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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의생' 문태유 "허선빈과 뽀뽀신♥, 92세 할머니 칭찬 들었죠"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1.10.04 10:00 / 기사수정 2021.10.04 04:59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문태유가 전미도, 하윤경과의 연기 케미를 자랑했다.

지난 9월 16일,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이 시즌2를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슬의생'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

문태유가 맡은 용석민은 율제병원의 신경외과 펠로우로, 좋은 조건에 맞춰 종합병원으로 떠났으나 시즌2에 다시 돌아온 인물. 시즌2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허선빈(하윤경 분)과의 러브라인, 캐릭터의 성장 서사가 시청자들의 이목을 모았다.

문태유는 9월 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문태유는 전미도(채송화)와의 연기에 대해 "누나랑은 '스위니 토드'라는 작품에서 먼저 만났다"며 "누나도 저도 긴 호흡의 드라마가 처음이었다. 드라마 연기가 뭔가 '착' 안 붙었을 땐데 내 앞에 누나가 있고 누나 앞에도 제가 있으니까, 누나는 어땠는지 몰라도 저한테는 그 자체로 힘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용석민은 "무대에서 눈을 보고 연기했던 사람이 앞에 있으니까, 완전히 다른 환경에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배우 전미도, 문태유가 카메라 앞이 조금은 편해졌다는 걸 느꼈던 것 같다"며 "나중에 따로 문자도 했다. '누나가 채송화 해줘서 고마웠다'고"라고 덧붙였다.

모든 게 귀찮은 용석민이 연애를 시작했다. 하윤경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문태유는 "윤경이가 실제 성격도 되게 털털하다. 리딩할 때쯤부터 같은 NS(신경외과)라고 얘기도 많이 했다. 나중에 저희 둘이 러브라인인 걸 알게 돼서 둘 다 '뭐야' 이러면서 장난을 치고 그랬다"며 웃었다.

이어 "리액션을 너무 잘 받아줬다. 사실 고백 신도 진짜 뜬금없어질 뻔 했는데 너무 고마웠다"며 "시즌2는 허선빈이 주축이 된 에피소드도 많았지 않나. 그 친구가 그렇게 잘해주니까 두 사람의 연애도 사람들이 더 궁금해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문태유는 "사적으로 고맙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이 자리를 빌어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시즌2부터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한 석민, 선빈 커플.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주길 원했냐는 질문에 문태유는 "사족으로 안 비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제일 컸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얘기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중심적인 이야기를 해치지 않고 시청자분들께 동떨어진 느낌 없이, 부담 없이 다가갔으면 했다"라고 답했다.

시즌2에서는 용석민의 '꽃다발 화해 신'이 화제를 모았다. 문태유는 "작가님이 너무 잘 써주셨다. 꽃집 아들이 꽃 들고 와서, 꽃말로 '용서와 화해'라고 하면서 사과한다는 거 자체가 너무 귀엽지 않나"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 신의 비하인드도 전했다. 그는 "제 나름의 기승전결을 생각했다"며 "그동안 선빈이가 저 때문에 마음 고생을 했고 선배한테도 혼났지 않나. 여러모로 미안하고 안쓰럽고 그래서 감독님께 '나가기 전에 이렇게 한 번 톡톡 해 주면 어떨까요?'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해보자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많이 기억해 줬으면 하는 욕심은 있었지만 용석민의 사과가 드라마적으로 큰 사건은 아니지 않나. 그렇게 비춰지면 제 연기 조절 실패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용석민은 "그 회차는 허선빈의 성장이 주다. 의사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허선빈에게 저는 그냥 추신 혹은 에필로그 느낌으로 묻어야지, 튀는 느낌으로는 안 비춰지길 바랐다"면서 "그 장면에서의 방점은 제가 꽃을 주는 것도 아니고 백허그도 아니고 제가 나간 뒤에 튤립 향을 맡으면서 씩 웃는 허선빈. 그게 저는 그 장면의 마침표라고 생각한다"고 애정을 전했다.

꽃다발 신과 더불어 '몸만 와' 프러포즈도 시청자들의 몰입을 더하며 인기를 끌었다. 용석민은 "아이고, 사실 저는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 근데 다들 멋있다고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고민했던 건, 제가 고백을 이상하게 하지 않았나.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도재학(정문성) 보면서 하고 이 나이에 차도 없다고 그러고, 돈이 전부라는 얘기를 하는 게 욕 먹을 포인트라서 걱정을 했다. 누가 프러포즈를 그렇게 하나"라고 덧붙였다.

문태유는 "그 신은 선빈이가 멋지게 끌고 갔다. 제가 볼 때 용석민은 살짝 지질했다"며 웃어보였다.

연기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문태유에게 기억에 남는 신, 고민했던 신, 만족했던 신을 물었다.

먼저 기억에 남는 신으로는 "시즌2에서 꽃 주고 화해하는 신"이라고 답했다.

고민 신은 "준비를 열심히 했던 신은 환자를 설득하는 신. 용석민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도 보여줄 수 있고, 채송화라는 교수가 어떻게 후배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도 보여줄 수 있지 않나. 여러가지로 저한테 너무 좋은 신이었어서 준비를 제일 많이 했던 장면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환자를 설득하는 말투의 방향성을 채송화 선배의 호흡과 느낌을 따는 쪽으로 해봤다. 선생님들마다 말투가 다 다른데 저는 채송화 쌤한테 붙어다녔으니까, 조금은 그쪽에 더 닮아 있지 않을까 싶었다. 동작들을 미리 대비도 해보고, 환자를 대하는 채송화의 설득을 정말 많이 들어본 사람의 느낌을 내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문태유는 "환자 설득이 목적이지, '연기 잘하죠?' 이게 아니니까. 시청자분들이 보셨을 때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설득은 되네' 느끼실 수 있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음 질문에는 "만족까지는 아니고 제일 좋은 칭찬을 받았던 장면인데, 시즌2에 허선빈이랑 뽀뽀하는 신이다. 저 혼자 남았을 때 제가 막 이렇게 한다. 대본에는 '...' 이런 식으로 (돼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신에서 문태유는 어쩔 줄 모르는 듯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문태유는 "저희 할머니가 92세시다. 할머니가 그동안은 그냥 '고생했다, 잘 봤다' 하셨는데 그 회차에서 처음으로 칭찬을 해주셨다. 제 인생 처음으로 받은 칭찬이었다"라며 벅찼던 마음을 고스란히 전했다.

이어 "공연을 보셔도 그냥 고생했다고 하셨는데 그날따라 '승원(본명)이가 연기가 많이 좋아졌던데? 민망하고 설레고 복잡한 감정을 잘 보여줬다'고 하시더라. 업계 종사자가 평해주시는 것처럼. 그렇다고 드라마를 엄청나게 파고 보시는 분도 아니다. 근데 그 말을 들으니까 세상 그 어떤 칭찬보다, 뭐라고 해야 할까. 충만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 할머니가 나 잘한다고 하면 나 잘하는 거야' 하면서 되게 감동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사실 그런 장면은 드라마에 큰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고, 완벽한 대사가 있는 애드리브도 아니지 않나. 제 나름의 추임새를 넣은 건데 그걸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캐치해주셔서 너무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엑's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김한준 기자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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