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서편제' 캐스팅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뮤지컬 '서편제' 2026 시즌 캐스팅이 공개됐다.
'서편제'는 이청준의 단편소설 '서편제'를 원작으로, 한 소리꾼 가족의 유랑과 선택을 따라가며 '소리'가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견디게 하고, 끝내 예술로 승화시키는지를 그려온 작품이다.
'예술'과 '가족'이라는 두 축 위에서 집착과 사랑, 화해와 상처가 교차하고, 마지막에는 송화가 판소리 '심청가'의 한 대목을 풀어내는 장면으로 긴 시간 축적된 감정이 응축된다. 2026년 다시 시작되는 뮤지컬 '서편제'의 무대에는 이자람, 차지연, 이봄소리, 시은(STAYC), 정은혜, 김경수, 유현석, 김준수, 서범석, 박호산, 김태한이 함께한다.
2022년 '마지막 시즌' 이후에도 재공연을 바라는 관객들의 요청이 이어졌고, 그 성원이 원작 사용 재계약으로 연결되며 4년 만의 무대가 확정됐다. 2010년 초연부터 여러 차례 재공연을 거치며 다져온 '서편제'의 서정과 미감은, K-컬처가 세계적인 언어로 확장되는 지금 더욱 또렷하게 읽힌다.
한국어로 쌓아 올린 감정, '여백'과 '호흡'으로 설계된 무대 언어, 그리고 '소리'라는 고유한 미감은 동시대 관객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닿으며, 십여 년의 시간 동안 축적된 '소리의 길'을 집약한 무대로 다시 한 번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과 운명에 초연히 맞서 나가는 진정한 아티스트 송화 역에는 이자람, 차지연, 이봄소리, 시은(STAYC)이 캐스팅됐다. 송화는 잠시 잊고 있었던 우리 안의 '고향 같은 정체성'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특히 이자람과 차지연의 귀환은 이번 시즌의 중심축이다. 두 배우는 초연부터 '서편제'와 함께해온 송화로, 작품의 시간과 감정선을 가장 깊이 축적해온 주역으로 꼽힌다. 다재다능한 예술가로 소리꾼뿐 아니라 배우, 작가, 감독, 뮤지션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해온 이자람은 초연부터 국악감독과 송화 역을 함께 맡으며 작품의 정체성을 설계한 주역이며, 송화 역을 통해 예술가의 고독과 집요를 밀도 있게 구현해왔다.
압도적인 가창력과 무대에서의 강한 존재감으로 수많은 작품에서 관객과 만나온 차지연은 '서편제'에서 송화가 지닌 감정의 밀도를 선명하게 세워오며, 깊은 울림을 전해온 대표 캐스트다.
송화의 상처와 예술혼을 설득력 있게 완성해 온 차지연은 오랜 시간 작품과 함께해온 만큼, 2026 시즌에서도 축적된 해석과 무르익은 감정선으로 송화의 여정을 더욱 단단하게 이끌 예정이다.
새로운 송화로 합류하는 이봄소리는 '마리 퀴리', '프랑켄슈타인', '브론테' 등에서 폭넓은 캐릭터 스펙트럼과 섬세한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로, 이번 시즌에서 또 다른 결의 송화를 예고한다.
또한 또 하나의 새로운 송화로 K-POP 걸그룹 스테이씨(STAYC)의 멤버 시은이 합류한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주목받는 스테이씨의 멤버로서 탄탄한 실력을 기반으로 폭넓은 팬층을 구축해 왔으며, 아역배우 출신으로 연기 경험을 쌓아온 이력을 바탕으로 '서편제' 속 송화의 감정선을 동시대 감각으로 확장해 무대 위에 올릴 예정이다.
이번 시즌의 가장 큰 변화는 노년 송화 역의 신설과, 그 역할을 특정 페어 구성으로 운영하는 새로운 시도다. '서편제'의 송화는 판소리의 결을 품은 소리부터 발라드·팝적인 넘버까지 폭넓은 음역대를 함께 소화해야 하는 고난도의 역할로, 많은 배우들이 도전하고 싶어 하면서도 준비 부담으로 쉽게 선택하기 어려웠던 배역이기도 하다. 페이지원은 2026년부터 더 열린 방식으로 '서편제'의 캐스팅 지형을 확장하고, 젊고 가능성 있는 배우들이 작품에 보다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구성의 폭을 넓히는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
이러한 확장의 첫 시도가 바로 '젊은 송화(20대의 송화)'와 '노년 송화(후반의 송화)'를 한 무대에서 페어로 겹쳐 세우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한 캐스팅 추가가 아니라, 송화의 후반 생애가 지닌 깊이와 피날레의 정서를 더욱 또렷하게 전달하려는 제작적 선택이며, 송화라는 인물이 지나온 시간을 한층 선명하게 드러내어 '예술가로의 승화'라는 '서편제'의 핵심 메시지를 보다 직접적으로 환기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년 송화 역은 소리꾼 정은혜가 맡는다. 정은혜는 소리꾼이자 배우, 작창가로 활동하며 7세부터 판소리를 시작해 장기간 수련을 이어온 아티스트로, '소리의 연륜'이 필요한 노년 송화의 결을 무대 위에서 설득력 있게 구현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 새롭게 도입되는 노년 송화는 시은이 연기하는 젊은 송화와 페어로만 구성되어 운영된다.
동호 역에는 뮤지컬 배우 김경수, 유현석, 그리고 소리꾼 김준수가 캐스팅됐다. 동호는 어린 시절 유봉을 증오하면서도 송화와 유랑하며 애틋한 정을 쌓고, 결국 '자신의 소리'를 찾아 길을 떠난다. 그러나 송화를 향한 그리움을 평생 안고 살며, 기나긴 방황 끝에 다시 소리와 송화를 찾아 돌아온다. 동호의 궤적은 '전통과 현대', '로컬과 글로벌' 사이를 오가며 자기 언어를 만들어내는 오늘의 문화 감각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 문화를 기반으로 외래의 리듬과 양식을 흡수해 새로운 형식으로 확장해온 K-팝의 흐름처럼, 동호는 '밖에서 배운 것'을 '자기 방식으로 한국화'하며 끝내 자신의 소리를 완성해가는 또 다른 단면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유봉 역에는 서범석, 박호산, 김태한이 캐스팅됐다. 유봉은 진정한 소리꾼이 되고 싶었지만 현실과의 불화로 꿈이 꺾인 채, 못다한 꿈의 한풀이를 자식에게 강요하는 인물이다. 시대를 거스르는 야망으로 스스로와 주변을 희생시키면서도, 동시에 순수한 열망과 좌절이 공존하는 유봉은 '서편제'의 갈등을 견인하는 축이자, '예술'이 사람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가를 묻는 인물이다.
초연부터 오랜 시간 '서편제'와 함께 호흡해온 서범석은 유봉의 복합적인 감정과 무게감을 작품 안에서 깊게 축적해온 중심 배우로, 이번 시즌에도 유봉 역으로 돌아온다. 여기에 강한 존재감과 깊은 연기 내공으로 무대와 브라운관, 스크린을 넘나들며 사랑받아온 박호산이 합류해 유봉의 모순과 연민을 보다 입체적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또한 탄탄한 기량과 안정적인 무대로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온 김태한이 2022년에 이어 유봉 역에 함께하며, 각기 다른 결의 유봉으로 작품의 긴장과 밀도를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시 돌아오는 2026 뮤지컬 '서편제'는 초연부터 작품의 결을 함께 만들어온 배우들과 새로운 라인업과 확장을 시도하며 작품의 시간성을 한층 선명하게 만들 예정이다.
한편 '서편제'는 4월 30일부터 7월 19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사진=페이지원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