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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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의 경쟁자에서 최고 파트너가 된 셀비

기사입력 2015.05.09 08:57 / 기사수정 2015.05.09 09:03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리버풀을 거쳐 스완지시티에서 뛰는 존조 셀비(24)는 욕심이 많은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중원에서 공간이 열리면 과감하게 중거리슈팅을 시도하고 때로는 자신을 향한 비난과 맘에 들지 않는 상황에 화를 내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불같은 '상남자' 셀비가 올 시즌 기성용(27)을 만나자 달라졌다. 늘 따라다녔던 만년 유망주의 꼬리표를 떼면서 성장된 플레이를 매경기 보여주고 있다. 그 사이에서는 함께 뛰는 기성용이 팀 내 최다골을 기록하는 데 큰 힘이 돼 눈길을 끌었다.

"올 시즌이 내 생애 최고"라고 말했듯이 기성용은 한 해동안 그라운드 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골을 터트리는 등 강팀들의 골문도 뚫었고 그 사이 리그에서 8골을 터트려 '미들라이커'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기분 좋은 성과들도 뒤따랐다. 기성용은 역대 아시아 선수들 중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트린 사나이가 됐으며 팀에서는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기성용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배트맨 옆에는 로빈이 있듯이 주연 옆에는 조연이 따르기 마련이다. 기성용이 맹활약하는 데도 도움을 준 이들이 많지만 특히 올해에는 셀비가 최고 도우미로 활약했다. 기성용이 만든 득점장면의 절반 가량은 모두 셀비와 연관돼 있다.

기성용이 터트린 리그 8골 중에서 4골이 셀비의 발 끝에서 시작됐다. 도움이 기록되는 직접적인 패스는 물론이고 중거리슈팅 등 형태는 다양했다. 자신의 득점을 위해 중거리슈팅을 때렸는데 오히려 기성용의 득점으로 이어진 경우도 두차례 있었다.

지난해 12월 헐시티전이 그랬다. 셀비가 골문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공은 절묘한 경로로 날아가다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했던 기성용의 상체를 맞고 방향이 바뀌어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2월에는 맨유를 격파하는 데 기성용과 셀비가 앞장섰다. 셀비가 왼쪽에서 올려준 오른발 크로스를 기성용이 골문 앞에서 살짝 발을 갖다 대 마무리했다.

또한 4월에는 헐시티전에서 셀비의 중거리슈팅이 골키퍼에 막혀 나온 것을 기성용이 재차 밀어 넣어 득점을 추가했다. 5월에는 스토크시티를 상대로 나서 셀비가 페널티박스 안 왼쪽에서 밀어준 패스를 기성용이 뛰어들어오면서 깔끔하게 마무리해 리그 8호골을 신고하기도 했다.

기성용과 셀비의 콤비 플레이는 골문 앞에서만 발휘되는 것이 아니었다. 중원에서의 호흡도 좋다. 이기적인 셀비와 이타적인 기성용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공격과 수비를 잘 분담하고 팀의 볼배급도 원할히 이뤄지도록 돕고 있다. 시즌 초반에 4-2-3-1로 시작해 4-3-1-2로 전술을 바꾼 스완지의 게리 몽크 감독의 시도에서도 둘의 조합은 큰 힘이 됐다.

영국 매체 '더 타임스'는 "기성용과 셀비가 스완지의 이끄는 최고의 폼을 찾아냈다"면서 이들의 맹활약에 높은 점수를 주기도 했다. 기성용과 셀비의 발맞춤은 한 시즌동안 이룬 하나의 반전이기도 하다. 한때 이들은 서로를 잠재적인 경쟁자로 불렀다.

지난 시즌에 선덜랜드를 임대를 갔던 것도 셀비의 영향이 조금은 있었다. 당시에 2013-2014시즌을 앞두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향이 유력해보였던 기성용은 셀비의 가세로 위치 변경은 없었던 일로 됐다. 이후 시즌이 시작되자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은 기성용을 벤치에 앉히고 셀비 등 다른 중앙 미드필더들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기성용은 선덜랜드로 임대 이적해 1년을 뛰고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팀에 복귀하게 됐다.

다시 스완지 유니폼을 입은 기성용은 몽크 감독의 신뢰 아래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셀비와도 경쟁자가 아닌 서로를 돕는 파트너로 발전했고 이제는 스완지 중원에 간판 콤비로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 리그 종료까지 3경기를 기성용은 셀비와 함께 뛴다. 더 많은 골들을 함께 만들어낼 수 있을 지가 주목되고 내년 시즌에도 이들이 지금의 호흡을 이어갈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기성용과 존조 셀비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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