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탈리아 밀라노, 권동환 기자)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올림픽 끝나기 전에 약속대로 인터뷰를 가질까.
린샤오쥔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준결승 3조에서 40초638를 기록했다. 그는 5명 중 4위를 기록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레이스 시작 후 린샤오쥔은 5위 자리에 위치했고, 앞에 있던 다닐 예이보크(우즈베키스탄)가 미끄러지면서 4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추월에 실패하면서 다섯 명 중 네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규정상 남자 500m 준결승엔 준준결승 각 조에서 1~2위를 차지한 선수와 3위 선수들 중 랩타임이 가장 빠른 두 명만 올라갈 수 있다. 린샤오쥔은 3위 안에도 들지 못하면서 준준결승 탈락이 확정됐다.
레이스가 끝난 후 당시 경기장에 있던 한국과 중국 취재진은 린샤오쥔을 만나기 위해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으로 이동했지만, 린샤오쥔을 만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더 이상 경기가 없으면서 선수들은 믹스트존에 등장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간혹 동료들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에 남아 있다 뒤늦게 믹스트존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날 믹스트존에 있던 한국과 중국 취재진은 중국 선수들의 모든 경기가 끝나고, 이날 마지막 일정이었던 여자 3000m 계주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린샤오쥔과 만나는데 실패했다.
남자 500m 순위 결정전인 파이널B에 진출한 류샤오앙, 여자 계주 파이널B에 나선 중국 계주팀은 린샤오쥔보다 늦게 경기를 마쳤음에도, 린샤오쥔보다 먼저 믹스트존에 나와 인터뷰를 가졌다.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지자 대다수의 취재진은 철수했다. 중국 언론도 린샤오쥔과의 인터뷰를 끝내 하지 못했다. 린샤오쥔은 자국 매체와의 인터뷰도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린샤오쥔의 인터뷰 생략은 이번 밀라노 올림픽에서 그가 느끼고 있는 착잡한 심정을 대변한다.
이번 밀라노 대회는 린샤오쥔이 중국 귀화 후 처음으로 출전하는 올림픽이다. 그의 마지막 올림픽은 임효준으로 불리던 시절,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2018 평창 대회다.
그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최국이 따낸 첫 금메달이어서 더욱 의미가 컸다. 남자 500m에서도 동메달을 따냈다.
이후 2019년 대표팀 훈련 도중 황대헌과 불미스러운 일을 겪어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고, 무죄를 받았음에도 2020년 중국 귀화를 택하면서 오성홍기를 달고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린샤오진은 중국 귀화 후 규정 문제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나가지 못했고, 밀라노 올림픽 출전 명단에 포함되면서 무려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나섰다.
중국 팬들과 언론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린샤오쥔의 활약상을 기대했는데, 린샤오쥔은 밀라노 올림픽 무관으로 마치며 기대에 부응하는데 실패했다.
린샤오쥔은 대회 첫 종목이었던 혼성 2000m 계주에서 린샤오쥔은 준결승에 출전해 중국의 결승행에 기여했으나, 중국이 린샤오쥔 없이 치른 결승에서 4위를 차지하면서 메달을 얻지 못했다.
린샤오쥔은 남자 1000m 준준결승에서 조 꼴찌를 차지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1500m 준준결승에선 혼자 넘어져 조기 탈락했다. 1500m 경기가 끝난 후 그는 중국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생략했고, 한국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도 "경기 끝나고 하겠다"라고 말한 뒤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이후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에서 1조 3위를 차지해 메달이 걸려 있는 파이널A에 올라가지 못했고, 유일하게 메달 가능성이 남아 있던 남자 500m에서도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밀라노 올림픽을 '노메달'로 마무리했다.
린샤오쥔이 결승에서 한 번도 뛰지 못하고 올림픽 무관으로 마치자 일부 중국 팬들은 "귀화 정책이 실패했다"며 린샤오쥔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무관이 확정됐지만 린샤오쥔은 오는 21일 마지막 일정인 남자 5000m 계주 파이널B에 나선다. 이 경기만 치르면 린샤오쥔의 밀라노 올림픽 일정은 모두 끝나기에 이날 대회 소감을 들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