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7-0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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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발 딛는 것만으로…"→'스타벅스 가야지+탱크데이' 조롱 논란 배재고 야구부 36명, 6일 광주일고 직접 찾아 사과

기사입력 2026.07.06 17:50 / 기사수정 2026.07.06 17:50

김근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지역비하 조롱 논란에 휩싸였던 배재고 야구부가 직접 광주를 찾아 사과의 뜻을 전했다.

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배재고 야구부원 36명 전원과 학부모 일부, 교직원 등 86명은 이날 오후 광주제일고(광주일고)를 방문해 사과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기 도중 배재고 선수들이 광주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를 외쳐 지역비하 조롱 논란이 발생한지 일주일만이었다.

이날 배재고 주장 A군이 낭독한 자필 사과문에는 진심 어린 반성이 가득 담겼다. A군은 "저희가 광주에 발을 딛는 것만으로도 불편하셨을 텐데 귀한 시간을 마련해주신 광주일고에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연 뒤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들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광주일고 선수들과 학부모님, 광주 시민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모든 선수가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다. 야구를 떠나 인성이나 태도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배우게 됐다"며 "같은 선수로서 정말 하면 안 되는 행동이었다. 항상 마음속 깊이 반성하는 마음과 자세로 살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배재고 야구부 권오영 감독도 깊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선수들의 지역 비하 응원은 무엇으로도 변명할 수 없는 잘못임을 인정한다. 학생들을 잘 이끌고 가르쳐야 할 지도자로서 책임이 가장 크기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깨끗하고 정정당당해야 할 경기에서 상대에 대한 존중과 동업자 정신, 선수로서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제대로 가르치고 인도하지 못했다. 저의 언행과 지도 방식이 올바른 본보기가 되지 못한 듯해 더욱 자책하며 부끄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배재고 교직원들도 "단순한 일탈이나 실수가 아닌 윤리 의식과 역사 인식의 총체적 붕괴에서 비롯된 사례로 보고 참담하고 부끄러운 마음"이라며 "자체 진상조사 및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고 여러 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응하겠다"고 약속했다.





광주일고도 화답했다. 선수단 대표 B군은 "저희도 다른 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광주일고 조윤채 감독도 따뜻한 말로 받아줬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고 실수는 반성하면 된다. 서로 화해하는 것이 더 성숙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항상 양보하고 손해 보고 살아라 한다. 배재고와 언제 다시 그라운드에서 경기한다면 좀 더 멋지고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의 격려도 이어졌다. 이 교장은 "어머님들께서 들어올 때부터 눈물을 흘리고 계셔서 마음이 아팠다"며 "배재고 학생들, 고개를 들고 어깨를 펴라. 마음으로 사과하는 것, 몸으로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더 잘 살아가는 것이며 다음에 다시 만나 서로 마음껏 실력을 펼치고 멋진 웃음을 나누도록 약속하자"고 따뜻하게 안아줬다.

양쪽 선수단은 이후 광주일고 교내에 있는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탑을 함께 참배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은 광주일고 전신인 광주고등보통학교 학생들이 1929년 조선 여학생들을 희롱하던 일본인 학생들과 충돌한 것을 계기로 촉발된 3·1운동, 6·10만세운동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독립운동 중 하나로 평가받는 역사적 사건이다. 

학생들은 이어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로 이동해 피해자 묘역을 참배하며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참배에는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과 김대중 전남광주 교육감도 함께했다.

정근식 교육감은 "광주일고 학생 선수들과 관계자, 광주 시민, 국민께 사과드린다. 부끄러움을 아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배움과 성장이 시작된다고 믿는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이 행동을 돌아보고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적 회복을 전개하고자 하며 교육공동체와 시도 교육청이 함께 지혜를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김대중 교육감도 "공동 참배는 사과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교육의 과정이자 민주주의를 배우는 뜻깊은 실천"이라며 "잘못을 돌아보고 서로 이해하며 미래의 민주 시민으로 성장하는 새 출발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배재고에 전국대회 6개월 출전 정지와 함께 제81회 청룡기 몰수패를 의결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자세한 경위를 파악 중으로 결과에 따라 교장·교감 등 관리자 책임을 물을지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배재고는 선창한 학생과 "탱크데이"를 소리친 학생 총 2명을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해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더그아웃에서 시작된 한마디로 고교야구계를 넘어 사회 전체를 흔든 사태가 일주일 만에 배재고 선수단 광주 방문 사과와 5·18 민주묘지 참배라는 결말에 이르렀다. 이제 진정한 화해와 성장이란 결과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이어지길 바라는 시선이 모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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