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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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변화의 시간' 아스널 팬들 또 벵거 사퇴 요구

기사입력 2016.05.01 08:23 / 기사수정 2016.05.01 08:23

신태성 기자


[엑스포츠뉴스=신태성 기자] 1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에서 아스널이 노리치 시티에 1-0 승리를 거뒀다. 후반 10분 대니 웰백의 선제골을 지켜낸 아스널은 한 경기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를 제치고 리그 3위에 등극했다.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경기에서 이겼음에도 웃지 못했다. 경기 시작 12분과 종료 12분 전 다수의 관중들이 'TIME FOR CHANGE(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때)'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벵거의 사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리그에서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벵거에게 불만을 품고 '12번째 선수'인 팬들이 집단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벵거는 12년간 우승을 못했고, 라니에리는 9개월 만에 우승을 거두려 한다'라는 종이를 든 사람들도 있었고, 2004년 이후 리그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을 조롱하는 현수막도 걸렸다.

벵거 감독이 받은 비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벵거의 아스널은 2003~2004시즌 무패우승, 그 다음 시즌 준우승을 기록한 뒤로 2005~2006시즌부터 계속 리그 3, 4위를 전전했다. 우승컵이라고는 최근 10년간 잉글랜드 FA컵 우승 2회 만이 전부였다. 벵거는 팬들의 우승 요구에도 자신의 철학인 '아름다운 축구'를 고집하며 결과보다 경기력을 우선시했다.

얼마 전까지 벵거는 변명의 여지가 있었다. 아스널은 2006년 개장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의 건축을 위해 많은 자금을 투자해 재정 위기에 놓여있었다. 때문에 한동안 적은 돈으로 선수단을 이끌어야했던 벵거는 경제적인 운영에도 팀에 어느 정도의 성적을 안겨줬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유망주를 영입해 육성한 뒤 비싼 금액으로 판매하는 벵거의 정책은 아스널이 어려울 때 힘이 됐다.

이제는 핑계를 댈 수가 없다. 벵거는 2013년 메수트 외질을 4400만 유로(약 571억 원), 2014년 알렉시스 산체스를 4250만 유로(약 551억 원)로 영입하며 천문학적 금액을 선수단에 사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그 순위는 변동이 없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6년 연속 16강에서 탈락했다. 이번 시즌은 이미 무관이 확정됐다. 마침내 팬들의 인내심은 바닥이 나고 말았다.

벵거 감독은 지난 1996년부터 아스널과 함께 해왔다. 어느덧 아스널 생활 20년차에 접어든 벵거보다 프리미어리그에 오래 머무른 현역 감독은 없다. 아스널 감독과 벵거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그렇지만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동행은 무의미하다.

현재 아스널을 만든 사람이 벵거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벵거가 우승을 못 하고 있다는 것 역시 그렇다. 아스널 팬들의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벵거를 내쫒자니 알렉스 퍼거슨 경이 은퇴한 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몰락이 눈에 밟힌다. 그렇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이뤄지는 것도 없다. 이번 경기에서 일부 팬들이 벵거 퇴진을 요구한 이유도 그러한 맥락이다. 벵거가 남든, 그렇지 않든 간에 이 사건은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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