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대표팀 동료들이) 주눅들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들도 우리처럼 똑같은 프로 선수입니다.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경기는 프로 선수와 고교 선수가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12일(이하 한국시간)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대진표를 분석하면서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초반에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고, 호주와 체코를 상대로는 좋은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도미니카공화국을 꺾을 정도의 전력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디오게임 ‘매든(Madden)’이나 ‘MLB 더쇼'에서 뉴욕 제츠(NFL)나 콜로라도 로키스(MLB)를 박살낸 경험이 있다면, 이 경기에서 볼 수 있는 건 다 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뉴욕 제츠, 콜로라도 로키스 모두 리그에서 약팀으로 평가받는 팀이다. 다시 말해 도미니카공화국이 일방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조별리그 기록이나 팀 전력을 놓고 보면 여러모로 도미니카공화국이 우세에 놓여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미국, 일본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은 도미니카공화국은 1라운드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조별리그에 출전했던 20개국 가운데 팀 타율(0.313), 홈런(13개), 타점(40개), 출루율(0.458), 장타율(0.672·이상 1위) 등 대부분의 팀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마운드도 만만치 않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조별리그 4경기에서 10실점으로 막으며 짠물 투구를 보여줬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생각은 다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정후는 13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진행된 대회 2라운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은 대부분 이름값이 있고 TV에서 보던 스타 플레이어"라면서도 "(대표팀 동료들이) 주눅들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들도 우리처럼 같은 프로 선수"라고 강조했다.
또 이정후는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경기는 프로 선수와 고교 선수가 싸우는 것이 아니다. 우리 역시 한국을 대표해 모인 선수들이다. 경기 다음 날, 경기를 되돌아봤을 때 후회가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후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펼치겠다"며 지금 대표팀엔 운과 좋은 기운이 가득 차 있다. 패기와 기세로 이 자리에 온 것 같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은 각각 류현진(한화 이글스),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두 선수 모두 빅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2021년부터 5년간 빅리그에서 뛴 산체스는 지난해 13승을 기록하는 등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한국 대표팀에서 산체스를 만났던 타자는 이정후, 그리고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즈)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 산체스를 상대로 3타수 1안타 1삼진, 존스는 3타수 2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나 역시 (산체스를) 상대해봤지만 까다로운 선수다. 산체스를 상대해본 존스와 함께 그의 특징을 동료들에게 알려주고 있다"며 "최고 투수들을 상대하는 것 자체가 한국 야구엔 큰 자산이 될 것 같은데, 잘 분석해서 좋은 결과를 끌어내겠다"고 전했다.
다만 이정후는 론디포파크의 분위기에 대해 경계했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의 조별리그 D조 마지막 경기를 관중석에서 직접 관람한 이정후는 "여기는 미국이지만 마치 도미니카공화국의 홈구장 같다"며 "압도적인 응원이 펼쳐지는데, 이런 분위기에서 우리의 플레이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2라운드는 14일 론디포파크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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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