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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내 인생 마지막 기회"…'오! 캐롤' 주병진, 41년 만의 도전

기사입력 2018.08.09 15:2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개그계의 대부 주병진이 데뷔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한다. '오! 캐롤'을 통해서다.

‘오!캐롤’이 16일 디큐브 아트센터에서 1년 6개월 만에 돌아온다.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노래를 사랑 이야기로 엮어낸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향수를 부르는 는 닐 세다카의 음악을 베이스로 젊은 층에게는 유머를, 중 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선물한다. '오 캐롤(Oh Carol)’, ‘유 민 에브리씽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 ‘원 웨이 티켓(One Way Ticket)’, ‘스튜피드 큐피드(Stupid Cupid)’ 등 닐 세다카의 히트 팝을 녹여낸다. 2005년 미국 초연했고 2016년 11월 국내 초연했다.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결혼식 당일 신랑에게 바람 맞은 주인공 마지를 위로하기 위해 그녀의 절친 로이스가 마지의 신혼여행지였던 파라다이스 리조트로 함께 여행을 떠나 생기는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로이스는 친구에게 새로운 사랑을 찾아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그곳에서 델과 게이브를 만난다. 파라다이스 리조트에는 화려한 스타였으나 지금은 리조트의 사장이 된 에스더와 그녀를 20년 간 짝사랑한 무명 코미디언 출신 리조트 MC 허비의 러브스토리도 있다.

주병진은 데뷔 41년 만에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발을 들인다. 9일 노보텔앰배서더 강남 샴페인홀에서 진행된 뮤지컬 ‘오! 캐롤’ 제작발표회에서 "뮤지컬이라는 거대한 산이 갑자기 다가왔을 때 숨도 쉬지 못하고 주체를 못했다. 제안이 왔을 때 감히 엄두를 못 냈다.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이지 했다. 정신을 못 차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내가 활동한 세월도 세월이지만 이 경험이 뮤지컬 공연을 하는데 도움을 줄까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결론은 내 인생의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큰 도전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도전하고 싶었다. 도전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는 보고 나면 숙연해지고 먹먹해지는 느낌이 많은 작품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오! 캐롤'은 공연을 마치고 관객이 보고 나오는 순간 힐링된 듯한 느낌, 밝아지고 가벼워진다. 내 인생이 조금 더 환해지는 느낌을 받는 작품이다. 나도 그런 기운을 받기 위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주병진은 "방송 활동을 오래 하면 제일 듣기 거북한 것이 '41년 만의 처음 도전'이다, 숫자를 얘기하는 것에 부담이 굉장히 크다. 심리적으로 압박이 아닐 수 없다. 안 해 본 분야에 새로운 도전이라기 보다는 높은 산에 올라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하는 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패하면 마지막이고 성공하면 첫 시작이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감사하겠다"고 이야기했다.

1977년 MBC '개그 콘테스트'로 데뷔한 주병진은 1990년대 MBC 예능 ‘일밤(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부흥기를 이끌고 토크쇼 MC로 인기를 누렸다. 고심 끝에 출연을 결심한 주병진은 위트와 친화력을 가진 MC 허비 역을 맡아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허비가 내 삶과 직결되는 것 같다. 마음에 품은 열정과 에너지와 사랑을 쏟지 못하고 오랜 세월 감춰 온다. 허비도 싱글이고 나도 싱글이다. 가슴 안에 응어리를 뿜어내지 않고 스스로 삭히고 살아온 게 나와 흡사하지 않나 한다. 이 역할을 맡고 다시 해석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90%가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방송할 때는 조금 더 개인주의다. 남이 못 해도 내가 잘하면 상당 부분 만회가 된다. 혼자 있다는 생각도 든다. 뮤지컬 연습 때 감동적인 건 매 순간 즐겁다. 서로 의욕을 불어넣어주고 응원해주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너무 행복했다

주병진은 "음악에 대한 관심은 굉장히 많다. 데이트할 때도 음악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음식점이나 카페는 들어가지도 않았다. 박영석 대표에게 제안을 받을 때 가장 걱정 되는 게 노래였다. 성악을 전공한 분들이 많이 하지 않나. 관객을 압도하는 노래 실력을 내가 조금이라도 흉내내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고민을 털어놓았다. 할 수 있다는 답을 받았는데 난 이해가 안 됐다.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연습하니 조금은 늘더라. 하지만 그건 나만의 생각이고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무대에 설 때 실력을 갖췄나 하는 판단은 아닌 것 같아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성악식 발성이 아닌 일반 가수의 발성으로 하는 게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내 목표는 실력 없는 뮤지컬 배우다. 실력은 없지만 뮤지컬 배우로 인정받는 수준까지 올라가는 게 목표다. 어린 시절부터 밥값을 하자, 실망시키지 말자 주의였다. 노래 실력은 부족하지만 마음으로 들리는 노래를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주병진, 서범석, 성기윤, 윤영석이 파라다이스 리조트 쇼의 유머러스한 MC이면서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애보를 간직한 허비 역을 맡았다. 박해미, 김선경, 이혜경은 젊은 시절 화려한 스타 가수였다가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사장으로, 허비의 진심 어린 사랑에 고민하는 에스더 를 연기한다. 이 외에도 정상윤, 박영수, 정원영, 서경수, 최우리, 스테파니, 허혜진 등이 함께 한다. 이날 배우들은 '솔리테르', '당신은 나의 모든 것', '오! 캐롤' 등의 넘버를 시연했다.

박영석 프로듀서는 "네 쌍의 사랑 이야기인데 영화 '러브 액츄얼리' 같다. 중년과 젊은 층의 사랑 이야기가 얽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재밌는 작품이다. 여러 안무가 나온다. 초연 뒤에 개봉한 '라라랜드'의 첫 군무가 '오! 캐롤'과 비슷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음악의 힘도 크다. 귀에 익어 많이 알고 있다. '유 민 에브리씽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 ‘원 웨이 티켓(One Way Ticket)’, '캘린더 걸(Calendar Girl)'등이 친숙하다. (영화 '쎄시봉'에서) 강하늘이 불렀고 방미의 '날 보러 와요'로 번안됐다. 미국의 팝 가수도 리메이크해서 많이 불렀다. 이번 시즌에는 두 곡이 추가됐다. 닐 세다카의 노래를 뮤지컬화하고 스토리라인을 연결했다. 자연스럽고 흥겨운 뮤지컬"이라고 설명했다.

성기윤은 '허비 역에 딱 맞는 캐스팅'이라는 말에 "막상 캐스팅 되고 고전 중이다. 첫 리딩하고 허비 역에 대한 롤모델을 찾으면서 잠 들었다가 무릎을 치며 일어났다. '그래 주병진이다' 했다.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며칠 뒤 선배님이 오더라. 망했구나 했다. 노래로 승부해야 하나 했는데 윤영석 배우의 노래가 감미롭더라. 캐릭터로 밀어붙이려고 했는데 서범석의 캐릭터가 막강하더라. 허비들의 좋은 점을 모아 연습 중"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초연에 이어 또 한 번 참여한 김선경은 "유쾌, 상쾌 통쾌하다. 문화의 영향력이 크다. 어두운 부분에 밝은 빛을 줄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많은 이들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공연이다. 굉장히 기분 좋고 할 수 있다면 살아 있는 동안 계속 하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서범석도 "자랑하고 싶은 게 많다. 어벤저스가 따로 없다. 연습실에 있는 동안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입이 귀에 걸려 계속 재밌다. 더운 줄도 모르고 연습하고 있다. 심도 있지만 발랄하고 상큼하다. 일상에 지친 이들이 활력을 얻고 행복하게 돌아갈 수 있다"고 거들었다.

서경수는 "좋은 사람들과 밝은 작품에서 밝은 에너지를 받아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정원영은 "델은 훤칠한 키의 최고의 미남이다. 인기가 많아야 한다. 내가 됐다. 뭐가 다른지 알지 않겠나. 고정관념을 깨고 나오는 매력이 있다. 나머지 델보다 키가 작다. 멋있는 척하는 것까지도 귀여운 매력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새롭게 합류한 스테파니는 "항상 어둡거나 여전사 같은 역할을 했다. '미인'에서도 독립투사로 센 여자였다. 밝은 캐릭터는 처음이어서 굉장한 도전이다. 기존 성격도 혼자 있을 때 우울함이 많은 편인데 작품 하면서 웃으며 보낸다. 밝아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재밌게 작품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최우리는 "순간을 즐기려고 한다. 음악이 아는 세대도 있고 모르는 세대도 있다. 모르는 분들도 재밌게 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혜진은 "대선배들이고 카리스마가 굉장해 걱정했다. 내가 누가 되지 않을까, 좋은 작품에서 실수하지 않을까 했다. 걱정이 무색하게도 행복한 분위기를 주도해줬다. 연습할 때 힘든 부분은 없었다. 오히려 내가 어려워한 부분은 선배님들이 먼저 도와줬다"며 고마워했다.

16일부터 10월21일까지 신도림 디큐브 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12월 22일부터 이듬해 1월 20일까지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이어간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쇼미디어그룹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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