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시즌 한화 이글스의 통합 준우승을 견인했던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화 이글스를 떠나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라이언 와이스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대전 예수'라는 별명에 걸맞은 행실을 보여줬다.
1년 반 동안 동고동락했던 한국인의 눈에도 와이스의 진심과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와이스는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한화와 KBO리그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이튿날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계약이 공식 발표되면서 한국에서의 커리어는 일단 마침표가 찍혔다.
와이스는 "KBO리그에서의 출전 경험은 물론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에 많은 감동 받았다. 내 인생의 가장 큰 축복 중 하나가 됐다"며 한화 구단은 독립리그에 나온 남자가 많지 않을 때 (날)믿었다. 그들은 내게 기회와 플랫폼, 그리고 내가 가장 필요할 때 집을 줬다. 영원히 감사할 것이다. 한국은 언제나 나의 일부일 것이다. 지금의 작별은 영원히 안녕이 아니다. '다시 만나자'"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1996년생인 와이스는 프로 커리어가 화려한 선수는 아니다. 2018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129번으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했지만 2022시즌까지 마이너리그에서만 머물렀다. 2023시즌 중 대만프로야구에 도전했지만, 부상이 겹치면서 미국 독립리그로 돌아가야 했다.
와이스의 야구 인생은 지난해 6월 한화 유니폼을 입으면서 달라졌다. 한화는 부상으로 이탈한 리카르도 산체스의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와이스를 영입했다. 계약 조건은 6주 총액 10만 달러(약 1억 4000만원)였다.

2025시즌 한화 이글스의 통합 준우승을 견인했던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와이스는 한화 유니폼을 입고 전성기를 맞이했다. 지난해 6월 25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둔 뒤 꾸준히 좋은 투구를 보여줬고,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2024시즌 16경기 91⅔이닝 5승5패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 최대 95만 달러(약 14억원)의 조건에 재계약까지 이뤄냈다.
와이스는 2025시즌 더 강해졌다. 30경기 178⅔이닝 16승5패 평균자책점 2.87로 펄펄 날았다. 한화의 통합 준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달라진 와이스의 모습을 메이저리그도 주목했다. 미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휴스턴은 와이스에 2026시즌 연봉 260만 달러(약 38억원)를 보장하고, 2027시즌 구단이 옵션을 실행하면 최대 1000만 달러(약 140억원)를 받을 수 있는 계약을 안겨줬다.
와이스는 "한국에서의 시간은 이제 끝 났다. 지난 2년이란 시간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데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며 "나를 영원히 변화시킬 관계 형성할 줄도 몰랐다. 날 품어준 팀원, 코치, 스태프, 팬들이 내 일의 일부를 넘어 가족이 됐다"고 강조하면서 한화에서 보낸 시간을 소중하게 간직할 것을 다짐했다.
와이스와 누구보다 가까웠던 한화 통역 김지환 씨는 와이스의 '한국 절친'이 됐다. 와이스가 미국으로 출국 전 김지환 통역에게 '절대 연락을 끊지 말자. 앞으로도 계속 연락하면서 지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2025시즌 한화 이글스의 통합 준우승을 견인했던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지환 통역은 가장 기억에 남는 와이스의 모습을 야구장 밖에서 찾았다. 대전에 있는 한 양육시설을 방문해 어린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김지환 통역은 "기사가 나오기도 했지만 와이스가 아내와 함께 양육시설을 방문, 선물도 주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자리가 있었다. 나도 통역으로 동행했다"며 "와이스가 얼마나 지역 사회 소외계층 지원에 큰 관심이 있는지 알게 됐다. 나도 정말 개인적으로 많은 걸 배웠고, 함께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고 돌아봤다.
또 "와이스와 폰세가 한화를 떠나게 됐지만, 두 사람과 '앞으로도 계속 연락하자'고 약속했다. 한화에서 잘했던 것처럼 메이저리그에서도 건강한 몸 상태로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