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1.04 08:00 / 기사수정 2016.11.04 04:37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시원섭섭한 게 아니라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뿐이에요" 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환하게 웃던 배우 김유정은 인터뷰와 시작과 함께 18살 소녀가 됐다. 종영 소감을 묻자 아쉬움이 잔뜩 묻어나는 목소리로 허전함을 토로한 것.
최근 큰 사랑을 받으며 화제 속에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사랑에 빠지는 남장 내시 홍라온 역을 연기한 김유정. 그의 연기는 극 중 자신의 이름인 '라온'처럼 올여름 시청자들의 마음을 라온으로 가득 채웠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배우 김유정의 필모그래피에도 중요한 작품이었다. 그간 김유정은 주인공의 아역으로 활약했었다. 극의 중심에서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캐릭터를 이끌어가야 하는 역할은 처음이었다. "부담이 없지는 않았어요. 자신감도 떨어졌었죠. 하지만 주변에서 많이 응원해주셔서 힘을 얻었어요"
이제 사람들은 '구르미 그린 달빛' 웹소설만 읽어도 홍라온에 자연스레 김유정의 얼굴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 김유정도 원작의 팬이었다고. 처음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도 무척 기뻤다고 한다. "원작을 재미있게 읽었어요. 효명세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관심이 갔죠. 또 드라마 대본을 받았는데, 드라마만의 톡톡 튀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특히 라온이가 캐릭터가 굉장히 귀여워서 꼭 해보고 싶은 마음과 함께 잘 해낼 수 있겠느냔 의구심도 들었어요"
존재 자체로 사랑스러운 라온이였지만, 이런 라온이를 더욱 귀엽게 만든 건 '남장 여자'라는 캐릭터성이었다. 남자의 복장을 하고 소년처럼 장난치는 라온이는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존재였다. 하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 이전부터 사극에서는 '남장 여자' 캐릭터들이 많이 존재했다. 과거 특히 조선 시대를 그리는 드라마에서 여자 캐릭터는 성별때문에 행동에 제약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설정을 많이 부여하곤 한다. 그 때문에 김유정은 다른 배우들의 '남장 여자'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고민도 했을 터.
"제가 대본에서 만난 삼놈이는 남자인 척 흉내를 내는 캐릭터가 아니라, 정말 앳된 소년 그 자체였어요. 사내아이의 행동, 말투가 삼놈이에게서 묻어날 수 있도록 노력했죠. 딱히 누군가를 참고한다거나 그러진 않았고, 캐릭터 자체를 이해하고 표현하려고 했어요"
극 중 홍라온은 이영을 만나기 전 홍삼놈이라는 이름의 사내로 살아가며 다른 사내들에게 연애 상담을 해줬다. 하지만 정작 사랑에 빠진 라온은 연애에 능한 모습은 아니었다. "연애상담 잘해주고, 연애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 실제 연애할 때는 숙맥이라고 하는데, 라온이가 딱 그랬던 것 같아요. 또 삼놈이의 연애 상담이 잘 먹혔던 건, 삼놈이가 실제로는 여자라 여자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이었고요. 라온이에게는 진짜 마음을 준 사람은 영이 처음이었으니까 모든 게 처음이라 서툴렀던 것 같아요"
또 라온은 극중 역모죄인인 홍경래의 여식으로, 왕세자 이영과의 사랑에 이는 큰 장애물이었다. 특히 18살 소녀에 불과한 라온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에 초반의 통통 튀는 라온의 매력이 후반부에 잘 드러나지 않아 아쉬워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글쎄요. 그건 스토리 전체적인 부분에 필요한 요소였다고 생각해서, 제가 딱히 말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요. 대본을 읽으면서 라온이를 제가 먼저 이해하고, 시청자분들을 설득시켜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면에서 제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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