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벨기에 무대에서 뛰고 있는 한국 구대표팀 공격수 오현규가 또 한 번 결정적인 한 방으로 팀을 구했다.
소속팀 헹크는 오현규의 결승골에 힘입어 베스테를로 원정에서 귀중한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헹크는 무엇보다 22경기 만에 리그에서 처음으로 무실점 승리를 달성하며 수비 불안을 떨쳐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헹크는 3일(한국시간) 벨기에 베스테를로의 헷 카위피어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벨기에 주필러리그 13라운드 KVC 베스테를로와의 원정 경기에서 오현규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챙겼다.
헹크는 최근 리그 두 경기 연속 무승부 흐름을 끊어야 하는 상황에서 값진 승리를 따냈다.

오현규는 이날 4-3-3 포메이션을 선택한 헹크의 스리톱 자원 중 스트라이커로 출전해 전방 싸움을 이끌었다.
전반 초반은 조심스러웠다. 양 팀은 서로의 진영을 탐색하며 점유율 싸움을 이어갔다.
전반 7분 헹크의 공격에서 콘스탄티누스 카레차스가 오현규에게 전진 패스를 찔러 넣었지만 상대 수비수 에민 바이람이 재빠르게 차단했다.
9분에는 베스테를로의 나초 페리가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20분경 헹크는 코너킥 찬스에서 수비수 무야디 사딕이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으나, 몸의 중심이 흔들리며 제대로 된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이후에는 헹크가 경기를 주도했다. 오현규는 26분 우측 돌파 후 카레차스와 연계 플레이로 슈팅 기회를 노렸으나, 마지막 순간 동료 콜린스 소르와 동선이 겹치며 찬스를 놓쳤다.
하지만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리던 헹크는 마침내 전반 35분 오현규의 오른발 결승골이 터졌다.
상대 수비수 바이람이 수비 진영에서 공을 헛발질하듯 공 소유권을 잃은 틈을 타 카레차스가 재빨리 공을 가로챘고, 오현규에게 정확한 패스를 내줬다.
오현규는 침착하게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파고든 뒤 낮고 강하게 반대편 골문을 노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정확하게 먼 포스트를 찌른 오현규의 슈팅은 베스테를로 골키퍼 안드레아스 융달의 손끝을 스치며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득점 이후 헹크는 전반 막판 잠시 위기를 맞았다. 전반 43분 베스테를로 주장 도구칸 하스폴라트가 약 30미터 거리에서 강력한 중거리 슛을 날렸으나, 공은 크로스바를 때리며 튕겨 나갔다.
후반전은 베스테를로의 반격으로 시작됐다. 사카모토 이사가 사딕을 제치고 박스 안으로 파고들어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고, 루카스 음밤바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오히려 헹크는 후반 11분 카레차스의 정확한 프리킥으로 추가골 기회를 잡았다. 단 헤이만스가 머리로 방향을 바꿨지만, 융달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베스테를로는 후반 21분 또 한 번 크로스바 불운에 울었다. 이란 출신 공격수 알라하야르 사야드마네시가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공은 골대 상단을 맞고 나왔다.
오현규는 후반 27분 유세프 에라비와 교체되며 물러날 때까지 전방에서 버텨주는 플레이를 이어갔다.
오현규가 나간 뒤 헹크는 1점 차를 지키려는 플레이를 이어갔고, 결국 1-0 승리를 따냈다.
헹크는 이날 승리로 리그 5경기 연속 무패(3승 2무) 행진을 이어가며 승점 19로 리그 6위까지 올라서며 상위권 팀들과의 격차도 크게 줄었다. 3위 안더레흐트(승점 22)와는 불과 3점 차다.
반면 베스테를로는 10위(승점 15)에 머물렀다.
이날 오현규는 다시 한 번 자신의 득점 감각을 자랑했다. 3차례 슈팅 중 2개가 유효 슈팅으로 기록되었고, 그중 하나가 결승골이 됐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오현규는 72분 활약하면서 패스 성공률 79%(11/14), 드리블 성공 2회, 파이이널서드 지역 패스 3회, 태클 1회, 리커버리 6회 등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매체는 그에게 평점 8.1을 부여하며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가를 내렸다. 최고 평점은 무실점을 이끈 골키퍼 헨드릭 판크롬브뤼허(8.2점)였다.
한국 팬들에게는 오현규의 부활이 반가운 소식이다. 그는 올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무산된 뒤에도 흔들림 없이 헹크의 주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당시 슈투트가르트는 메디컬 테스트 과정에서 오현규의 무릎 부상 이력을 문제 삼으며 이적료 삭감을 요구했지만,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하지만 이적 실패는 오히려 그의 동기부여가 된 모습이다.
오현규는 이후 헹크에서 리그와 유럽대항전을 오가며 꾸준히 골을 넣고 있다. 이번 시즌 리그 4골 2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예선과 본선 포함 총 6골로 시즌 누적 득점은 6골이 됐다.
대표팀에서도 오현규의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월 멕시코전, 10월 파라과이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홍명보호'의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를 굳혔다.
최전방 공격수 자원 중에서는 손흥민과 오현규가 가장 유력한 편성으로 꼽히기 때문에 3일 발표될 11월 A매치 명단에도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오는 14일 볼리비아, 18일 가나를 상대로 올해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한편 헹크는 오는 7일 포르투갈 브라가 원정길에 오른다. UEFA 유로파리그 리그페이즈 4라운드 경기로, 현재 헹크는 1승 1무 1패(승점 4)로 조 3위를 달리고 있다.
브라가는 3전 전승을 기록 중인 강호다. 이번 경기에서도 오현규의 선발 출전 가능성이 높다. 그가 다가오는 11월 A매치 경기 전 유럽대항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가 쏠린다.
사진=주필러리그 / 연합뉴스 / 헹크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