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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 인터뷰] KIA 고효준 "트레이드가 나를 바꿔놨다"

기사입력 2016.08.20 07:00 / 기사수정 2016.08.20 03:56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 부산, 나유리 기자] 빠른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 그리고 어디로 들어올지 모르는 그의 공. 고효준(33,KIA)은 매력적인 투수다. 

고효준은 2009년 11승, 2010년 8승으로 김성근 감독 재임 시절 SK의 주축 투수 중 한명이었다. 하지만 그가 가진 장점의 빛이 지난 몇년간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2014년 21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9.18, 2015년 30경기 무승 3패 평균자책점 6.18. 어린 후배들이 조금씩 치고 올라와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입지. 고효준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찾아왔다. 바로 트레이드다. 

18일 사직 롯데전은 이적 이후 그의 첫 선발 등판이었다. 올 시즌 처음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고효준은 놀라운 호투를 펼쳤다. 5이닝 2피안타 7탈삼진 1실점. 6회초 선두 타자 손아섭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교체돼며 자책점이 생겼지만, 5회까지는 무실점 완벽투에 가까웠다. 팀이 원하고 고효준 자신이 원했던 '트레이드 효과'가 싹을 틔우는 순간이었다. 


-오랜만의 선발 등판이었는데 어떻게 준비했나.

"준비한건 딱히 없다. 그냥 평소대로 던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랜만에 나가는거니까 길게 던진다는 생각은 안하고 한 이닝씩 집중해서 막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5회까지 갔다."

-구속이 떨어졌다는 우려가 나왔었는데 최근 꾸준히 최고 구속 147km/h을 기록 중이다.

"지금 컨디션이 가장 좋은 시기다. 지금보다 조금 더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변화구가 조금 더 예리해지지 않을까 싶다."

-사실 18일 경기에서 투구수 관리도 잘됐었는데 마무리가 아쉽지 않았나.

"아쉬웠다. 손아섭 선수에게 안타를 맞았었으니까 이번에는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마지막에 볼넷으로 보냈을 때도 안타를 맞더라도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했는데 높은볼이 됐다. 깔끔하지 못해서 아쉽다."

-깔끔한 제구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직구는 건드리기도 어려워보였다.

"꾸준히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다. 솔직히 SK에 있었을 때와 큰 차이는 없다. 몸 상태나 밸런스는 똑같다. 달라진 환경이 사람을 바꾼 것 같다."

-지금 투구수는 최대 몇개까지 가능할까.

"어제는 최대 70~80개 정도라고 생각했다. 만약 다음 등판에서도 선발로 나서게 되면 10개까지는 더 늘릴 수 있을 것 같다. 더 어려운 상황이 생긴다면 100개 이상도 던질 수 있게 만들어야하지 않을까."



-트레이드 전. SK에 있을 때는 어떤 부분이 잘 안됐었나.

"지나치게 절박했다. 절박함이 너무 강하면 오히려 부러지는 상황이 오더라. 그 당시에 내가 경기에서 투구하는 모습을 경기가 끝나고 영상으로 다시 봤는데 여유가 전혀 없어 보였다. 심리적인 부분에서 압박감을 느꼈던 것 같다. 스스로."

-거칠고 와일드한 부분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여러차례 강조했다.

"타자 입장에서 더 부담스러운 투수가 되고 싶다. 고효준이라는 투수를 생각했을 때 그런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까. 컨트롤이 왔다갔다해도 상대하기 쉽지 않은. 그걸 강조하고 싶었다."

-SK에 있을때 트레이드를 먼저 요청했었다고.

"SK도 좋은팀이지만 아무래도 내게는 기회 자체가 잘 주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트레이드 요청을 했다. 구단에서도 좋게 생각해주셔서 트레이드로 보내주셨다. SK에서 기회를 만들어주신 셈이다. 지금 팀도 마찬가지고." 

-어쩌다보니 감독과 인연이 있는 팀에 왔다.

"김기태 감독님은 인연이 있는 분이다. 선수 시절에는 정말 최고참 캡틴이셨다. 같이 경기도 뛰었다보니 감독님이 어떤 생각울 하시고 어떤 주문을 하실지 조금 더 알 수 있다."

-새로운 팀은 어떤가.

"좋다. 밖에서 봤을때 KIA는 강하고 범접할 수 없는 느낌이 있었다. 센 기운이 있었다. 들어와보니까 또 부드러운 부분도 있다. 선수들도 그렇고 너무나도 좋다. 팀에 적응할 수 있게 다들 도움을 많이 주셔서 괜찮다."

-어느새 베테랑인 나이가 됐다. KIA에서도 중고참급 선수인데.

"어쩌다보니 베테랑이다. 2009년 KIA가 우승할때 나는 상대편이었지만 그때 KIA의 모습이 굉장히 무섭고 인상적이었다. SK도 선수들이 잘 뭉쳐있었는데, KIA는 정말 똘똘 뭉쳐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KIA에 왔으니 그걸 재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지금도 좋지만 우리가 좀 더 치고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NYR@xportsnews.com/사진 ⓒ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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