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그때는 참사였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1차 캠프에 참가할 국내 선수 명단을 확정했다. 1차 캠프에 참가하는 국내 선수단은 투수 16명, 야수 13명 등 총 29명으로 구성됐다. SSG에서는 투수 조병현, 그리고 노경은이 1차 캠프 명단에 승선했다.
노경은은 올해 정규시즌 77경기 80이닝 3승 6패 35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14의 성적을 올리면서 2023년(30홀드), 2024년(38홀드)에 이어 3년 연속 30홀드 고지를 밟았다. 특히 2023~2025년 3년 연속 7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불펜에서 구심점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이 기간 동안 노경은(230경기)보다 많은 경기에 나선 투수는 단 한 명도 없다.
1983년생인 노경은은 이번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다. 대표팀은 그동안 젊은 투수들을 위주로 마운드를 운영했지만, 지난달 체코, 일본과의 평가전을 통해 베테랑 투수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면서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더불어 노경은을 WBC 1차 캠프 명단에 포함했다.
최근 WBC에 관한 질문을 받은 노경은은 "농담으로 1차 캠프에서 잘릴 수도 있다고 하는데, 자신 있다"며 "몸을 잘 만들고 있고,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판단하시는 거니까 난 그냥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노경은이 WBC 최종 명단에 합류한다면 2013 WBC 이후 1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게 된다. 2013년 대회에서는 3경기 3이닝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당시 한국은 조 3위에 그치면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12년 전 기억을 떠올린 노경은은 "2013년에 가장 페이스가 빨랐다. 페이스가 빨라서 좀 잘못되긴 했다"고 농담한 뒤 "그 당시 150km/h도 나오고 가장 좋았다. 좋은 경험이 됐던 것 같다. 이번엔 페이스 조절을 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013년, 2017년, 2023년 대회까지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내년 대회에서는 다른 결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노경은도 힘을 보태고자 한다. 그는 "그때는 참사였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솔직히 말하면 마지막 국가대표가 될 수도 있는데, 어떻게든 후배들을 잘 다독이면서 던질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이 도와줄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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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