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동 개최국 미국에 예상치 못한 '흥행 경고등'이 켜졌다.
자국 대표팀 감독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조차 대중적 인지도가 매우 낮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현지에서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토크스포츠'는 지난 20일(한국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둘러싼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미국 내 전반적인 관심 부족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번 대회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뉴욕·뉴저지 등 총 11개 도시에서 경기를 개최하며 사실상 월드컵의 중심 무대를 맡게 된다.
하지만 현지 분위기는 기대와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매체는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트픽'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 성인 76.1%가 현재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를 모른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반면 포체티노를 정확히 '현 미국 대표팀 감독'이라고 정확히 답한 비율은 단 12.6%에 불과했다.
더 충격적인 반응도 있었다. 일부 응답자들은 포체티노를 전직 NFL 쿼터백이나 남미 정치인, 미슐랭 스타 셰프, 심지어 어린이 만화 속 동물 캐릭터라고 착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체티노는 이미 세계 축구계에서 정상급 지도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는 2018-2019시즌 당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이끌었고, 이후 프랑스 리그앙(리그1) 최강 파리 생제르맹(PSG), EPL 명문 첼시 등을 지휘했다.
그러나 미국축구협회의 기대와 달리 포체티노는 아직 미국 대중에게 사실상 '무명'에 가까운 인지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가 미국 축구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는 반응도 나온다.
'시트픽'의 최고경영자 길라드 질버만은 "개최국 국민 4분의 3이 대표팀 감독조차 모른다는 건 분명한 경고 신호"라며 "축구가 아직 미국 내 대중적 관심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인지도가 낮은 도시들을 중심으로 월드컵 홍보 전략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는 샌안토니오, 라스베이거스, 인디애나폴리스, 덴버 등이 월드컵 개최 사실 자체에 대한 인식이 가장 낮은 도시들로 꼽혔다. 반면 텍사스주 댈러스는 월드컵 관련 인지도가 가장 높은 도시로 조사됐다.
미국 스포츠 시장 특유의 구조도 문제로 꼽힌다. 미국은 NFL과 NBA, 메이저리그(MLB), 대학 스포츠 등이 연중 내내 압도적인 관심을 받는다.
여기에 월드컵 기간 NBA 파이널 일정까지 겹칠 가능성이 있어 미국 내 스포츠 팬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티켓 가격 논란 역시 흥행 불안 요소다. 토크스포츠는 "월드컵 결승전 공식 입장권 최저 가격이 무려 3만5000달러(약 5245만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차 "나라도 그 가격은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을 정도다.
다만 FIFA의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여전히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은 환상적인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한 달 동안 104개의 슈퍼볼이 열리는 것과 같다.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글로벌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호텔 예약 지표 역시 기대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호텔숙박협회(AHLA)가 개최 도시 내 200개 이상 호텔을 조사한 결과 약 80%가 "초기 예상보다 예약률이 낮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초기 수요 예측이 실제보다 과장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개최 도시에서는 FIFA 객실 블록 계약이 대거 해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2026 북중미 월드컵의 흥행 여부는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미국 대표팀의 성적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고도 정작 개최국 분위기가 기대만큼 뜨겁지 않은 가운데, 축구가 이번 월드컵을 통해 미국 내에서 진정한 대중 스포츠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