프에도 갈 수 있겠다는 분위기였죠." 최근 SK가 전열을 가다듬고 상승세로 돌아서자 김보라씨도 덩달아 신바람이 나는 모양이었다.

김보라씨는 대학생 시절 치어리더로 활동한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원래 스포츠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다가 프로야구 LG 트윈스 등에서 '예진아씨'라는 별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치어리더 강예진씨의 소개로 본격적인 치어리더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이제 데뷔 시즌의 후반부에 접어든 소감은 어떨까. "이제 다 적응됐어요. 마음이 편해지고, 욕심도 생기고. 하나씩 알아간다는 사실에 들떠 있어요." 역시 이번에도 예상했던 대답 그대로였다. 앞으로 치어리더 생활을 오래 하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여졌다.

농구 시즌이 끝나면 어느 팀을 맡게 되는지를 묻자 그녀는 "아직 처음이라 잘 모르겠어요. 회사에서 하는대로 따라가야죠"라며 말을 아끼는 듯하더니 "그래도 야구 치어리더는 꼭 해보고 싶어요"라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다소 짓궂은 질문을 했다. 많게는 20여 가지나 되는 공연 레퍼토리를 소화하다 보면 실수를 전혀 안 할 수는 없을 터. 동작이 틀렸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물었다.

"당당하게 틀려야 돼요. 예전에는 (안무를 틀리면) 표정이나 몸짓에서 티가 났는데, 요즘은 우물쭈물하지 않고 빨리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고 있어요." 어느새 베테랑의 완숙미까지 느껴지는 루키 치어리더 김보라씨가 살짝 공개한 노하우다.

honey@xportsnews.com

[사진 = 치어리더 김보라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이동현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