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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우빈 "독특한 외모, 언젠가 때가 올거라 믿었죠"

기사입력 2013.12.19 08:00 / 기사수정 2013.12.19 12:20

정희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김우빈은 '상속자들'을 통해 배우로서 성공적으로 발돋움했다. 화려하게 런웨이를 활보하던 카리스마 톱모델 김현중에서 배우로서 우뚝 서기까지, 김우빈은 연기에 관한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개성 넘치는 외모와 큰 키는 모델로서의 상징을 넘어 이제 브라운관에서 그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16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우빈은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 영도와는 상반된 느낌을 지니고 있었다. 따뜻한 눈빛과 말투로 자신에게 주어진 질문에 차분하게 대답하는 그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대세 배우로 등극한 김우빈에게 '상속자들'이라는 작품은 어떤 의미일까. 김우빈은 "드라마가 성공적으로 끝나서 좋죠. 큰 사고 없이 드라마를 또 하나 마쳐서 기분이 홀가분해요"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김우빈이 맡았던 최영도는 늘 반항적이고 잔인하게 친구들을 괴롭히면서 성취감을 얻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외모와 집안 배경을 지녔지만 뼛속까지 외로움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아버와의 불화, 어머니의 부재 속에서 영도는 은상을 만나면서 점차 어른으로 성장해갔다. 올해 스물다섯인 김우빈에게 형으로서 열여덟 영도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부탁했다.

"영도는 주변을 돌아봤으면 좋겠어요. 영도는 은상이와의 만남, 아버지의 구속 등 많은 일들을 겪었잖아요. 그토록 바라던 엄마랑 만나게 됐고 영도는 분명 많은 생각을 했을 거에요. 지금까지 영도 자신만을 봤었다면 조금 더 주변을 바라보고 배려하길 바라요."



▲ 김우빈에게 김은숙 작가란?

김우빈은 김은숙 작가의 전작 SBS '신사의 품격'을 통해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작품에서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김은숙 작가가 연속으로 김우빈을 다시 부른 것은 그의 잠재력을 봤기 때문이다.

"'신사의 품격'이 끝나고 '나중에 성장해서 작가님과 또 작품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지난번보다 훨씬 더 큰 역할을 주셨기 때문에 실망을 시켜드리기 싫었어요. 그래서 더 고민하고 노력을 많이 했죠."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을 통해 검증된 '김은숙표 맛깔 나는 대사'들은 배우들을 통해 살아났다. 특히 김우빈은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묻는 독특한 '물음표 어법'과 쫄깃한 반전 대사들로 각종 어록을 낳으며 '영도앓이' 열풍을 이끌어냈다.

시청자들은 '내가 소개를 안 했구나. 너 오늘부터 내꺼야', '눈 그렇게 뜨지 마. 떨려', '어, 차였네? 복수해야지' 등 김우빈의 깨알 대사를 드라마 화면과 함께 편집해 '김우빈 어록'을 만들기도 했다. 김우빈은 해당 게시물을 봤다며 어록 제작자에게 고마움을 전한 뒤 어록이 생긴 비화를 털어놨다.

"영도의 유행어는 김은숙 작가님의 화려한 필력 덕분이에요. '생겨~ 안생겨~' 억양은 제가 만들었어요. '재밌는 부분은 톤으로 더 살릴 수 있을까' 고민했고 애드리브도 넣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스태프들 생일 카드에 '뭘 또 이렇게 추운날 태어났어' 라고 쓰기도 했어요. 사실 처음 리딩했을 때 영도보다는 영화 '친구' 최성훈에 더 가까웠어요. 작가님께서는 혼내시지 않고 '촬영 때는 더 잘할 거지?'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셨어요. 기필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 김우빈=악역? 그렇게 판단하면 섭섭하지~

KBS '학교' 박흥수부터 '상속자들' 최영도, 영화 '친구' 최성훈까지. 김우빈은 데뷔 이후 줄곧 강렬한 이미지의 반항아 캐릭터를 맡아왔다. 김우빈에게 착한 역할 해보고 싶지 않냐고 물었다. 이미 똑같은 질문을 많이 받았다는 김우빈은 "많은 분들이 제가 나쁜 역할만 한 줄 아세요. 사실 몇 작품 했는데 대부분 조기 종영하고 시청률이 낮아서 기억을 못하세요. 특히 MBN '뱀파이어 아이돌'에서는 천진난만하고 눈치 없는 캐릭터도 연기했어요"라며 살짝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색다른 모습이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서 봐달라"고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자칫 강한 이미지로 굳혀 질수도 있는 상황 속에서 김우빈은 차기작에 대한 고민도 클 것이다. 하지만 김우빈은 특유의 당돌함으로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큰 생각은 안했는데 주변에서 우려되지 않느냐고 물으니 우려가 되네요. 그렇지만 다음 작품이 강한 캐릭터라고 거부감이 들지 않아요. 모든 인물들이 살아온 환경과 생각은 달라요. 다르게 표현하는 것은 제 몫이라고 생각해요. 시나리오나 시놉시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제 생각과 일치하느냐가 중요하죠"

이어 김우빈은 극 중 캐릭터에 완벽히 젖어들기 위해 캐릭터의 일대기와 백문백답을 손수 작성한다고 밝혔다. 독특한 캐릭터 연구법은 연기 스승인 배우 문원주에게 배웠다고 귀띔했다. 김우빈은 문원주를 롤모델로 꼽으며 "선생님의 열정과 연기하는 모습에 감탄해요. 선생님께 연기를 하는 방식과 자세, 상대 배우와 호흡 등 모든 것들을 배웠어요"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 스물다섯 청년 김우빈에 대해

김우빈은 사실 꽃미남 배우로 불리지 않는다. 대표적인 '공룡상' 배우로 꼽히기도 한다.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김우빈은 특이하게 생겼다고 인정했다. "소속사 대표님께서도 처음에 저를 보고 지금 세대의 얼굴이 아니다. 몇 년 뒤 뱀파이어 영화가 많이 생겨난다면 네가 각광 받을 거다 우스갯 소리를 하셨어요. 5-6년 지나고 나서 기회가 왔을 때 '저라는 애 있어요'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생각보다 빨리 많은 반응을 얻어서 얼떨떨해요(웃음)"

스물다섯 한창 놀고 싶을 나이다. 빡빡한 스케줄과 대중들의 시선은 때로는 불편과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김우빈은 꿈을 이룬 지금 이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청춘에는 기준이 없어요. 저는 지금도 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로 원했던 일들이니깐. 좋아하는 일하면서 돈까지 벌기 쉽지 않잖아요?"

김우빈은 스트레스 해소법을 묻는 질문에 "어릴 적부터 미술학원을 오래 다녔어요. 스케치북 캔버스 크레용이랑 4B연필로 그림을 그리면 재밌어요. 그날 기분을 그리기도 하고 괜히 예술적으로 그리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그리고 있어요"라고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하정우, 구혜선 등 많은 배우들이 그림을 그리며 직접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언젠가 김우빈의 전시회를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들었다.

또한 김우빈하면 패션과 모델을 뺄 수 없다. 그가 모델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중학생 때부터 모델학과 게시판에 글을 올린 비화는 이미 유명하다. 배우로서 성장해나가고 있지만 모델 역시 포기할 수 없는 삶의 큰 부분이었다. "이번 시즌만 런웨이에 못 올랐어요. 모델 일은 제가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줬어요. 화보, 패션쇼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지만 차승원 선배님도 아직도 쇼에 오르시잖아요? 정말 멋있어요."

김우빈은 앞에 붙는 타이틀이 많다. 모델, 배우, 음악방송 MC…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다는 김우빈의 눈에는 열정이 가득했다.

"이제 진짜 큰일 났죠. 기대를 아주 많이 해주시니깐. 기대에 부응해야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래서 계속 스스로 자꾸 채찍질을 하고 있죠"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김우빈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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