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7-0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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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화 받았는데 "외압 아니다"…FIFA 회장 황당 발언, 전세계 분노한다 "발로건 퇴장 유예, 상벌위 독립결정" [2026 월드컵]

기사입력 2026.07.07 07:59 / 기사수정 2026.07.07 07:59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을까.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해명에 축구계가 더욱 불타오르고 있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7일(한국시간)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폴라린 발로건 사건에서 자신의 역할을 옹호하며 해당 절차가 '독립적이고 자율적'이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발로건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상대 선수 타리크 무하레모비치와 경합하던 중 스터드로 상대를 가격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통상 퇴장 선수에게는 다음 경기 자동 출전 정지가 적용된다.

FIFA 역시 앞서 발로건의 자동 1경기 출전 정지에 항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FIFA 징계위원회는 돌연 발로건의 출전 정지 징계 시행을 1년간 유예했다. 레드카드는 유지하되 정작 다음 경기 출전은 허용한 것이다.

FIFA는 징계규정 27조를 근거로 들었다. 해당 조항은 경기 조작과 관련되지 않은 사안의 경우 징계 조치 시행을 전부 또는 일부 유예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과정이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가디언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직접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레드카드 징계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나 직접 밝힌 사실이다.

이후 FIFA는 발로건의 자동 1경기 출전 정지를 유예했고, 발로건은 벨기에와의 월드컵 토너먼트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FIFA 사법기구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운영된다"고 주장했다.

전화도 있었고, 결과도 바뀌었다. 그런데 정치적 개입은 없었다는 FIFA의 해명이다.

축구계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장면은 파울도 아니었고 반칙조차 아니었다. 두 선수가 전속력으로 달리다 우연히 엉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난 재검토를 요청했을 뿐, 누구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FIFA 징계 절차에 세계 최강국 대통령이 직접 개입한 셈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압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었다.



사태가 커지자 인판티노 회장은 "독립적인 기구가 알아서 결정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인판티노는 성명을 통해 "FIFA 사법기구는 독립적이며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규정과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사건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도 부인하지 않았다.

인판티노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독립적인 사법기구에서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고, 관할 기구가 적절한 시기에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징계위원회 결정에 동의할 때도 있고 동의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항상 그 독립성과 자율성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강하게 반발했다. UEFA는 발로건의 자동 출전 정지 징계 유예를 "전례 없고, 이해할 수 없으며, 정당화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UEFA는 "규칙의 확실성이 규칙의 수호자들에 의해 보장되지 않을 때 경기의 공정성이 위협받고 대회의 신뢰성이 훼손된다"고 지적했다.

16강 상대 벨기에축구협회도 반발했다. 벨기에는 발로건의 출전 자격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FIFA 항소위원회는 벨기에축구협회가 해당 절차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항소를 기각했다.

상대를 직접 마주해야 하는 팀조차 이의를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FIFA의 판단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루디 가르시아 벨기에 감독은 이번 결정을 만우절 농담에 비유했고, 독일축구협회 역시 정치적 개입 의혹을 신속하게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리사 클라베네스 노르웨이축구협회 회장도 "이번 사안은 미국과 벨기에의 한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월드컵과 축구 전체의 공정성, 페어플레이의 기본 원칙에 관한 문제"라고 밝혔다.



잉글랜드 대표팀 토마스 투헬 감독도 의문을 제기했다.

투헬 감독은 "이게 어디까지 갈 것인가. 레드카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나 항소해야 하는가.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끝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제프 블래터 전 FIFA 회장도 목소리를 냈다. 블래터는 "레드카드는 정치적인 전화 한 통으로 번복되지 않는다. 규칙과 증거, 독립적인 기구에 의해 번복되는 것"이라고 썼다.

이어 "미국 대통령이 FIFA 회장에게 개입한 뒤 월드컵 토너먼트 직전에 선수가 갑자기 출전 가능 판정을 받는다면 FIFA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FIFA는 레드카드 자체를 취소한 것이 아니라 출전 정지 징계의 시행만 유예했기 때문에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규정 해석의 가능성과 대회의 공정성은 별개의 문제다.

발로건이 미국 대표팀 선수가 아니었고 미국 대통령이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하지 않았다면 같은 퇴장 장면에서 같은 결론이 나왔을까란 의문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FIFA는 아직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놓지 못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FIFA가 "큰 불의를 바로잡았다"며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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