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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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잘못 설명된 WBC 보크 규정에 대한 올바른 이해

기사입력 2009.03.27 03:17 / 기사수정 2009.03.27 03:17

서상오 기자

WBC에서 나온 잘못된 보크 규정 설명에 관한 글입니다.

 

 

이번 WBC 경기에 앞서 보크 규정이 강화된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중국투수였던가요? 1라운드에서 사이드암 투수가 1루 견제할때 보크를 지적당한

장면을 우리 대표팀이 대만이랑 할때인가 MBC에서 보여주면서 허구연 위원이

이번 WBC는 보크 규정을 강화해서 1루에 견제를 할때는 무조건 중심발을 풀고 던져야

한다고 얘기했지요. 이 얘기를 정말 견제구 하나 나올때마다 수십번씩 했을겁니다...

 

그런데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때 그 투수의 문제는 중심발을 빼지 않은 상태에서

견제구를 던지는 모션만 취하고 안던졌기 때문에 보크를 받은 것이었습니다.

 

 

KBO 규정

8.05 루에 주자가 서 있을 때 다음의 경우 보크가 된다.

 

(b) 투수판에 중심발을 대고 있는 투수가 1루에 송구하는 흉내만 내고 실제로 송구하지 않았을 경우.

[註] 투수가 투수판에 중심발을 대고 있을 때 주자가 있는 2루와 3루에는 그 루의 방향으로 쪽바로

발을 내딛으면 던지는 흉내를 낼 수 있으나, 1루와 타자에게는 던지는 흉내를 내어서는 안된다.

투수가 중심발을 투수판에서 뒤쪽으로 빼면 주자가 있는 어느 루에나 발을 내딛지 않고 던지는

흉내를 내도 좋으나 타자에게만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렇게 중심발을 때면 모션만 취하고 실제로는 견제구를 던지지 않아도 됩니다. 중심발을 때지 않고 오른발만

움직일때는 견제구를 던져야 하구요>

 

KBO 규정을 보면 중심발을 먼저 때었을 경우 견제 시늉만 해도 보크가 아니지만, 만약 때지 않았을 경우

에는 무조건 견제구를 던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투수의 경우 중심발을 안떈게 문제가 아니라, 견제 시늉만 하고 공을 안던졌기 때문에

보크를 받은 것입니다(당시 상황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아마 그랬을 겁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두고 허구연 해설위원은 경기가 있을때마다 보크, 보크 타령을 하면서

무조건 중심발을 때야 한다, 이번 WBC는 무조건 때야 한다고 말했죠...

 

이는 엄연히 잘못된 소리입니다.

 

 

기본적으로 야구의 룰은 어디에나 똑같지만 각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죠. 일본의 경우 이중동작을

하용하다가 국제 대회에서 보크로 지적받자 결국 이중동작을 금지시켰고, 우리나라에서 퀵 피치를 해도

심판이 잡아내지 못했던 리오스는 퀵 피치에 엄격한 일본 심판들에게 퇴출당하기 전까지 6번인가

지적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즉, 이렇게 나라마다 본래 규정을 두고 적용하는데 약간씩의 차이가 있으므로 WBC는 많은 나라에서

참가하는 만큼 원래 규정집에 있는 그대로, 원리 원칙대로 보크 규정을 적용해 이러쿵 저러쿵 소리가

나오지 않게 만든다는 의미였지, 전혀 없는 룰을 새로 만든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보크 파정을 받은 봉중근의 견제 동작. 중심발은 땅에 붙인 상태로 오른발을 들어 견제후 보크판정 받음>

 

 

1라운드 일본과의 1~2위 결정전에서 봉중근 선수가 보크를 지적받았을때도 허구연 위원은

중심발을 안때서 그렇다, 1루 견제를 하려면 무조건 중심발을 때야 한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절대 아닙니다... 잠시 머릿속에 연상을 해봅시다. 좌완 투수와 우완 투수.

좌완 투수는 1루를 바라보고 있고, 우완 투수는 등을 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제자리에서 공을 던질때 자연스럽게 던지기 위해서는 발을 어떻게 움직이시나요?

오른손 잡이라면 왼발을 앞으로 내딛으면서 던지고, 왼손 잡이라면 오른발을 내딛으며

던지게 됩니다. 즉, 자기가 던지는 팔의 반대 발을 앞으로 향하면서 던지는 것입니다.

 

자, 이제 마운드로 돌아와서 보죠. 우완 투수의 경우 1루에 견제구를 던질떄 돌아서면서 던져야

하므로, 오른발을 먼저 뒤로 빼고 왼발을 앞으로 나가면서 던지는게 정상입니다. 반면

좌완 투수의 경우 1루를 정면에 보고 있으므로 그대로 오른발만 앞으로 뻗어주면서 던지면

되구요. 그런데 중심발인 왼발을 무조건 뒤로 빼야 한다구요??

 

한번 그렇게 던져 보세요, 제대로 힘을 실을 수가 있는지요... 물론 1루 주자를 현혹시키거나

순간적으로 던지기 위해서 좌완 투수가 그렇게 던지기도 합니다. 이번 WBC에서 봉중근 선수가

그렇게 견제사를 잡기도 했구요. 그러나 대게의 경우 오른발만 앞으로 뻗어주면서 던지면

됩니다. 그런데 무조건 중심발을 빼고 견제를 해야 한다는건 대체 무슨 논리일까요??

 

<우완 투수가 견제구를 던질경우 당연히 중심발을 풀어야 몸을 돌려 견제하기 쉽다>

 

우완 투수의 경우 정 반대 방향으로 몸을 틀면서 던져야 하므로 당연히 오른발을 뒤로 빼서

몸을 회전하면서 던져야 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봉중근은 왜 보크를 받았느냐? 그 해답은 오늘 나왔네요.

 

http://sports.chosun.com/news/ntype3.htm?ut=1&name=/news/sports/200903/20090327/93774109.htm

 

보크 상황에서 2루심에겐 "Ok, I agree that, but can you explain the reason?(좋다 인정한다. 그런데

이유나 좀 설명해달라)"고 했습니다. 오른쪽 다리가 1루로 향해야 하는데 다리가 짧게 나오면서 홈으로

치우쳤다고 대답하더군요.

 

 

중심발 문제가 아니라, 오른발을 크게 들지 않았고, 투구 동작을 나갈때 처럼 홈을 향해 있었으므로,

보크를 주었다는 겁니다. 이는 이미 KBO 규정에도 나와있는 문제이고, 다만 국내에서는 그 정도

발동작은 구지 보크로 주지 않아도 될 정도의 움직임이었죠.

 

이번 WBC에서 허구연 위원이 방송때마다 자꾸 무조건 중심발을 때야 한다고 얘기를 할때마다

무척 답답했습니다... 왼손 투수의 경우 안빼고 던지는게 자연스러운 행동인데 그걸 떄라고

하는거 자체가 말이 안되는데 왜 자꾸 저 얘길 하나, 무척 답답했지요... 타 방송사 역시 여기에 관해서

제대로 얘기를 못하고 계속 보크 강화되었다는 식으로만 얘기를 해주더군요...

 

저도 봉중근이 보크를 받을때 저정도 움직임을 가지고 주자를 현혹시켰다고 보크를 주나 싶었지만

분명 중심발 문제는 아닌데 자꾸 중심발 얘기를 하길래 무척 답답했고, 정확한 이유가 오늘 나왔길래

글을 올려 봅니다....

 

 

비단 보크 규정 뿐만 아니라, 같은 경기에서 무사 2,3루 주자 김태균, 김현수 선수가 이대호의

유격수 땅볼때 더블 아웃을 당한것을 두고도

 

'원래 저런 상황에서는 투수 땅볼이 아닌 이상 무조건 뛰어라는 약속된 플레이를 하는데 김태균

선수가 뛰지 않았습니다' 라는 소리를 해서 또 많은 사람들을 낚았죠...

 

물론 주자가 연달아 2명이 있으면 서로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약속된 플레이를 합니다만 당시

타자, 2,3루 주자가 모두 발이 느린 선수이고, 상대편에서 전진수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무조건 뛰는게 아니라 타구를 보고 판단을 해서 뛰는게 당연한데, 무사에 주자 2명이 붙어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해설을 한다는것은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덕분에 누구의 잘못인지 너무나

당연한 문제였는데도 이 해설을 듣고 누가 맞니, 누가 잘못했니 옥신각신 하기도 했구요.

 

이것도 결국 김인식 감독님이 경기후 그런 타구에는 김현수가 들어오면 안되는데 들어왔다고

얘기하면서 결론이 났지요. 김태균 선수는 안들어와야할 타구라고 판단해 2루로 귀루하다가

김현수가 뛰길래 엉겹결에 뛰다가 둘다 죽은 상황이었고....

 

 

 

해설위원도 사람이므로 실수할때가 있지만 공중파에 야구 모르는 사람도 다 보는 한일전같은 경기에서

좀 제대로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나까지마와 부딪히며 깨져버린 이용규 선수의 헬멧 조각...>

 

엑스포츠 송재우 해설위원도 일본 유격수 나까지마와 이용규 선수가 2루에서 충돌한 상황에 대해서

나까지마가 고의로 그랬다고 얘기를 하면서 미국 해설자 **씨가

 

"저건 선수가 하지 말아야할, 일어나지 말아야할 잘못된 행동입니다"

 

라고 했다고 해설중에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정작 그때 미국 해설자는 헬멧이 깨진 부분에 대해

 

"저건 선수를 보호하라고 만든건데 저렇게 깨져버리다니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다"

 

라고 했지요.... 헬멧이 깨지는게 오히려 충격을 흡수시켜주니까 더 낫지 않나 라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구요.. 송재우씨 같은 경우 자기가 계속 말하면서 저쪽 방송의 해설도 듣고

얘기해 주려다보니 순간적으로 착오가 생겼다고 할 수 있지만 자신의 주장, 그 부분에 관한 해설을

하는데 '공정한' 미국 해설자가 그렇게 말했다 라고 이야기를 꺼내 자신의 이야기를 합리화 시키는

꼴이었습니다..

 

 

비단 이번 사건 뿐만 아니라, 야구 경기에서 해설하는 가운데 실수가 종종 일어납니다.. 그런데 잘못된 해설을

하는 경우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 역시 많습니다...  경기후 게시판을 보면 그러한 잘못된 해설때문에

어떤 상황을 전혀 다른 상황으로 오인하고 계시는 분들이 생기는데, 그렇기 때문에 해설자는 더욱더 실수가

없도록 조심을 하고, 공부를 해야 할것입니다.

 

또한 야구를 좋아하시는 여러분들도 많은 경기를 보시다 보면 자연스레 야구에 박식해져서

저런 잘못된 해설을 할때는 옆사람에게 '저건 아니다' 라고 말해줄 수 있을 테구요...^^

 

암튼 이번 WBC 내내 잘못된 해설 하는거 듣다가 지친 상황에서 글 올려봅니다.. 

 

 



서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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