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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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며칠 더 출근할 수 있습니다"…'플레잉코치 선임' 이재원, KS 누구보다 간절했던 이유 "그렇게 끝내고 싶진 않았다" [인터뷰]

기사입력 2025.11.12 11:29 / 기사수정 2025.11.12 11:29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이재원이 플레잉코치로 인생 제 2막을 준비한다.

한화는 11일 "포수 이재원을 플레잉코치로 선임했다"며 "이재원의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높이 평가해 플레잉코치 역할을 제안했고, 이재원도 흔쾌히 구단의 제안을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한화 구단은 "이재원이 코치로서 팀 내 젊은 포수들의 기량 향상을 이끌어낼 것이라 기대하며, 선수로서도 아직 팀에 기여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화가 이재원에게 플레잉코치 제안을 건넨 건 지난 7월이다. 주전 포수 최재훈이 중심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허인서와 장규현 등 잠재력 있는 젊은 포수들의 출전 기회를 늘리며 세대교체를 해야 할 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은퇴에 가깝다. 베테랑 선수가 필요한 순간이 오겠지만 이재원은 다음 시즌부터 선수보다 코치에 무게를 두고 1군에서 동행할 예정이다. 이재원은 "감독님께서 1군에서 같이 하면서 많이 배우자고 하셨다. 좋은 코치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플레잉코치 정식 발표가 났는데 소감은.

▲갑작스럽게 된 건 아니었다. 몇 달 전부터 준비를 해서 크게 감흥은 없다. 차근차근 준비헀다. 그래도 선수들이 잘해줘서 한국시리즈까지 가서 개인적으로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의 마음은.
▲사실 생각을 전혀 안 하고 있었다. 그때는 팀이 1~2등을 하고 있었고 내 거취를 얘기하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봤는데, 감독님이 먼저 말씀을 주셔서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고, 한 달 정도 후에 답변을 드렸다.

-마지막이 정해진 상황이라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가 더 간절했을 텐데.
▲사실 플레이오프 5차전 출근하는 날이 가장 긴장됐던 것 같다. 마지막 출근일 수도 있고, 또 그렇게 끝내고 싶진 않았다. 한국시리즈에서 마무리하고 싶지 플레이오프에서 하고 싶진 않아 정말 간절했는데, 후배들이 너무 잘해줘서 한국시리즈를 밟을 수 있었다.

-마지막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하는 모습이 있었다.
▲정말 진심이었다. 후배들이 농담 삼아 '하루 더 출근 못 시켜줘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한국시리즈 가고 나서는 '선배님, 며칠 더 출근할 수 있게 됐습니다' 했었다. 너무 고마운 마음밖에 없다.

-제안이 없었다면 선수 생활에 대한 미련이 있었을까.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고민은 많이 했다. (허)인서도 있고, (장)규현이도 있어서 마음에 걸리기도 했는데, 올해가 타이밍이 좋다고 봤다. 작년까지는 후배들이 어리니까 내가 그래도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했고 팀 성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은퇴 기로에서 한화에 와 2년을 더 뛰었다. 
▲한화 와서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경기를 많이 나가서 깔끔하게 은퇴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개인 성적이 더 좋았으면 좋았겠지만, 그건 많이 내려놓은지 오래다. 그래도 포수로서 팀 성적이 제일 중요했는데 (최)재훈이랑 후배들이 너무 잘해줘서 최고참으로 말년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고 플레잉코치를 하는 거니까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선수 생활을 돌아보면 어떤가.
▲젊었을 때는 참 뭣도 모르고 치열하게 했던 것 같다. 김성근 감독님 밑에서는 뭔가 하기 싫을 정도로 훈련을 많이 했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되어서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었다. 야구를 시작하고 마무리할 때까지 내 개인적으로 잘하기도, 못하기도 헀지만 팀은 계속 잘하기만 했어서 그건 큰 운, 큰 복이었던 것 같다. 항상 우승권에 있었고, 우승도 많이 했다.

-최재훈 선수, 또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
.▲야구장에서 많이 대화하고 얼굴 볼 거니까, 사실 특별하게 바뀌진 않을 거다. 나도 배울 게 많다. 부족한 점이 있으면 배우고 싶다. 사실 큰 복은 감독님과 코치님이다. 혼자 외롭게 시작하는 게 아니라, 좋은 코치님들이 계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사실 야구를 하면서 지금까지 비시즌에는 항상 불안했다.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고, 몸은 쉬더라도 마음이 편히 쉬지 못했다. 그런 상황이었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무 생각 없이 한량처럼 지내고 있다. 틈만 나면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다. 이제 시즌 들어가면 선수들도 코치들도 스트레스 받고 힘들 텐데, 며칠은 부담 없이 지낸 뒤 준비하려고 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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