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역사적인 11관왕에 도전하는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삼성생명)에게 인간미는 없다. 최고의 무대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상대를 무너뜨리고 있다.
안세영이 18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 있는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미야자키 도모카(일본)와의 여자 단식 A조 2차전에서 2-0(21-9 21-6)으로 완승을 거뒀다.
안세영은 전날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인도네시아)에게 접전을 한 차례 허용했지만, 이날 미야자키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 내용을 선보이며 2연승을 달렸다.
안세영은 현재 A조 1위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의 3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각 조 1, 2위에 주어지는 준결승 진출권을 얻었다.
안세영은 초반부터 빠르게 미야자키를 따돌렸다.
2-2로 미야자키에게 잠시 대등한 스코어를 허용했지만, 이내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4점만 내주고 빠르게 달아나더니 15-8에서 연속 득점으로 18-8까지 만들었다. 한 점만 더 내주고 안세영은 1게임을 21-9로 마무리 지었다.
2게임도 안세영이 기세를 이어갔다. 상대 범실이 초반에 이어지면서 7-1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10-3까지 손쉽게 달아난 그는 미야자키가 받을 수 없는 코스로 계속 공을 찔러 넣었다. 19점을 얻을 동안 단 6점만 허용한 그는 33분 만에 2게임까지 가져가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올해 이미 10관왕으로 여자 단식 단일 시즌 최다 우승 신기록을 보유한 안세영에게 다른 선수들은 적수가 되지 못했다.
안세영은 올해 출전한 국제대회 14개에서 말레이시아 오픈,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이상 슈퍼 1000), 인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이상 슈퍼 750), 호주 오픈(슈퍼 500), 오를레앙 마스터스(슈퍼 300) 등 총 10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10관왕에 오르면서 안세영은 단일 시즌 여자 단식 최다 우승 횟수 신기록을 세웠다. 이번 대회를 우승하면 2019년 모모다 겐토(일본)가 남자 단식에서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세계 기록과 타이가 된다.
"안세영은 인간미가 없다고 할 정도의 안정성과 파워를 갖춰 여자 단식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라고 중국 매체가 보도할 만큼 2025년 안세영은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A조에 안세영과 함께 속한 와르다니와 미야자키는 이번 조별리그 경기에서 패해 안세영에게 올 시즌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안세영은 와르다니와 통산 8전 전승을 거뒀다. 주니어 시절부터 국제 대회에서 맞대결을 가진 두 선수는 2016년 인도네시아 주니어 그랑프리 15세 이하(U-15) 결승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이어 2017 코리아 주니어 국제 대회 U-17 결승, 2018 인도네시아 국제 챌린지 등 주니어 시절 3경기를 모두 안세영이 이겼다.
성인 무대에서도 안세영이 압도적인 전적을 보였다. 2023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2회전에서 안세영이 2-1로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코리아 오픈 2회전에서 안세영은 2-0으로 이겼다.
그리고 올해 수드리만컵 준결승과 호주 오픈 결승에서 안세영이 모두 와르다니에게 2-0 승리를 거뒀고 월드투어 파이널 경기마저 제압하면서 압도적인 전적을 완성했다.
2006년생인 미야자키를 상대로도 안세영은 자비가 없었다. 미야자키가 성인 무대에 데뷔한 2024년 인도네시아 오픈 1회전에서 2-1로 승리한 안세영은 같은 해 중국 마스터스 준결승에서도 2-0으로 승리했다.
올해 오를레앙 마스터스, 코리아 오픈, 덴마크 오픈 모두 미야자키와 8강 맞대결을 가진 안세영은 덴마크 오픈에서 딱 1게임만 내주고 모든 게임을 가져가 완승을 거뒀다. 이번 월드투어 파이널까지 안세영은 미야자키에 6전 전승을 거뒀다.
이제 안세영은 올해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3차전을 앞두고 있다. 야마구치는 안세영과 상대 전적 15승 15패로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상대 전적이 대등한 상대다.
다만 올해 안세영은 야마구치와 총 다섯 차례 만나 코리아오픈 결승에서만 딱 한 차례 패해 시즌 전적 4승 1패로 우세한 상황이다. 안세영이 좋은 기세를 야마구치를 상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 대한배드민턴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