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순위 역전을 노렸던 로스앤젤레스FC(LAFC)가 결국 3위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LAFC는 콜로라도 원정에서 답답한 흐름 속 손흥민의 선제골이 터지며 앞서갔지만, 후반전 들어 주장 위고 요리스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동점골을 내줬다.
요리스의 실수 이후 기세가 꺾인 LAFC는 결국 경기 막판 역전골을 허용하며 무너지는 듯했으나 실점 직후 동점골이 터지며 적지에서 간신히 승점 1점을 낚는 데 성공했다.
스티븐 체룬돌로 감독이 이끄는 LAFC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위치한 딕스 스포팅 굿즈 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라피즈와의 2025시즌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 리그 34라운드 최종전에서 2-2로 비겼다.
2연패에 빠진 LAFC는 승점 59점(17승8무9패)이 됐지만 샌디에이고 FC와 밴쿠버 화이트 캡스에 이어 MLS 서부 콘퍼런스 3위로 정규 리그를 마쳤다. 서부 콘퍼런스 4위 미네소타 유나이티드와의 승점 차는 1점, 통합 순위는 6위다.
홈 팀 콜로라도는 4-2-3-1 전형을 사용했다. 잭 스테픈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샘 바인스, 롭 홀딩, 안드레아스 막쇠, 레지 캐넌이 백4를 구축했다. 콜 바셋과 코너 로난이 허리를 받쳤고, 시어도어 쿠-디피에트로, 팩스턴 아론슨, 대런 야피가 2선에서 최전방의 라파엘 나바로를 지원했다.
LAFC는 4-3-3 전형으로 시작했다. 위고 요리스가 골문을 지켰고, 라이언 홀링스헤드, 티모시 타파리, 라이언 포티어스, 세르히 팔렌시아가 수비라인에서 호흡을 맞췄다. 마크 델가도, 에디 세구라, 마티외 슈아니에르가 중원을 책임졌고, 드니 부앙가, 손흥민, 티모시 틸만이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는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LAFC는 천천히 공을 점유하며 상대 수비를 끌어내려고 했고, 콜로라도는 측면을 활용한 역습을 펼칠 기회를 엿봤다. 전반 5분 콜로라도의 역습 끝에 최전방 공격수 나바로가 페널티지역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아 슈팅까지 이어갔으나 LAFC 수비에 걸렸다.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콜로라도는 서부 콘퍼런스 10위 팀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LAFC를 압박했다. 2선 측면 자원들을 앞세운 역습도 날카로웠지만, 세트피스도 위협적이었다. LAFC는 경기 초반 콜로라도의 공세를 막아내느라 애를 먹었다. 전반 15분 콜로라도 프리킥 상황에서 나온 요리스의 선방이 대표적이었다.
LAFC는 전반 18분 부앙가의 패스를 받은 홀링스헤드의 슈팅으로 반격에 나섰으나, 슈팅이 빗맞은 탓에 득점이 되지는 않았다. 홀링스헤드는 전반 19분에도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해 동료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지만 이 헤더 역시 빗나갔다.
전반전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LAFC의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26분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앞에서 드리블하다 상대의 태클에 걸린 뒤 공이 흐르자 뒤따라 올라오던 델가도가 과감한 중거리슛을 때렸다. 그러나 이 슈팅은 콜로라도의 스테픈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30분에는 팔렌시아의 패스를 슈아니에르가 받아 먼 거리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과는 거리가 멀었다.
부앙가에게도 한 차례 기회가 왔다. 그러나 전반 34분 페널티지역 안 왼쪽에서 공을 잡은 부앙가가 드리블로 수비를 벗겨내고 슈팅까지 날린 게 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부앙가는 전반 36분에도 왼발 슈팅으로 콜로라도 골문을 노렸지만 공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계속해서 결정력이 LAFC의 발목을 잡았다. 전반 40분 부앙가의 슈팅마저 골문을 외면하면서 0의 균형이 유지된 채 시간이 흘러갔다.
해결사는 손흥민이었다.
전반 42분 손흥민이 문전에서 대포알 같은 슈팅을 때려 마침내 콜로라도 골문을 열어젖혔다.
LAFC의 공격 상황에서 부앙가가 찌른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페널티지역 안에서 콜로라도 수비를 앞에 두고 침착하게 공을 몰다 수비의 타이밍을 뺏는 드리블로 공간을 만든 뒤 강력한 왼발 슛으로 자신의 시즌 9호 골을 터트리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손흥민의 선제골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LAFC는 전반전 막판까지 콜로라도를 몰아붙였다. 그러나 전반 추가시간 3분 부앙가의 오른발 슈팅이 스테픈의 선방에 막히고, 전반 추가시간 4분 손흥민의 크로스에 이은 포티어스의 헤더가 골대를 때리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결국 LAFC는 손흥민의 선제골 이후 추가 득점 없이 1-0으로 리드한 채 터널로 향했다.
후반전 초반 콜로라도가 따라갈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후반 7분 캐넌이 페널티지역 오른편에서 내준 패스가 바셋에게 정확하게 향했는데, 바셋이 일대일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미끄러지면서 슈팅이 빗맞은 것이다. 득점을 확신했던 캐넌은 바셋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양팔을 휘저으며 분노했다.
계속 콜로라도의 흐름이었다. 후반 13분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홀딩의 헤더가 나왔으나 요리스의 품에 안겼다.
콜로라도의 동점골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요리스의 황당한 실수에서 나왔다.
후반 17분 LAFC의 골킥 직후 동료의 패스를 받은 요리스가 골문 바로 앞에서 터치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공을 낚아챈 아론슨이 가볍게 밀어 넣으며 동점골을 만든 것이다. 자신의 실책으로 어이없게 실점을 내준 요리스는 절망감에 빠진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콜로라도는 동점골이 터진 뒤 쿠-디피에트로를 일리보 라라즈와 바꿨고, 이후 로난을 알렉시스 마뇨마와 교체했다. LAFC는 후반 31분 손흥민, 틸만, 슈아니에르를 불러들이고 제레미 에보비세, 앤드류 모런, 제일슨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그러나 LAFC는 주장 요리스의 실책으로 동점을 내준 뒤 힘이 빠진 듯했다. 전반전처럼 공을 점유하며 상대 진영에서 시간을 보내기는 했지만, 막상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다.
반면 동점골로 기세가 오른 콜로라도는 계속 LAFC의 측면을 파고드는 움직임으로 LAFC 수비를 흔들며 역전골을 노렸다. 후반 37분 캐넌을 키건 로젠베리와 교체한 것은 콜로라도의 승부수였다.
콜로라도가 기어코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43분 극적인 역전골이 터지며 균형추가 콜로라도 쪽으로 기울었다. 교체로 들어온 라라즈가 올린 얼리 크로스를 야피가 방향만 바꾸는 헤더로 연결해 LAFC의 골네트를 출렁였다.
콜로라도의 기쁨도 잠시, LAFC가 곧바로 동점을 맞췄다. 후반 45분 모런이 문전에서 에보비세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흘러나오자 공을 재차 밀어 넣으며 2-2를 만든 것이다.
후반전 추가시간은 5분이 주어졌다. LAFC는 후반 추가시간 5분 콜로라도의 코너킥을 막아낸 뒤 역습을 펼쳤으나 콜로라도 수비수가 한 명밖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해 땅을 쳤다.
후반전 막바지 뜨겁게 달아올랐던 LAFC와 콜로라도의 경기는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 콜로라도 라피즈 / LAFC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